안녕하세요, 서울대학교 의예과 21학번 박주원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5월이 수능레이스에서 가장 중요한 달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를 그냥 말씀 드리면 와닿지 않을테니, 수능에서 1점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제 경험담과 함께 말씀드릴게요.

저는 수능을 3번 보았습니다. 

고3 첫 수능, 재수학원에 다닌 두 번째 수능, 집에서 무휴학 반수를 한 세 번째 수능.

수능을 세 번이나 보았고 결과적으로 서울대 의대에 들어왔으니, 수능을 거치며 제 실력이 일취월장했으리라 짐작하는 분도 있겠죠?

결론부터 말씀 드리면, 저는 세 번의 수능동안 틀린 문제의 갯수는 매번 똑같았고 총점은 불과 4점 올랐습니다.(계속 오르긴 했습니다)

여기서 핵심은, 점수가 별 차이 안 나는데도 불구하고 입시 결과는 천지 차이였다는 것입니다.

첫 수능, 두 번째 수능까지는 소위 '메이저' 의대에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세 번째 수능에서는 메이저 의대 중에서도 서울대 의대에 안정적으로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첫 수능은 수시파로서 예상을 상회한 뛰어난 성적을 받았고, 그 성적으로도 어떤 대학을 합격하지 못한다는 게 굉장히 억울했습니다.

두 번째 수능부터는 객관적으로 높은 점수더라도 더 잘하는 친구들이 많다는 걸 인정했습니다.

그래서 세 번째 수능의 결과를 받아들고, '이번에도 안 되겠구나...'하며 펑펑 울었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점수공개를 보니 제 점수보다 1~2점 낮은 친구들은 굉장히 많았던 반면 제 점수 이상을 받은 사람은 급격히 적어지더군요. 

그걸 보고 '그전 수능들에서 딱 1점만, 딱 2점만 높았더라면...'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여러분에게 말하고 싶은 것은 수능에서는 1점, 1점이 무척 다르다는 것입니다.

1점으로 대학의 학과 뿐 아니라 대학의 이름이 2개는 바뀔 수 있습니다.

지금 점수가 만족스러운가요? 

1점만 더 높아지면 예상치 못하게 훨씬 만족스러울 수 있고, 반대로 1점만 낮아져도 1년을 더 투자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지금 점수가 만족스럽지 않은가요?

1점씩만 차근차근 올려도 어느새 마음에 드는 대학, 학과에 갈 수 있는 점수가 될지도 모릅니다.

저는 불안감을 조성하고 비난하는 말들로 공부 의지를 자극하는 것을 굉장히 나쁘다고 생각합니다. 

입시는 1년이지만 깎인 자존감을 가지고 살아갈 날은 80년이니까요. 

지금 말씀드리는 것도 불안감을 자극하거나 개인의 불성실 내지는 불운, 노력 부족이 가져올 결과를 탓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여러분이 오르지 않는 점수에 지치고 회의감을 품을 때, 어떤 사소한 노력들(1점)이 모여 의미를 가지고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기를 바랍니다.

이제 그 중요한 1점을 더 쉽게 올리는 방법 중 하나를 말씀드리겠습니다.

바로 6평 준비를 열심히 하는 것입니다.

수능 출제진들의 문제를 풀어볼 수 있는 건 6평, 9평, 수능 3번입니다. 수능은 결론이기 때문에 6평, 9평 정도가 준비단계이죠. 

그래서 6평에서 1차적인 문제를 진단하고, 9평을 준비하며 극복하고, 9평에서는 극복이 되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극복이 되었다면 같은 방식으로 수능까지 준비하면 되고, 안 되었다면 더 나은 방법을 찾거나 시간을 더 투자하며 어떻게든 해결해야 합니다.

그런데 6평까지 개념을 다 보지 못한다면, 6평에서 틀린 문제가 공부를 '안' 해서인지, 공부를 했는데도 내가 '못'하는 부분인지 구분이 안 됩니다.

그러면 9평까지 내가 약한 부분을 보완할 기회를 잃게 되고, 9평에서 뒤늦게 진단한 문제점을 수능까지 올바른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는지에 대한 확신 없이 헤매게 될 것입니다.

5월은 비록 수행평가가 많아도 중간고사~기말고사 사이의 가장 여유로운 구간입니다. 빨간 날도 있고요.

그러니 그 시간을 수능 대비에 알차게 이용하면 좋겠습니다. 수능까지 이어지는 아주 중요한 길목이니까요.

반드시 탐구 등 모든 과목의 개념과 기출 문제를 한 번씩은 보고, 6평을 볼 때 얼추 '진짜 내 실력'을 확인할 수 있는 수준이 되도록 만드는데 5월을 사용했으면 좋겠습니다. 

모두들 1점의 소중함을 잊지 말고,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