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능이 얼마나 남았나요..? '

' 8.. '

' 8..? 8개월? 80일? 8주? '

' 7... 6... 5... '

예 뭐... 수능이 8일 남았습니다.

진인사대천명이라고 하죠. 사람의 일을 다 끝내고 하늘의 부름을 기다리라고.

저도 다를 바 없었습니다.

수능 두 달쯤 전부터 제발 국어에 경제 지문이 나와달라고 고사를 지냈죠.

경제를 혐오하는 대다수의 수험생에겐 펜타그램 두고 사탄을 부르는 강령술로 보일진 모르겠지만..

법 지문이 나오기만 하면 제 국어 점수는 처참히 유린당했고 

사탐 경제를 응시하는 저에게 경제 지문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사랑스러웠으니까요..

결국 수능엔 법 지문이 나왔고 그 법 지문에서 살을 내주고야 말았습니다.

하지만 뼈를 취해서 결국 잘 보긴 했지만요.

그래도 경제 지문 나왔으면 사지 멀쩡히 돌아갔을 텐데.

뭐 어쨌든.... 저도 여러분이랑 똑같이 물 떠놓고 고사 지냈다는 얘깁니다.

D-day가 내 발가락 개수에 근접할 때면 지금 공부가 무슨 소용인가 싶죠.

뭐 내가 지금 공부를 더 해서 수능 성적이 바뀌나 어쩌나.. 그런 생각이 들고.

그리고 기도메타로 체제전환을 시도합니다. 

하지만, 여러분의 인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천명은 수능을 치고 나서야 찾는 거고,

수능 당일까진 어떻게는 자신을 끌고 가야 합니다.

얼마 남지도 않았는데 어떤 공부부터 해야 될까, 뭐부터 해야 될까 고민하면서 시간만 보내고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사람들.

그냥 눈에 보이는 거 하면 됩니다.

국영수탐 룰렛 돌려서 찍히는 거 하는 게 나을 수도 있어요.

괜히 고민만 하다가 시간 날리지 마세요.

여러분이 백날 고민한다 해서 수능에 뭐가 나올지 모르니까, 우직하게 그냥 아무거나 공부하면 됩니다.

고민하고 있을 바에는 뭐라도 하세요. 정 모르겠으면 구구단이라도 하거나..

저도 수능 전날에 듣지도 않았던 선생님들 farewell 찾아보고 연예인들 수능 응원 영상 찾아보고

몇 년 전 응원 영상까지 정독하고 8시에 집 들어가서 롤 두 판 돌리지 않았다면

아마 제가 다 풀지 못한 그 법 지문도 해낼 수 있지 않았을까요.

지금의 나태에 대해, 만점을 맞지 않는 한 수능 당일에 무조건 후회합니다.

그리고 지금쯤 들으면 가슴이 웅장해지는 명곡: One Day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