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목표달성 장학생 방명호입니다.
서울대 자소서제출이 9.13(월) 오후6시까지이기도 하고 아는 동생 자소서 조금 봐주다가 몇 가지 팁들이 생각나서 여러분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이렇게 글로 적게 되었습니다. 제 말이 다가 아니고 주관적인 의견일 수도 있으니, 맹신하지 마시고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
1. 질문에 적절한 답변을 적읍시다.
작년과는 자소서 질문이 좀 바뀌었더라구요.
1. 고등학교 재학 기간* 중 자신의 진로와 관련하여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 본인에게 의미 있는 학습 경험과 교내 활동을 중심으로 기술해 주시기 바랍니다. (띄어쓰기 포함 1,500자 이내)
2. 고등학교 재학 기간* 중 타인과 공동체를 위해 노력한 경험과 이를 통해 배운 점을 기술해 주시기 바랍니다. (띄어쓰기 포함 800자 이내)
3. 고등학교 재학 기간(또는 최근 3년간) 읽었던 책 중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책 2권을 선정하고 그 이유를 기술하여 주십시오.(띄어쓰기 포함 800자 이내)
1번은 진로관련된 활동으로 무엇을 열심히 했고, 그 과정에서 배운 점을 적으라는 거 같구요.
2번은 작년 3번과 비슷한 것 같고, 3번은 작년 4번과 똑같습니다.
아무리 훌륭한 활동을 멋지게 쓴 자소서라도 그 답변이 질문에 맞지 않으면 그 답변은 엉터리 답변입니다. 의도를 잘못 파악한 것이지요. 특히 자소서를 너무 집중해서 쓰다보면 글을 작성하다가 자꾸 다른 아이디어가 떠오르다보니 점점 내용이 산으로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 자소서를 들고 선생님에게 가면 퇴짜를 맞기 마련이죠,, 시간은 시간대로 날리고, 내용은 내용대로 날라가고 정말 안타깝습니다. 항상 질문에 답변하실 때 질문에 의도가 뭔지 계속 기억하고 되새기시길 바랍니다!
예를 들어, 2번에 자신이 토론 동아리에서 새롭게 토론을 기획하여 친구들에게 기여했다는 내용이라면 새롭게 토론을 기획한 이유, 그 과정에서 배운점, 느낀 점보다 갑자기 토론의 내용과 결과의 비중이 크게 쓰면 안되겠죠?
2. 최대한 구체적으로 적고 나중에 내용을 줄입시다.
정말 많은 분들이 놓치고 있고, 저 또한 지금도 글을 쓰다보면 이런 실수를 저지르곤 합니다. 글을 쓰는 사람은 이미 자신이 경험했고 관련된 지식을 알고 있기 때문에 자신의 글을 읽을때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독자는 글쓴이가 아니라 어느 대학의 교수님으로 여러분과 만나본 적도 없이 서류로만 극히 적은 정보를 파악한 사람입니다. 따라서 최대한 구체적으로 모든걸 설명하는게 좋습니다.
예를 들어, 유튜브뮤직을 통해 데이터제공의 혜택을 경험하고 있었기에 의문이 들었습니다. 뭔가 이상하지 않나요? 무슨 의문이 들었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다는 점입니다. 또한, 기존 토론의 문제점이 있는 것 같아 새로운 토론 방식을 채택했다면 왜 다른 토론 방식은 안되고 하필 그 토론 방식이었는지를 적어야한다는 것이죠!
하지만, 많은 학생분들이 글자수의 압박감때문에 혹은 다 알아들을 것이라는 착각때문에 이렇게 하기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글자수는 어떻게든지 줄일 수 있습니다. 사실 학생이 쓴 자소서에는 불필요한 문장과 문구들이 넘쳐나기 때문이죠,,
이 말을 들으시면 전체를 봐야지 너무 세부적으로 보는게 아니냐고 말씀하실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관점들이 융합되고 지식이 확장되는 모습에서 ‘다양성’의 가치를 배웠습니다. 이상한 점을 한번 찾아보세요! 저는 이 문장을 읽으면서 약간의 이상함을 느껴 바로 국어사전에 융합이라는 단어의 뜻을 찾아보았는데요.
