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습니다. 군필 신입생 장준용입니다.

앞으로 1년간 여러분들과 여러 고민과 생각들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이 너무 기대가 됩니다 :)

하지만 그 전에 우리가 서로 맘을 터놓고 이야기 하기 위해서는 서로에 대해 알아갈 시간이 필요하겠죠?

우선 저는 저에 대해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공부를 왜 해야할까요?

어렸을 때 항상 가지고 있었던 고민이었습니다.

주변 어른들에게 물어보아도 '학생이니깐 공부를 해야지.', '그때는 공부하는게 제일 좋은거야.'와 같은

추상적인 답변은 저를 이해시키지 못했죠.

그래서 저는 안하고 놀았습니다.

그것도 아주 지독하게 안했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억지로 갔던 영어 학원은 초등학교 4학년 반이었습니다.

그 조차도 안 갔습니다. 수업 5분전 교실에 들어가서, 잠깐 앉아있다가 나오기가 일상이었습니다.

그 학원도 금방 끊어버리고, 중학교때는 대부분의 수업시간에 잠을 자고, 점심시간, 학교 끝나고 난 뒤에는 축구와 친구들과 노는 것에 인생을 걸었었죠.

그렇게 어느날 평범한 주말이었습니다.

평소와 같이 늦잠을 자고 간단하게 밥을 먹고 피시방에서 친구들과 게임을 하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너무 무기력해졌습니다.

내가 지금 여기서 뭐하고 있는거지? 이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사실 노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몇년을 그렇게 아무 생각없이 놀고 나니깐 노는 것도 재미가 없고

재미가 없으니, 제 삶을 돌아보게 되더라구요.

그때 깨달았습니다. 지금까지 아무 것도 제대로 한 것이 없구나.

다들 그러한 생각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아~ 내가 안 해서 그렇지, 하면 잘해~~~~'

저는 노력은 안 했지만, 자존심은 강했습니다. 근데 그게 어느 순간 너무 비참한거에요.

빈 수레가 요란하다고, 딱 내가 그꼴이구나.

그때 마침, 집이 가깝다는 이유로 인문계를 지원했었고, 턱걸이 성적으로 운 좋게 붙은 상황이었습니다.

이제 뭐라도 해보자는 생각애 무작정 다이소에 가서 노트와 펜을 사고, 개념원리와 쎈을 한 권씩 샀던 것이 

제가 공부를 시작한 첫 걸음이었습니다.

뭐 사실 공부를 시작하긴 했는데, 어떻게 할 지는 모르니깐 무작정 열심히 했습니다.

영어는 초등학교 4학년 수준이었고, 고1인데 일차, 이차함수 아무 것도 모르니 미칠 노릇이죠.

제가 자존심은 높다고 했죠? 

고1 3월 모의고사 정말 열심히 풀었는데 450점만점에 197점.

전교에서 열심히 푼 애들 중에서는 제가 꼴등이었을 것입니다.

그래도 저는 서울대 경영학과 갈 것이라고 동네방네 떠들고 다녔습니다.

근데 점수가 저러니깐, 응원해주는 친구들도 있지만 은근히 무시하고 친구들도 많았죠.

그래도 열심히 하면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이악물고 열심히 해도 중간고사 성적은 처참했습니다.

진짜 영어 지문 열심히 외웠거든요? 근데 영어 점수가 37점인거에요. 저는 진짜 답이 잘못된 줄 알았어요.

점수 계산할 때 틀린 것을 세는 것보다, 맞는 것을 세는 것이 더 빠른 그 감정을 아시나요.

뭐 아무튼 이런 씁쓸한 상황은 여러번 반복되고 또 반복되었습니다.

그래도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열심히 했어요. 그것이 내신 공부든, 모의고사 공부든, 수행평가, 교내 대회든 뭐든지요.

그렇게 묵묵히 살다 보니 고등학교 2학년 때 쯤에는, 성적표에 1등급이 조금씩 도배가 되더라구요.

탈락의 고비를 마셨던 과거와는 달리 각종 대회에서 상도 받아보구요.

재미있었습니다. 

나에게 안 될 것이라고 했었던 사람들 많았는데, 내가 조금씩 결과로 보여주는구나.

하루에 잠 3시간 자며 공부와 대회준비를 할 정도로 힘들었지만, 성장하는 제 자신을 보는 것이 재미있었습니다.

그리고, 고3때는 학생회장도 하면서 여러 의미있는 활동들 할려고 노력도 했었고, 

동시에 공부 열심히 해서 모의고사에서는 압도적으로 전교 1등했고, 

현역 정시로 고려대 경영에 입학했고, 대학교 1학년 재미있게 생활했습니다.

그리고 군대를 가서, 하루에 조금씩 남는 시간을 어떻게 하면 잘 활용할 수 있을까 싶다가 

수능을 준비해야겠다고 생각을 했고 정말 쉽지 않았지만, 노력한 결과 올해 서울대 경영대학에 최초합했습니다.

돌아보면 참 얼떨떨합니다. 

450점 만점에 197점의 성적. 7등급이 도배된 성적표.

그때 당시에 제가 서울대 경영대학에 가겠다고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안 될 것이라 했습니다.

남들보다 늦게 공부를 시작한 탓에 수많은 시행착오가 있었고,이후에는 군복무라는 힘든 상황이었지만,

그래도 저는 제 가치를 믿었고, 제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서 과정에 충실하고 성실하게 노력했습니다.

참 아이러니 합니다. 제 삶이 이렇게도 변할 수 있구나. 

중학교때는 문제아로 여겨졌지만, 시간이 지나니 여러분들에게 이런 글을 쓸 수도 있는 사람이 되잖아요.

여러분들은 어떤 삶을 살고 싶고,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으신가요.

제가 좋아 하는 노래 중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Everything that kills me makes me feel alive'

여러분들도 원하는 목표가 있고, 그것이 얻기 힘들면 힘들 것일수록 과정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남들이 안 될 것이라고 여러분들의 가능성을 함부로 재단할 것이고, 

실제로 실패를 맛 보았을 때는 스스로를 의심하게 될 것입니다.

그 상처는 흉터가 되고, 굳은 살로 남아 여러분들을 더욱 강하게, 또 살아있게 만들 것이라고 의심치 않습니다.

저도 이제 새로운 시작이고, 여러분들도 입시를 제대로 시작하는 시기에 있다고 봅니다.

같이 스스로의 가치를 증명할 수 있도록, 열심히 살아봅시다.

앞으로 1년간 그 길을 옆에서 응원하겠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궁금한 것이 있으면 댓글 남겨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