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메가스터디 장학생 김채현입니다. 정시 원서 접수가 이제 시작인데 정시 원서 접수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어 도움을 드리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이제 정시나 예체능 실기까지 끝나면 졸업만을 남겨두고 있을테고, 고등학교 1, 2학년 학생분들도 벌써 학년이 바뀔 때가 되었습니다. 저 역시 고등학교에 입학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졸업한 지가 1년이 흘러 이제는 대학 새내기도 아니게 되었다는 사실이 새삼스럽습니다. 비대면 수업이 시작되었던 2020년에는 고등학교 3학년이기에 거의 쭉 학교를 나왔고, 대학에 입학한 2021년에야 비대면 수업을 제대로 경험해 보게 되었는데, 수험생 때 인터넷 강의 듣는 것도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제게는 조금 힘들었던 1년이었던 것 같습니다. 비대면 수업을 1년 내내 해서 그런지 대학 생활을 제대로 즐기지 못했다는 느낌도 들고, 매일 친구들과 얼굴 보고 살던 고등학교 때가 많이 생각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고등학교 역시 코로나19로 인해 추억을 만들 수 있는 다양한 행사가 취소되거나 축소되었고, 친구들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도 많이 줄어든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사실 이런 수업의 형태들이 공부를 할 시간을 더 벌어줄 수도 있고, 자율적인 하루를 만드는 효과가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오래 앉아 공부를 해본 적도 많이 없었던 고등학교 입학 초의 저를 생각하면, 주변 친구들이 공부하는 모습도 보고 야간자율학습 등에 참여했던 것이 공부 습관을 만드는 데에 큰 역할을 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집에서 집중을 잘 못해서 항상 학교 독서실의 도움을 빌리고는 했고, 방학 중에 아침에 나와서 자습하라는 것에도 질색하는 티를 내기는 했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습관을 만들고 성적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음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특히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니 어쩐지 학교 책상이 가장 공부가 잘 되었던 것 같고, 내 앞에서 진짜 선생님이 수업을 하시다 보니 정말 집중해야 할 것 같고, 휴대전화 보면서 딴짓을 하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시간이었던 그 때가 공부가 잘 될 수밖에 없었다는 생각도 듭니다. 학교에 나가게 되면 열심히 공부하는 친구들의 모습을 직접 보면서 자극을 받기도 했고,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에는 친구들과 이야기하면서 휴식을 취할 수도 있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소위 뉴노멀이라며 방금 말한 일들이 당연했던 현실이 아예 바뀌고, 새로운 일상이 찾아올 것이라고 이야기를 많이 하지만, 새로운 세상에 완전히 적응하기까지는 조금 더 시간이 걸릴 듯 합니다.

 공부에 대해서 이야기했지만, 학교 생활이 공부만 하라고 있는 것은 아니고, 행사가 많았던 1, 2학년도 많이 기억에 남습니다. 특히 2학년 때에는 한 반에 마흔 명이 넘게 있다는 사실 자체가 저에게는 큰 스트레스 요인이기도 했고, 1학년에 비해 과목 수나 공부해야 할 양이 늘어나면서 내신도 가장 힘들게 느껴졌던 시기이기도 한데, 그래도 여러가지 재미있는 일들도 많아서 견딜 수 있었습니다. 1학년 초반에 수학여행을 가다보니 접점이 없었던 친구들과 수학여행에서 친해지기도 했고, 불만이 있었다가도 막상 가보니 재미있게 잘 즐기고 왔던 기억도, 사제동행에서 바다를 보고 맛있는 것도 먹은 기억, 개인적으로 가보지 않을 것 같은 지역을 가봤던 기억, 운동회, 학교 축제 등 굵직한 이야깃거리만 해도 꽤 되는 것 같습니다. 그 뿐 아니라 석식 없는 수요일에 친구들과 학교 앞 식당에서 밥 먹었던 일,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교실에서 놀았던 일, 운동장 돌면서 친구들과 이야기하던 일 등 아주 일상적이고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일들이 사실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절대 당연하게 할 수 없는, 소소한 행복을 불러오는 일이라는 것도 실감하고 있습니다. 이런 일상들이 특히나 고등학교 생활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것 같습니다. 친구들과 ‘내신 스트레스는 빼고 석식 먹고 야자 들어가기 전의 시간만 있는 고등학생이 되고 싶다’는 이야기도 종종 하고는 합니다. 1학년 때 교실 창밖으로 보이던 운동장, 3학년 교실 발코니에서 보는 저녁 풍경도 너무 좋았고 기억에 남습니다. 어쩌면 지금은 학교에서 그리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하고 있을 수도 있지만, 이 글을 읽는 남녕고 학생 분들도 학생 때만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매일 작은 즐거운 루틴을 가지고 생활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수능까지 전부 마치고 면접을 준비하는데, 공식적인 내용만 적혀있다고 생각했던 생활기록부를 읽으면서 의외로 많은 것을 떠올리는 저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고등학교 생활은 생활기록부라는 공식적인 자료로 남기도, 친구들과의 추억으로 남기도, 스마트폰 사진첩 한 켠에 남기도 합니다. 하지만 어떤 식으로 남기던 되돌아보았을 때 앞으로의 인생을 살아갈 때 힘을 줄 수 있는 추억, 친구들과 그때로 돌아간 것처럼 다시 이야기 할 수 있는 일들을 쌓으며 다들 자기만의 좋은 학창시절을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추운 겨울, 따뜻한 추억 많이 남기시고 한 학년 잘 마무리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