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

어느새 수능이 끝나고도 2주의 시간이 흘렀네요.

그간의 감정들은 어땠나요?

수능을 풀면서는 아쉬움과 미련이 남았을 수도 있고

교문을 나오면서는 후련하면서도 공허했을 수도 있고

가채점을 한 후엔 눈물로 밤을 지새웠을 수도 있고

그럼에도 일단은 수능이 끝난 지금을 만끽하거나, 아직 절망과 좌절의 삶을 살고 있을 수도 있겠네요.

저는 수능이 끝난 후의 삶을 3번이나 살아봐서

여러분보다 먼저 대부분의 감정을 다 느껴봤거든요 해마다.

2018년의 구지원은 슬펐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잠시 자유를 만끽했고

2019년의 구지원은 좌절과 절망, 결과에 대한 부끄러움이었고

2020년의 구지원은 기쁨과 공허함의 공존이었던 것 같아요.

수능이 뭐라고 이런 감정들을 가져다 주는지 참..

그런데요, 누군가는 인생 길게 보면 수능 정말 별거 아니라고 얘기하지만

저는 꼭 그렇게만 얘기해드리고 싶지는 않아요

수능과 대학? 별게 맞긴 하거든요

물론 지금 당장 수능을 망했고, 내가 목표했던 대학에 못갔다고 해서

그게 삶에 큰 악영향을 주고 영원히 내 꿈을 못 이루게 만드는 것은 아니에요.

어딜 가든 열심히 살아서 성취할 수 있는 일들은 많고, 요즘 세상에 학벌이 전부는 아니니까요

그러나 제가 현역 땐 3광탈 후 재수도 해보고

재수 땐 하향 3지망으로 대충 썼던 지거국 대학도 잠시 다니다 반수도 결심해 보고

결국 삼반수까지 해서 내가 원하던 대학, 소위 말하는 명문대에 입학한 사람으로서

그간 느낀 점들과 제 생각을 말씀드려 보자면

1. 내가 원하던 무언가를 노력해서 성취해낸 경험은 크다

물론 이를 꼭 수능으로 경험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우린 수험생이었으니까 수능에 대입해서 생각했을 때

내가 오랜 기간 갈망해오던 소중한 목표를 나의 모든 것을 바쳐 노력해 마침내 이뤄낸다면 

그 경험과 결과 속에서 얻은 모든 것은 정말 남은 나의 인생에서 큰 버팀목과 자존감이 되더라구요.

저는 앞으로 뭘 꿈꿔도 결국 난 해낼 것이라는 자신감이 깔린 채 살게 되었어요.

2. 만나는 사람들이 달라지고, 주변에서 꾸는 꿈의 크기가 달라지며, 그로 인해 나도 변화한다.

3. 기회가 많아진다.

대외활동이나 과외, 멘토 활동 등 여러가지 일이 더 잘 들어오는 것도 사실이고 

여러 방면에서 학벌이 주는 이득이 작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수험생활의 끝에서 내가 원하던 결과를 얻을 시 이러한 장점들이 있다고 볼 수 있겠네요.

그렇다면 지금 목표한 점수에 도달하지 못한 나는 무조건 당장 재수, 삼수를 해야하느냐?

그건 아닙니다.

위에서 말씀드렸듯이 앞으로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 학벌 차를 극복할 수도 있고,

또 아무리 좋은 대학에 가봤자 그곳에서 내가 열심히 살지 않는다면 미래가 무조건 좋다는 보장도 없어요.

그래서 제가 해드리고 싶은 말은

일단은 내가 관심이 있는 학과를 정해서 성적에 맞춰 원서를 잘 쓰고 입학해 대학 생활을 해보세요.

학교도 가보고 사람들도 만나보고 강의도 들어보고 알바도 해보세요.

그렇게 대학 생활을 하다보면 의외로 지금 대학이 괜찮고 여기서 내가 열심히 살면 괜찮겠다 싶을 수도 있고,

저처럼 이대로는 미래가 안보이고 너무 다니기 싫고 안맞아서 새로운 꿈을 찾고싶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어요.

그렇게 내가 진짜 이렇게 살기 싫다는 생각이 들 때 결심해서 시작하면

심지어 그걸 내가 벌어 모았던 알바비로 한다면

그 무엇도 무너트리지 못할 의지와 열정이 생기는 것은 물론이고 정말 값진 경험이 된답니다.

재수나 +1수 정말 만만하게 보고 바로 막 시작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무슨 일이든 충분히 생각하고 결정해서 제대로 준비가 된 후 시작해야

결과도, 그 결과를 받아들이는 내 태도도 깔끔해지는 법이에요.

제일 고민도 많고 복잡할 시기입니다.

그러나 아직 원서영역은 시작도 안한 시점이기도 해요.

충분히 고민하시고, 또 생각하면서 그간의 수험생활을 보상하며 잘 노시고

마지막 원서영역까지 최선을 다해 후회 없는 연말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정말 간절히 꿈꾸고 노력해 올해 좋은 결과 만들어내신 분들께 진심으로 존경과 축하를 보내요!

모두 수고 많으셨고 행복한 연말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