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캠페인

작별인사

이름 : 전지원  스크랩
등록일 :
2021-12-09 15:35:42
|
조회 :
36,639






  안녕하세요, 메가스터디 제17기 목표달성장학생 영남대학교 의과대학 21학번 전지원입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먼 길을 숨차게 달려오셨는데, 이제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니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후회없이 달려온 것 같나요? 스스로에게 나 최선을 다했노라고 말할 만큼 뿌듯한 마음으로 우리가 재회했기를 바랍니다. 추운 12월의 수능을 마치고 벌벌 떨면서 따뜻하게 덥혀진 집에 들어오니 오빠가 방긋 웃으면서 고생했다고, 짜장면 시켜놨으니 먹으라고 맞아줬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왔나! 짜장면 사놨다. 손 씻고 와서 먹어라!’ 
  소화가 어려워서 밀가루를 잘 못 먹었는데 엉엉 울면서 수능 끝나면 짜장면 먹고 싶다고 하니 수능 끝나자마자 사줬던 우리 취준생 사랑합니다. 







  오늘은 마지막 수능을 보셨을 분들께 전하는 작별인사입니다.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입시 사이트는 수능 결과가 나온 뒤 시점에야 들어왔던 제 경험상 이 시기가 적절하다 싶어서 늦은 인사를 전합니다. 여러분들이 적어주신 수많은 댓글에 저에 대한 궁금증이 묻어나는 듯해서, 용기를 좀 내서 제 이야기도 한 번 해보겠습니다. 









  저는 방탄소년단을 좋아합니다. 중학교 1학년 때 엠카운트다운을 보면서 ‘좋은 차, 그런 게 행복일 수 있을까’라는 가사로 랩하던 하얀 무지티에 선글라스 낀 소년을 보고 굉장히 연륜 있는 래퍼인가 보다, 라고 생각했던 게 시작이었습니다. 중학교 2학년 때는 그들이 찜질방에서 수건으로 양머리를 만들고 짙은 아이라인을 그린 채 촬영했던 영상을 본 게 기억이 납니다. 그땐 좋아하는 줄도 모르고 좋아했었습니다. 당시 제 알람곡은 beautiful이라는 곡이었습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실 겁니다, 안무 영상도 뮤비도 있는데 음원만 없는 그 곡. 제 기억이 틀리지 않았다면, 지금은 억대로 넘어가버린 Save me 뮤비 조회수가 채 1억을 넘기 전에 ‘Thank you, 우리가 돼줘서’ 부분의 영상이 지금과는 달랐던 것도. 저는 제 가수 7명에게 배운 게 참 많습니다. 제 수험생활을 그분들 없이 설명하는 건 불가능할 정도인데 다행히 제 입으로 먼저 운을 떼게 되었습니다. 












  저는 글을 쓰는 것도 좋아합니다. 글의 갈래를 배우기도 전에 이런저런 글을 써왔습니다. 어릴 때 선천적으로 타고난 질병이 너무 눈에 띄어서 사람들과 어울리는 게 참 힘들었습니다. 대화가 어려워서 편지를 많이 주고받았습니다. 전하지 못한 편지들도 얼마나 많았는지 모릅니다. 내 언어를 이해해주고 칭찬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건 축복이었습니다. 너무나도 힘들었던 유년, 10대의 기억은 잘 없습니다. 나쁜 기억은 빨리 잊는 사람이라 다행이라면 다행이었습니다. 하지만 글쓰기 대회에서 상을 받고 기뻐하던 저는 기억이 납니다. 제가 처음으로 시켰던 택배가 초등학교 5학년 소녀나라 빨간색 프리사이즈 후드티였는데, 3일의 기다림 끝에 받은 분홍색 박스를 열었던 그때의 설렘이 글쓰기 대회에서 상을 받을 때마다 느꼈던 감정과 비슷했던 것 같습니다. 긴 수험생활 끝에 겨우겨우 다시 글을 쓰게 됐을 때 글이 못생기게 느껴질 수도 있나 싶을 정도로 제가 글을 정말 너무 못 써서 걱정이 많았습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보는 글을 써보는 건 처음이라서 탈고할 때마다 제가 탈탈 털리는 기분이라 정말 힘들기도 했는데 의미 있는 경험이었습니다, 정말로. 















