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이 성인이 된다면 어떨 것 같나요? 

때로는 여러분을 옥죄고, 때로는 여러분을 보호하던 미성년자라는 지위가 떼어진다면요? 

그와 동시에 또다른 대학생이라는 자랑스러운 지위까지 받는다면요? 

양아치의 상징처럼 여겨지던 술과 담배는 민증만 있으면 어디서나 살 수 있고, 

여러분이 어디서 무엇을 하든 범죄만 아니라면 그 누구도 뭐라 할 사람이 없습니다. 

특히나 우리나라에서 고등학생에서 대학생이 된다는 건 정말 많은 사실을 함의합니다. 

과거 80년대엔, 군대에 버금가는 두발규정과 폭행에 가까운 체벌 등 억압적 성격이 짙은 곳이 고등학교였다면, 남자는 장발을 기르고 여자는 분칠하며 그 어디보다도 자유를 외치던 곳이 대학교였죠. 

물론 지금은 고등학교가 그렇게 강압적이지도 않고, 대학교에서 그렇게 자유를 부르짖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고등학생과 대학생의 사회적인 일반적 인식이 상이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한 인식에 걸맞게 대학생(동시에 성인)이 됨으로써 여러분들은 자신과 주변의 양적, 질적인 변화를 겪게 됩니다. 

1년 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뇌 속을 제외하고는 많이 바뀐 점이 없지만, 그 뇌 속에서의 변화는 강렬했습니다. 

항상 같은 동네 출신, 넓어봤자 같은 강서구 출신의 친구들을 봤습니다. 

그 친구들의 가정사, 경제 상황, 식견, 사상, 꿈, 비전은 거기서 거기였습니다. 

항상 비슷한 얘깃거리로 비슷한 얘기를 했고, 거기서 거기인 실없는 농담이나 하기 바빴습니다. 

그러다 대학에서 만난 사람들은 출신 지역으로도, 경제적으로도, 사상적으로도, 그 사람의 어떠한 측면에서도 다양했습니다. 

이 변화의 이유는 대학생이 되어서일 수도, 성인이 되어서일 수도 있습니다. 

술, 담배와 함께 찾아온 내 인생의 컨텐츠의 확장이 이유일 수도 있고, ‘대학’이라는 이름 아래에 전국 각지의 별별 사람들이 모인 곳에 속함에 이유일 수도 있습니다. 

다만 확실한 것은, 내가 지금까지 경험해온 사람들과는 너무나 다른 사람들이 구성원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사회에 입성해서, 만 일 년 간 새로움, 신기함, 호기심, 때로는 몰이해의 감정 따위를 수도 없이 겪었다는 사실입니다. 

여러분도 대학에 가면, 성인이 되면, 나와 같이 인생의 양적, 질적 변화를 필연적으로 맞게 됩니다. 

다만 하루하루 새로운 사회 속에서 이리저리 치여 사는 와중에는 알지 못하겠지요. 

그러다 시간이 지나 저와 같이 근 일 년 간의 대학생활을 한 발치 뒤에서 조망할 때에야, 

“아, 내가 그랬구나” 하고 깨달을 뿐입니다. 

다들 스무 살, 스무 살 찬란하게 말하던데 스무 살 지내보니 후회는 없지만 특별할 것도 없네요. 

다만 저 또한 그랬듯이, 

내가 말하는 나의 스무 살이 나에게는 그리 찬란하지 않아도 나의 동생들에겐 찬란하게 들릴 것이라 생각합니다.

成人과 함께 聖人이 되기를 !

lim(x->1-)20+x살이, lim(x->0+)20-x살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