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캠페인

막판 스퍼트

이름 : 전지원  스크랩
등록일 :
2021-10-04 02:11:00
|
조회 :
108,645

 


 


 


  안녕하세요, 메가스터디 제17기 목표달성 장학생 영남대학교 의과대학 21학번 전지원입니다.


 


 


 


 



  작년 이맘때쯤에 엄마랑 많이 울었습니다. 엄마도 나도 참 먼 길을 왔구나 싶어서요. 저는 샤프를 쥐는 게 특이해서 오른손 중지가 많이 눌립니다. 요즘 오른손 중지의 굳은살이 드디어 몸집을 줄이기 시작했습니다. 불확실한 미래가 어쩔 수 없이 두려워서 엄마 몰래는 더 펑펑 울었는데, 서럽게 눈물콧물 흘리면서도 샤프를 놓지 않았던 과거의 저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여러분은 일 년이 지난 뒤 과거의 자신에게 당당하게 박수를 보낼 만큼 뿌듯하게 살고 있으신가요? 장기레이스의 끝자락이다 보니 마음이 먼저 결승전을 넘어버리진 않으셨나 하는 노파심에 글을 써봅니다.


 


 


 


 


 


 


 


 


 


 


 


 


 


 


 


 


 


 


 



  저는 달리기를 좋아합니다. 시원하게 달릴 때면 기분이 좋아요. 처음엔 3분도 힘들었는데 요즘은 13분을 쉬지 않고 뛰게 되었어요. 훌륭한 실력은 못 되지만, 마지막 30초는 남은 힘을 끌어모아 전력질주도 한답니다! 장기레이스의 마지막은 그래야 한다고 생각해요.


 


 


 


 


 


 


 


 


 


 


 


 


 


 


 


 


 


 


 


 


 


 


  좀 걸어도 되지 않을까?


  싶은 순간에 뛰는 것.
































 


 


  숨이 턱끝까지 차올라서 고통스럽지만


  내가 정한 레이스의 끝이 보이고,


  빠르게 가까워지고,


  발끝이 닿으면,


  속도를 늦추고 쉼호흡을 하면서 훅 밀려오는 더위에 취합니다.


 


 


 


 


 


 


 


 


 


 


 


 


 


 


 


 


 


  후들거리는 다리, 사람 폐가 여깄구나 싶은 갈비뼈 안의 저릿한 울림, 비 오듯 흐르는 땀 때문에 돌아가는 길이 정말 힘들어요. 하지만 하루종일 불편하던 속은 말끔히 해결되어 있고 오늘 편하게 꿀잠 자겠다 싶은 나 혼자만의 쾌감이 들죠. 마지막에 뛰지 않고 멀쩡히 돌아가는 길에서는 분명 이런 느낌 못 느껴요. 씻고 침대에 누웠을 때도 뿌듯합니다. 잡생각 없이 10초컷으로 잠에 들고, 다음날 아침에는 아랫배가 아릿한 느낌 없이 개운하게 일어나겠죠.


 


 


 


 


 


 


 


 


 


 


 


 


 


 


 


 


 


 


 


 


 


 


 


  한계까지 저 자신을 몰아붙이고 지금까지 밤잠 설쳐가며 끙끙 앓는 게 전혀 후회스럽지 않아요. ‘뒤를 봐, 세상에... 이만큼이나 달려왔으니 이젠 좀 설렁설렁해도 돼’ 이런 맘으로 속도를 늦춰도 누구 하나 알아보고 탓하지 않아요. 스스로 아는 게 문제죠. 나 자신을 만족시킬 수 있다는 것, 그게 진짜 멋진 거죠. 고작 지방 사립 의대면서 오바한다고 하는 이도 있겠지만, 제 수고를 그들은 모르니까 하는 말이죠. 저보다 더 재능 있고 열심히 한 사람들이 저보다 더 멋진 결과물을 냈을 테니 그냥 웃으면서 그들에게 박수 치면 돼요. 다시 한 번 작년처럼 살아볼 자신도 없어요. 나라는 사람이 할 수 있는 데까지 속이 다 타들어가도록 달렸노라고 당당하게 말하면서, 이젠 그냥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고 싶어요. 후회, 미련 일말도 없습니다.


 


 


 


 


 


 


 


 


 


 


 


 


 


 


 


 


 


 


 


 


 


 


 


 


 


  아마 올해 수능을 노리는 분들이 보실 마지막 칼럼이지 싶습니다. 11월 칼럼은 수능이 끝나고 쓰려고 해요. 올라가는 조회 수와 추천 수, 하나씩 달리는 댓글들이 신기하고 고마웠어요. 저도 재수할 때 칼럼을 봤었는데, 그때 댓글은 안 써도 조용히 추천을 누르곤 했던 것 같아요. 과거의 저를 떠올리게 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여러분들과 저 중에서는 제가 가장 슬픈 수험생이었기를 바랍니다. 


 


 


 


 


 


 


 


 


 


 


 


 


 


 


 


 


 


 


 


 


 


 


 


 


 


 


 


  역대 수능 필적 확인란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란 하늘빛, 2006



넓은 벌 동쪽 끝으로, 2007



손금에 맑은 강물이 흐르고, 2008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 2009



맑은 강물처럼 조용하고 은근하며, 2010



날마다 새로우며 깊어지고 넓어진다, 2011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2012



맑은 햇빛으로 반짝반짝 물들이며, 2013



꽃초롱 불 밝히듯 눈을 밝힐까, 2014



햇살도 둥글둥글하게 뭉치는 맑은 날, 2015



넓음과 깊음을 가슴에 채우며, 2016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아란 하늘빛, 2017



큰 바다 넓은 하늘을 우리는 가졌노라, 2018



그대만큼 사랑스러운 사람을 본 일이 없다, 2019



너무 맑고 초롱한 그 중 하나 별이여, 2020



많고 많은 사람 중에 그대 한 사람,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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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토

영남대

전지원 멘토

  • ○ 영남대 의예과 21학번
  • ○ 자연계열 / 수시전형
  • ○ 메가스터디 17기 목표달성 장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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