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목표달성장학생 최수아입니다. 처음 칼럼을 작성한 것이 엊그제같은데, 벌써 10월이 끝나가고 있네요. 이번에는 저번 9모 해설 칼럼 때문에 미뤘던 면접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우선, 면접 방식이나 분위기, 기준은 학교 및 모집단위마다 상이하므로 본인의 희망학교, 희망학과에 대해 충분히 조사하고 준비를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1.     서류 기반 면접

작년은 코로나 상황 때문에 본디 제시문 기반 면접을 시행하던 학교 몇몇이 비대면 서류기반 인성면접으로 바뀌었습니다. 문제를 풀어내야 한다는 부담이 사라져 좋긴 했습니다만, 인성이라는 항목이 10-15분 면접으로 평가하기 참 애매한 항목이다 보니 가장 정석적인 학생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익히 들어 아시겠지만, 본인의 생기부를 자소서 작성 시 뜯어봤던 것처럼 읽어보시고, 예상 질문을 만들어 답안을 미리 작성하여 외워두면 도움이 크게 됩니다. 저는 말을 원체 잘 못하는데다 즉석으로 하는 것은 더욱 못해, 수능 직후 2-3일간 서류기반 면접 준비에 시간을 들였던 것 같습니다. 기본적으로 지원 동기, 과에 진학하여 하고 싶은 것, 배우고 싶은 분야, 앞으로 이루고자 하는 것 등을 설득력 있게 작성하시면 좋습니다. 이외에도 저같이 독서활동에 읽지 않고 쓴 책이 많으신 분들은 줄거리라도 인터넷에 찾아서 쭉 문서화하신 후 외우시면 될 것 같습니다. 결과적으로 책을 물어보시지 않기는 했습니다.

이외에도 면접 도중 말투, 어조, 표정 등에 신경을 쓰셔서 최대한 담백하고 예의바른, 성실한 인상을 남겨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두개의 학교에서 공통적으로 지원동기, 굳이 전기전자를 전공하고 싶어하는 이유, 진학해서 깊이 배워보고 싶은 분야 등을 물어보셨습니다. 이외에 포스텍에서는 친구들 사이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 사람인지, 스트레스를 받을 땐 어떻게 해소하는지..? 등을 물어보셨고, 카이스트에서는 자소서에 쓴 제 신념에 관한 부분에 꼬리질문을 여러 개 하셨습니다. 사실 신념에 대한 답변은 거의 다 답이 정해져있습니다. 최대한 도덕적인 대답을 마치 본인의 생각인 것처럼 잘 다듬어 이야기하시면 됩니다.

2.     영상 자기소개 면접

 아예 1분짜리 영상을 찍어 게시하는 것이 면접인 학교도 생겼습니다. 이런 자기소개는, 학교 홈페이지에 가시면 상세한 설명(분량, 꼭 들어가야하는 내용, 들어가면 안 되는 내용)이 있으니, 잘 읽어보시고 대본을 작성하여 촬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다만, 꼭 들어가야하는 내용을 빼먹거나 들어가면 안 되는 내용을 포함하시는 불상사는 없도록, 꼼꼼히 임해주십시오.

3.     제시문 기반 면접

 제시문 기반 면접, 즉 구술 면접은 대개 문제를 풀고 면접 고사장에 들어가 교수님들 앞에서 풀이를 하는 방식입니다. 대기실에서 문제 푸는 곳, 마지막으로 교수님들이 계신 곳까지 친절하게 안내해주십니다. 사실 이 유형의 면접이 제일 걱정되고 떨어질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생각되었던 면접입니다. 어려운 문제가 나와서 손도 못대면 그대로 끝인데다가, 난이도가 괜찮더라도 긴장해서 못 풀면 볼 것도 없이 탈락이니까요. 서류 기반 면접과 달리 문제풀이 면접은 면접이 끝나고 나오는 순간 대충 합불이 예상이 된다는 점도 너무나 스트레스였습니다.

 따라서 우선 공부를 그간 할 수 있는 만큼 해왔다는 가정 하에, 마음을 추스르는 것이 가장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긴장, 초조함 등을 모두 최대한 무시하고 이 순간, 문제푸는 것에만 집중하자고 자기세뇌를 해주세요. 너무 떨리시는 분들은 청심환 같은 것들을 미리 준비해가는 것도 방법입니다.