  아시다시피 사람은 다 비슷비슷합니다. 아닌 것 같았지만 밝은 빛을 내는 사람은 그만큼 그림자가 짙습니다. 결국엔 플러스 마이너스가 절댓값이 비슷해서 영점에 수렴합니다. 하지만 밝은 빛이 주변에 많으면, 그림자는 서서히 자취를 감춥니다. 우리가 스스로를 가꾸고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와도 같다고 생각합니다. 제 생각에 대학을 잘 가는 건 단순히 학벌을 취득하고 취직을 잘하기 위해서인 단계를 넘어섰습니다. 그건 예외가 너무나도 많은 진부한 이야기가 돼버렸습니다. 그런데도 모두가 학벌을 놓지 못하는 건, 주변 사람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공부는 정말 쉽지 않습니다. 놀고 싶은 마음을 눌러야 하고,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꾸준히 길러야 하고, 피곤함을 억누른 채 집중해야 하고, 시험날에 긴장감을 뒤로 한 채 빠르고 정확하게 수많은 문제들을 풀어내야 하고, 마킹도 야무지게 잘해야 하고, 필요하면 식단조절과 운동도 해야 합니다. 그 모든 과정을 나만 겪었습니까? 내 동기들 선배님들 후배님들 교수님들까지 다 그렇게 살고 왔습니다. 물론 사람 사는 소굴 다 거기서 거깁니다만 약간의 차이는 있습니다. 그 작은 차이가 쌓여서 다름을 만듭니다. 모두가 학력을 우대하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꿈이 없으시다면, 그 환경을 목표로 두고 공부하십시오.





















  아무것도 아닌 흔하디 흔한 이십대 청년이 여러분들 덕분에 특별한 사람이 된 듯한 기분에 취해보기도 했었습니다. 동기님들 통해서 보내주신 인사말들은 모두 잘 전달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여러분들과 했던 밥약의 말들은 저는 모두 진심이었습니다. 동기님들 통해서든, 입학하셔서 바로 연락을 주시든 연락을 취해주신다면 제 지갑은 열려있습니다. 한중일양인 중에서 편히 골라주세요. 












  저는 최근에서야 가수 아이유 님의 ‘밤편지’라는 곡을 다 이해했습니다. 

  ‘나의 일기장 안에 모든 말을 다 꺼내어 줄 순 없지만’

  이 가사가 참 와닿지가 않았는데, 이제는 알 것 같습니다. 무수한 말을 쏟아내기보다는 정제하고, 고르고 또 골라 너라면 나의 말을 어찌 이해할까 라는 생각을 거친 단어를 뱉는 게 건강한 사회인으로 가는 길인 것 같습니다. 대학 생활은 조심, 또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1월부터는 새로이 공부를 시작하는 분들만 생각하고 글을 쓰려고 합니다. 이번 달은 답글이 늦어질 수 있습니다. 지난번에 보니 주말이어야 댓글 작성이 가능한 분들이 있으시던데 이번엔 주말이 가까우니 불편함 없길 바랍니다. 













  쉽지 않은 길을 가는 모두를 응원합니다. 기죽지 말고, 공부 열심히 하세요.
  나쁜 기억은 빨리 잊고 많이 웃으면서 사랑하는 사람들과 어울려 행복한 삶을 누리시길 바랍니다.

















  수험생 분들은 1월 칼럼에서 봐요, 안녕!  : )
  예비 새내기 분들은 그동안 고생 많았어요, 안녕!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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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원 멘토

  • ○ 영남대 의예과 21학번
  • ○ 자연계열 / 수시전형
  • ○ 메가스터디 17기 목표달성 장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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