[융합: 다른 종류의 것이 녹아서 서로 구별이 없게 하나로 합하여지거나 그렇게 만듦. 또는 그런 일.]
토론에서 관점들이 융합되어 하나로 결론이 났는데, 다양성의 가치로 배웠다는게 어색하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다양성의 가치를 배웠다면 관점들이 융합되는게 아니라 공존? 혹은 다른 단어가 더 적합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일상에서 대화하실 때, 종종 단어의 뜻을 애매하게 알면서 쓰는 단어들 많으실거라고 생각합니다. 자소서에서는 그런 일 없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세세하게 안 볼 것 같지만, 어휘를 많이 모르는 저도 이 문장에서 약간의 어색함이 느껴진걸 보면 교수님들은 많이 느끼실거라고 생각해요,,,
4. 사실만을 나열하지는 맙시다.
고3 학생들이 처음으로 자소서를 쓰다보면 많이 생기는 실수가 ~했습니다, 또 그 다음 문장에 ~했습니다. 처럼 자신이 경험한 사실을 그저 나열만 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2차례의 발표를 기획했습니다. 토론에 앞서 주제선정자인 제가 쟁점과 의견을 발표했습니다. 구성원들 각자의 의견을 준비할 시간을 가진 뒤 2차발표와 질의응답을 했습니다. 어색한게 느껴지시나요? 구체적으로 적기는 했지만, 문장간의 유기성이 현저히 떨어지는게 아쉽습니다.
글에는 사실을 담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쩌면 자소서는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자신의 이야기입니다. 이야기속에서 문장들이 유기성 없이 딱딱 끊어져있고, 사실만을 나열한다면 흥미가 생길까요?
저는 어떤 경험을 했다면 그 경험을 한 이유와 그 경험에서 무엇을 했는지 혹은 무엇을 배우고 느낀 다음 그 느낀점을 어떻게 실천했는지까지 나오면 훌륭한 자소서라고 생각하는데요. 저는 거의 모든 자소서를 이렇게 쓰려고 노력했습니다. 사실 느낀점을 느꼈다고해서 상대방이 내가 그걸 진짜 느꼈는지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기에 그 느낀점을 통해 무엇을 실천했는지까지 적어주면 좋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래서 경험1 이유 - 경험1 - 경험1의 느낀점 - 느낀점을 바탕으로한 경험2 를 구조로 글을 작성하고 경험2에서는 보통 책이나 발표 등으로 가볍게 마무리하려고 했었습니다. 여러분들도 사실만을 나열하려고 하지 마시고 최대한 자신이 배운점과 느낀점을 더 구체적으로 적으려고 노력하시되 사실도 적을때 유기적으로 적어 글을 완성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5. 친구들과 같이 검토합시다.
자소서만 10일넘게 보다보면 자신의 자소서가 물릴 수 있고, 너무 내용이 익숙해져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가 정말 많습니다. 저도 거의 마감시즌에는 제 자소서를 읽는게 너무 지루하긴 한데, 문제점을 계속 찾기는 해야하니까 뭘 해야할까 고민을 하던 중 한 친구가 저랑 각자의 자소서를 바꿔서 서로 피드백을 줘보자고 해서 한 번 해봤는데요. (그 친구는 현재 서울대 기계공학부에 재학중입니다.)
자소서 시즌의 한 줄기 빛처럼 재밌는 활동이었고, 이로 인해 제가 부족했던 점도 많이 알게 되었습니다. 자소서는 타인이 나에 대해 읽는 거니까 타인의 시선에서 자소서를 판단할 때 더 효과적이므로 이 활동이 값졌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사람 특성상 어떤 친구는 세부적인 내용을 집중하고 어떤 친구는 전반적인 문맥의 흐름을 잘 보는 친구가 있으니까 여러 친구와 공유하다보면 정말 얻는 것이 많을거라고 생각해요.
-------------------------------------------------------------------------------------------------------------------------------------------------
이렇게 글을 다 적어보았는데요. 앞에서도 말씀드렸다시피 어찌보면 제 성향이 글쓰기 스타일에 많이 반영된 지극히 주관적인 팁일 수는 있습니다. 그러니 모든 팁들을 비판적으로 읽으시고 참고만 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여기서 한 개라도 여러분께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다행입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