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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쿠나마타타

이름 : 이선우  스크랩
등록일 :
2021-12-14 23:07:41
|
조회 :
21,593

어느새 벌써 1년이 흘러 2021년에도 마지막 달이 다가왔네요. 여러분들에게 이번 일 년이 어땠는지 어떤 한 해였는지 묻고 싶네요. 여러분들에게 2021년은 어떤 해였나요?

 

오늘은 이전 칼럼에서처럼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앞으로 어떤 일을 해내야 하는지에 관한 이야기가 아닌, 현재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요.

 

여러분들에게 이번 한 해가 빠르게 지나온 것 같기도, 정말 느렸던 것 같기도 할 것 같아요. 하지만 여러분이 이 한 해를 결국 버텨냈고 살아냈다는 사실은 변치 않습니다. 걸어왔건 기어왔건 굴러왔건 어찌 됐든 여기까지 잘 버텨냈으니, 잘 버틴 당신을 위해 이번 달은 쉼표를 찍어주는 달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수능이라는 누군가에게는 거대하고 위압적인 문이 혹은 누군가에게는 내가 가는 길이 아닌 그저 옆문일 뿐인 문을 여러분들이 열었고 그 문을 지나갔네요. 수능이라는 문은 과정에 지나지 않아요. 그리고 그 과정 또한 여러분들이 여러분의 인생 안에 만들어 낸 것이죠. 여러분들이 어떤 장소에서 어떤 시간을 만들어내든 모든 순간은 시간과 장소가 아닌, 여러분들이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시간과 장소가 여러분을 빛내는 것이 아니라 여러분들이 스스로 빛나는 것이죠!!!!! 두둥

혹자는 대학까지 간 사람이니까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거 아니냐고 얘기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대학까지 와보니까 알겠더라구요. 결국 수능도 결과, 결론은 아니구나. 내가 스스로 통과한 하나의 길이구나. 인생의 모든 순간은 결과일 수 없기에, 그 결과보다는 과정 자체를 걸어가는 나 자신에 초점을 두고 소중히 여기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Grigo 먼저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온 학생들은 반드시 대학까지 만족스럽게 합격할 수 있었으면 좋겠고, 수능에서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가 나온 학생들은 대학 결과에서는 모두 운수 대박나서 만족스럽게 입학했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분명 이 글을 읽는 친구 중에서는 재도전을 다짐한 친구도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앞으로 1년을 더 이렇게 살아야 한다고, 어떻게 사냐고 낙담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봄이 지나면 여름이 오고 여름이 가면 가을이 오고 가을이 가면 겨울이 오고 다시 겨울이 지나가면 봄이 돌아오잖아요. 우리가 4계절을 각자 나름의 이유대로, 취향대로 좋아하는 이유는 그것이 ‘봄’이라는 결과를 낳아서가 아니잖아요. 봄이라는 계절 안에 우리가 사랑하는 많은 것들이 담겨있고 그것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죠. 이렇듯 수능이라는 문이 지나가면 또 다시 새로운 문이 나타나겠지만, 수능이 있기 때문에 여러분들의 삶이 가치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분들의 한 걸음 한 걸음으로 인해 수능에게 의미가 생긴다는 거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어쩌면 여러분들의 1년이라는 시간이 수능에서의 8시간, 9시간보다 훨씬 소중하니까요. 여러분의 재도전을 응원합니다! 꼭 그 과정에서 많은 성장과 즐거움(?있길 희망합니다)을 이루고 느낄 수 있길! 여러분들의 더 좋은 “현재” 혹은 “순간”을 만들어낼 수 있길 응원합니다!

 

참 신기한 건 기쁨이나 슬픔이나 즐거움이나 아픔이나 우리의 인생에 한 ‘조각’으로 남는다는 거예요. 그리고 인생이 아름다운 이유는 우리가 그것을 겪어냈고 그것을 우리가 하나의 조각으로 만들어낼 수 있었기 때문이죠. 아름답고 빛나는 원석이 만들어질 때, 지구 안에 있는 물질들이 용암과 함께 지구 표면으로 떠올라 식으면서 만들어지듯이, 여러분들의 그 조각조각들도 여러분의 삶의 생각지 못한 순간에 가장 빛내줄 원석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앤드 얼쏘, 이 글을 읽는 예비 샌애긔 칭구덜 대학 얘기를 좀 드릴게요

일단 21년 샌애긔로서 특히 비대면 수업 시기라 대학에 와서는 정말 더 자유롭고 틀이 없는 세상이 펼쳐집니다.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었던 말이지만 정말 대학에 입학해서 체감하는 것은 다르더라구요. 저는 고등학생 때까지는 정말 생산성을 추구하고 다양한 활동을 많이 했던 사람인데, 점점 게으름과 피로가 제 몸을 지배하기 시작하면서 늘어지게 되는 시간이 많아지더라구요. 근데 그런 것들이 습관이 될 때까지 대학은 정말 스스로 케어하지 않으면 돌봐줄 사람이 없습니당...ㅠ 하핫 그러니까 이번 12월, 1월까지는 푹 쉬시고 개강하고 나서부터는 저와 같은 삶을 살지 않으시길 바랄게요.

 

동아리 들어가는 것도 생각보다 쉽지 않아요. 저는 대학 가면 막 대중매체에서 표현하는 것처럼 새내기들 보고 다들 우리 동아리 들어와라 들어와라 하면서 가서 등록만 하면 들어갈 수 있는 건줄 알았는데 대학가는 것만큼 힘들더라구요... 아무쪼록 열심히 준비해서 들어가고 싶은 동아리 들어갔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무엇보다 일단 대학 들어가셨으니까 실컷 맘껏 노셨으면!!!!! 제 주변 친구들 중에는 맘껏 놀지 못해서 아쉽다고 하는 친구들도 많은데, 코로나 조심하면서 많이 노세요... 학점을 많이 챙기지 않은 자로서, 대학 와서 대충 공부하고 시험 대충 보는 경험도 생각보다 신기하답니다. 내가 이렇게까지 공부를 안 할 수 있구나 이런 것도 느껴보고... 제가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자신이 하고 싶은 것들을 정말 많이 경험하고 능동적으로 삶을 컨트롤할 수 있는 시기인만큼 좋아하는 거 하고싶었던 거 꼭 다 경험해보고 즐기셨으면 좋겠습니당

고생 많았고 앞으로는 고생 조금 햎피 많이인 인생 살기를 기도할게용~~~~!!!!

 

 

 

 

 

결론: 쉴 수 있을 때 쉬어라. 괜히 맘 졸이지 말고. 맘 졸인다고 결과 안 바뀐다. 쉴 수 있을 때 쉬어라.

 

 

이번 수능 점수가 설령 당신의 수능 빵점에 준하는 점수더라도 모든 인생의 순간들은 과정일 뿐이니, 그리고 당신의 그 조각들이 결국 당신의 인생이라는 퍼즐을 더욱 다채롭게 빛낼 것이니, 하쿠나마타타@!@!@!!! 당신의 조각 하나가 어디에 속하는 조각인지 모를지라도~!~!!!!!!!!!!!!

 

 

P.S. 잠 얼마 안 자고 써서 제대로 썼는지 모를지도... 그냥 대충 마음껏 마음 닿는대로 읽어줬으면 좋을지도...

  • 이선우
멘토

서울대

이선우 멘토

  • ○ 서울대 의류학과 21학번
  • ○ 인문계열 / 수시전형
  • ○ 메가스터디 17기 목표달성 장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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