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목표 달성 장학생 17기 홍가현입니다.

  오늘이 수능 50일이 깨졌죠. 사실 의미 부여를 해서 좋을 건 없지만... 이미 많은 수험생 분들이 50일 깨진 것에 의미를 두고 마지막으로 정리를 시작할 걸 저도 알고 있기 때문에, 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압박 때문에 특별한 일이 없음에도 그 사실 자체만으로 정신적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걸 알기에 너무 긴장하지 말라는 의미에서! (사실 긴장할 수밖에 없지만) 제 수능 전날 얘기를 간단하게 해드리겠습니다.

  저는 정말 수험생활을 순탄하게 했다고 생각을 해요. (물론 기억이 미화된 걸 수도 있습니다...) 딱히 크게 스트레스를 받은 것 같지도 않고, 항상 같은 시간에 일어나서 비슷한 패턴으로 공부하고 밥 먹고 가끔 쉬고 이런 일상을 반복해 왔습니다. 수능이 얼마 안 남으면 그 자체에 대한 스트레스와 많은 압박 때문에 신체적으로 아픈 친구들도 많은데 저는 딱히 그런 일도 없었고 '내 스스로가 잘 버티고 있구나!'라고 종종 생각하기도 했어요.

  그런데 수능 전날 수험표를 배부 받고 나서 집에 오는 길에 '머리가 좀 아픈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당시에는 편두통이 자주 생기는 편이라 그냥 대수롭지 않게 넘기려고 했는데, 집에 오고 나니까 편두통이 점점 심해지고 속도 너무 안 좋더라구요. 나중에 오후가 되었을 때는 글자도 눈에 하나도 안 들어오는 지경까지 되어서, '아 이대로 나 수능을 못 보나?', '내가 준비했던 걸 실전에서 하나도 못해보고 끝나나?' 이런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습니다. 그래서 최종적으로 정리하고 싶은 내용이 정말정말 많았고 수능 전날에 한 번 더 보고 시험장에 가야지! 했던 것들을 하나도 못한 채 약만 먹고 쉬었어요. 그날따라 약을 먹어도 효과도 하나도 없고 점점 통증만 심해지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냅다 잘까?' 하고 잠이 들었는데, 속으로는 걱정이 너무 많았습니다. 진짜 너무 아파서 '수능을 못 보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너무 컸거든요. 근데 오히려 아침에 일어나고 나니까 조금 울렁거리는 것 빼고는 원래 컨디션을 되찾고, 아무것도 안 하고 자서 그런지 몸 상태가 개운했어요. 제가 긴장을 많이 하는 편이어서 수능 3일 정도 전부터 잠을 잘 못 잤는데, 아파서 오히려 픽 쓰러지듯이 잠 들었더니 당일날에는 조금 어지러운 것 말고는 쌩쌩했습니다. 그래서 수능을 무사히 잘 마칠 수 있었구요.

  사실 이 이야기를 듣고 나서 '하고 싶은 말이 뭐지?' 싶은 생각이 들 수 있는데, 너무 걱정은 하지 말라는 말을 해드리고 싶어요. 물론 내가 이만큼이나 준비했는데 당일날 맘껏 내 실력을 펼치지 못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크게 작용할 수는 있어요. 또 제 말대로 과한 스트레스 때문에 아프거나 정신적으로 힘든 일도 잦아질 수 있는데, 그럴 때 '그럴 수 있지'라는 마음가짐을 갖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막상 당사자가 된다면 그런 마음가짐을  갖기 어렵겠지만, 이제 남은 시간동안 어떤 일이 있을 때 그런 마음가짐을 가지고 마무리를 시작한다면 조금이라도 마음의 짐을 덜 수 있을 겁니다.

  또 수능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 '어떤 걸 공부하면 좋을까요?' 혹은 '마지막 정리를 어떤 식으로 하는 게 좋을까요?'인데, 제 답변은 '하고 싶은 공부를 해라'입니다. 앞서 말했지만 정신적 불안정이 자기 자신을 좌지우지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이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건 안정적으로 마무리하는 것이기 때문에 무얼 하더라도 후회하지 않을 공부를 마지막으로 하는 게 맞습니다. 그래서 저 같은 경우는 수학에서 실전에 대한 연습이 너무 부족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수능 3일 전까지도 실전 연습을 계속 했는데, 이런 식으로 자기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부분을 채우면서 마무리하는 게 가장 좋다고 생각을 합니다. 물론 전체적인 정리도 하면서요. 

  그리고 사실 수능을 치르고 나면 알겠지만, 분위기가 모의고사랑 거의 똑같아요. 친구들이 쉬는 시간에 만나서 얘기하거나 답 맞춰보는 거, 그리고 점심시간에 시끌벅적해지는 분위기가 어쩔 수 없이 형성이 됩니다. 그래서 저는 '모의고사 보러 간다'는 마음을 가슴 한 켠에 새기고 수능 시험장에 갔습니다. 그래서 현역 분들의 경우 10월 모의고사 때 실제 수능 보는 것처럼 연습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일찍 학교에 가서 1교시 시험을 준비하고, 도시락도 싸와서 먹어보고 이런 식으로요. 아마 도움이 어느 정도 될 겁니다. 

  아무튼! 마지막 정리의 시작을 잘 하셨으면 좋겠고, 다음 칼럼에서 뵙겠습니다. 혹시 궁금한 점 있으면 질문으로 남겨주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