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메가스터디 장학생 김채현입니다. 벌써 수능이 열흘이 채 남지 않았네요. 글을 읽는 분들이 조금이라도 긴장을 풀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오늘은 제 수능 전날과 당일 이야기를 최대한 기억하는 대로 쭉 해보려고 해요. 

수 능 전날에는 예비소집으로 수능을 볼 학교에 가게 될 텐데요, 점심을 먹고 수능을 볼 학교로 향했습니다. 저는 차를 타고 2~30분 정도 걸리는 학교에서 수능을 보게되었었습니다. 올해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작년에는 학교 건물 안에 들어가지는 못했고, 안내문을 받은 후 운동장에 앉아서 안내 사항을 전달받았어요. 수능 전날은 공부를 거의 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내일 가서 어떻게 하지?'하는 생각을 하면서 당일에 볼 내용을 정리하고 마지막으로 탐구와 국어 문법 관련 내용을 봤습니다. 

 집에 와서는 덜 가져가서 그 날 보고 싶은 것이 없는 것보다 많이 가져가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며 짐을 챙겼습니다. 여기서부터 tmi일 수 있는데...수능 당일에 볼 것과 관련해서는 1교시 전에 풀 국어문제, 국어 문법 정리, 수학 전에 풀 3점짜리 간단한 수학 문제, 영어 수능완성, 제가 손필기로 정리한 탐구 헷갈렸던 내용 필기, (쌍지러였기 때문에) 지도, 수능시계와 스카치 테이프를 챙겼습니다. 가채점표 붙인 수험표랑 신분증도 절대 잊지 마세요...! 당연히 필기구(특히 연필, 지우개/혹시 몰라서 샤프와 컴싸, 수정테이프도 가져가긴 했어요)를 챙겼고 그 외 간식거리(모의고사 볼 때도 항상 수학 전에 간식을 먹었었어요), 담요, 물 3병(500ml기준), 여분 마스크, 머리핀, A4용지 등을 챙겼습니다. 

 수능 전날 잠이 안와서 새벽에 잠들면 어쩌지 걱정하기도 했는데 다행히 12시 전에 잠들었습니다. 7시 30분까지 수험장에 가는 것이 목표였고, 아침에 일어나서 전날 생각해 둔 대로 도시락을 챙기고, 학교 체육복을 입고 수험장으로 향했습니다. 일부러 패딩을 입지 않고 후드집업만 입고 가서 아침에 조금 춥기도 했는데(특히 저희는 수능을 12월에 보기도 했고요) 고사실에 들어가서는 괜찮았습니다.(저희 고사실은 히터는 아예 안 틀었습니다) 사실 전날 수험번호를 보고 2번 자리가 창가쪽일지 복도쪽일지 궁금해서 제가 시험보는 학교에 다니는 친구에게 물어보기도 했는데, 실제 자리는 친구가 알려준 것과 반대이긴 했습니다만 그래도 양 끝 줄인 것은 변하지 않으니까요ㅎㅎ 실제 자리는 문(복도)쪽 앞에서 2번째 자리였습니다. 가서 자리에 앉았는데 의자가 제게는 너무 불편해서 옆자리 의자와 바꾸기도 했는데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덮으려고 가져간 담요를 접어서 방석처럼 썼어요. 그래도 불편한 건 어쩔 수 없었습니다. 책상도 흔들려서 가져온 A4용지를 접어서 균형을 맞췄습니다. 그 후에는 시계를 말아서 테이프로 책상에 붙였습니다.(이 두 가지는 불안해서 나중에 감독관 분한테 확인도 받았어요) 그 후에는 화장실 위치도 알 겸 화장실에 다녀왔고, 앉아서 가져온 국어 문제를 풀었습니다. 

 점점 고사실도 수험생분들로 차고, 얼마 안 있어 감독관 선생님이 들어오셨습니다. 필기구 관련해서 약간 소란이 있긴 했지만 금방 정리되었고, 가방을 전부 앞에 가져다 내며 1교시 준비가 시작되었습니다. 오히려 감독관이 들어오신 후부터 저는 긴장이 풀렸던 것 같아요. 의식적으로 최저만 맞추면 된다고 생각하기도 했고요. 처음 인쇄 확인을 할 때 공부했던 연계 작품들이 나온 것을 확인했고, 특히 정철 작품이 나와서 조금 안심했습니다. 1교시는 무난하게 풀었다고 생각했습니다. 문법 문제 중 하나를 검토하면서 답을 고치는 일이 있었고, 한 문제 고민했지만 결국 원래 답이 맞다고 생각하며 1교시도 끝이 났습니다.