 여기부터는 작년 면접을 다시 떠올리며 적어본 것입니다. 사실 면접관으로 만나는 교수님들의 성향도 운에 따라 크게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저는 다행히도 두분 모두 너무나도 인자하신 분들이었고, 틀리면 허허 웃으시면서 “어떻게 풀었는지 설명해봐요”, “저거 계산 틀렸는데” 등 말해주셔서 무사히 나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어떤 분들은 별 말 없이 맞았다, 틀렸다 등의 언급만 해주셨다는 후기도 있었습니다. 사실 이건 학생으로서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 본인이 강한 면접 분위기 따라 달라지는 점이라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ㅠ

 우선 저는 7개의 소문제 중 5개는 풀고, 하나는 계산이 막히고, 하나는 그 계산이 막힌 문제를 푼다면 간단한 이차방정식을 풀어야 한다는 사실을 생각하며 들어갔습니다. 인사드리며 앉은 후 교수님들께서 시간이 없으니 답부터 불러보라고 하셨고, 겨우 한두문제,,,^ 만 맞아서 풀이를 간단하게 설명해보라고 하셨습니다. 그중 두문제는 풀이를 설명드리니 “그거 맞는데? 다시 계산해보세요” 라고 하셔서 다시 답을 내어 넘어갔고, 다른 한문제는 유독 산수를 계속 틀려 오래 걸렸습니다. 그래도 중간에 교수님께서 웃으시며 계산 좀 제대로 하라고 지적해주셔서 머릿속이 하얘졌다가도 다시 풀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또, 어떤 문제의 답을 내고 제가 두개의 수 중에서 과정 설명을 안 하고 한 수를 답으로 고르자 그 과정을 물어보셨고, 말로 간단히 설명드렸더니 “맞아요, 얼른 넘어갑시다”라고 답해주셨습니다. 계산이 막힌 한 문제는 풀다가 시간이 끝나 결국 답을 못 냈고, 이 문제에서 파생되는 다음 문제는 앞 문제를 이용하여 존재성은 이미 전제되었으므로 이차방정식을 풀면 답이 나올 것 같다는 말씀만 미리 드리고 나왔습니다.

 그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망한 면접인 것 같습니다만, 합격했으니 울지 않으며 이렇게 글로도 쓸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굳이 합리화를 하자면, 거의 모든 과정에서 사칙연산을 거하게 틀렸지만 방법은 맞아서 붙여주신 것 같습니다. 공대 면접이 계산실수에 너그럽다는 선생님들의 말씀이 있었는데, 맞는 것 같기도.. 하여튼 감사한 마음 뿐입니다. 돌이켜보면 문제 푸는 시간 45분 중, 긴장해서 날린 시간이 너무 긴 것 같기도 합니다. 내가 이렇게 당황하는 순간에도 다른 친구들은 집중해서 풀어내고 있겠지-그럼 난 떨어지겠네?-와 망했다-이런 굴레에서 벗어나기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적어도 이 글을 읽고 면접을 보러 가는 친구들은 본인 평소의 실력만큼은 발휘하고 올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대박이 나길 바라지 말고, 평소 실력대로 침착하게 최선을 다하고 올 수 있게 마음을 다잡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이제 입시 막바지에 들어서며 수험생들 모두 심적으로나, 체력적으로나 고생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부정적인 생각들이 한없이 드는 것도 너무나 공감이 됩니다. 그러나 여태 고생한 것이 빛을 보려면 이 시기에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방법뿐이고, 그만큼 주변에 여러분을 응원하는 사람들도 많다는 사실을 알아주시면 좋겠습니다. 저는 고삼 내내 크리스마스를 디데이로 써놓고 “30일만 지나면 자유다”등의 말을 입에 달고 살았는데요, 다 끝나고 하고싶은 일이나 사고싶은 것들을 생각하며 버티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점심, 저녁 등 숨을 돌릴 수 있는 시간에라도 본인이 좋아하는 맛있는 것들 사드시고, 다들 잘 되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