 

 2교시는 제가 가장 걱정했던 수학이기 때문에 챙겨온 간식을 조금 먹고 워밍업한다고 생각하며 3점짜리 문제를 풀었어요. 곧 감독관이 들어오셨고, 2교시가 시작되었습니다. 작년 수능은 나형이 굉장히 쉬웠기 때문에, 제 예상보다 상당히 빨리 풀게되었는데 이게 조금 당황스러웠습니다. 하지만 덕분에 검토를 여러 번 할 수 있었습니다. 검토 결과 확통 문제 한 문제도 답을 고쳤고요. 2교시가 끝나자 얼떨떨했습니다. 제일 큰 산을 넘은 느낌이었거든요. 사실 저는 수능날 절대 하지 말라는 답맞춰보기도 했습니다...수학 21, 29, 30번을 다른 친구와 맞춰봤고 다 답이 똑같아서 안도했던 기억이 납니다. 

 점심 도시락을 깠는데 국이 안에서 쏟아져서 국은 못먹었고, 밥과 반찬만 먹었습니다. 점심시간에는 영어 수능완성을 몇 지문 봤고, 탐구 필기 내용도 훑어봤습니다만 솔직히 머리에 들어왔던 것 같지는 않습니다. 교실에 앉아서 보지 않았고 밥 먹고 졸리지 말라고 복도에서 서서 봤던 기억이 나요. 

 영어도 그냥 무난하게 봤다고 생각했습니다. 애초에 절대평가라서 100점을 맞겠다는 생각도 크게 없었고요. 영어 시험 후 챙겨온 간식 중 일부를 또 먹고, 탐구 전 쉬는시간에 마지막으로 지도를 봐줬습니다. 한국사는 사실 한 문제 헷갈렸고, 실제로 틀렸습니다...그래도 큰 마음의 부담은 없었어요. 저는 한국사 시간에 화장실을 다녀왔는데, 복도에서 금속탐지기로 한 번 검사하고 화장실에 가게 됩니다. 

 큰 부담 없었던 과목들이 끝나고 탐구를 볼 때가 되었는데요, 사실 작년 쌍지가 둘 다 쉽게 출제되어서 저도 풀면서 무조건 다 맞아야 1등급이 나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계지리가 정말 쉽게 출제되어서 약간 허탈감이 들기도 했지만, 그래도 무조건 다 맞아댜 된다는 생각에 계속 검토를 했어요.

 드디어 탐구가 끝나고, 제2외국어만 남은 상황이었는데 다른 친구들이 대부분 제2외국어를 취소하고 바로 귀가하려고 하더라고요. 제 생각보다 훨씬 많은 분들이 취소를 하셔서 저는 좀 당황했는데, 고사실에는 정말 몇 명 남지 않은 상태로 시험을 보게 되었어요. 아랍어는 저도 거의 공부하지 않아서 앞 5문제 정도 풀고 나머지 문제를 다 찍고 엎드려서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한 것 같습니다. 기분이 정말 이상하더라고요. 고사실에 남으신 다른 분들은 제2외국어까지 열심히 공부하신 것 같았습니다.

 제2외국어까지 끝나고, 휴대폰을 받고 퇴실 방송만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저는 이때 가채점표에 쓴 답을 사이트에 입력했는데, 국어와 수학 점수만 보고 퇴실 방송과 함께 나오게 되었습니다. 점수를 보고 제가 잘못 입력한 줄 알고 얼떨떨했어요. 제2외국어 답안지 마킹 후에 할일없이 상상만 했던 게 현실 된 느낌을 받았습니다. 탐구는 사실 틀릴 만한 게 없다고 생각하기도 했어서, 탐구 답지는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있지만 '이게 무슨 일이냐...'싶은 마음이 컸습니다. 제가 시험을 본 학교에서는 나올 때 노래 Butterfly를 틀어줬던 기억이 납니다. 해가 다 지고 노래를 들으면서 건물을 나오는데 정말 수능이 끝났구나 싶은 마음이 들어 기분이 싱숭생숭 했습니다. 교문 앞에서 차를 기다리다가 조금 늦게 차를 탔고, 집으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저는 수능 끝나자마자 친구들과 넷플릭스를 시작했는데, 각자 끝나고 하시고 싶은 일이 있으시겠죠? 

 길고 두서가 없지만 수능날 있었던 일을 쭉 정리해보았는데요, 머릿속으로 한 번 시뮬레이션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한 번 쯤 그 날을 미리 느껴볼 수 있는 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썼습니다. 시험장을 나오면서 자기가 했던 것들 다 털고 올 수 있길, 시원한 마음으로 해질녘 공기를 느낄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마지막 2주 간 후회 없는 나날을 보내고 최선의 결과를 얻으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