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공부가 손에 잡히지 않아요.

수험 생활을 마친 후에 후배님 또는 재수를 결심한 친구로부터 여러 질문들을 받았어요. 자주 들었던 질문 가운데 하나가 “오늘 진짜 공부하기 싫다. 이럴 때 어떻게 했어?”예요. 당연히 저 또한 범인이기에 신체적, 정신적으로 힘들고 지쳐 데이오프 충동이 빈번하게 일어났어요. 하지만 휴식을 맛보면 그 달콤함에 중독돼 쉬고자 한 하루가 이틀이 되고, 이틀이 사흘이 되어 결국 공부를 손에서 놓아버릴 것만 같아 두려웠어요. 뿐만 아니라 최악의 상황을 자주 떠올리는 편이어서 문제를 풀지 않았다가 하룻밤새에 감을 다 잃을까봐 걱정이 되더라고요.

이에 제가 취한 태도는 ‘일단 책을 펴고 시작해보자!’였습니다. 일단 국어 비문학 또는 영어 지문의 첫 문장을 읽으며 억지로라도 다음 내용에 대한 호기심을 품고자, 일단 수학 문제를 읽고 정보를 모아 그래프를 그리며 계산을 시작하고자, 일단 인터넷 강의 재생 시작 버튼을 누르고자 했어요. 시작이 어려운 것일 뿐이지, 펜을 잡은 손을 움직이는 것에 성공한다면 어느새 공부에 몰입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2. 기숙사 패턴

저는 기숙형 고등학교에 다녔기에 일정한 생활 패턴을 가져갈 수 있었어요. 정해진 기숙사 시간표를 따라갔죠. 학교 일과를 마치면 석식을 먹고 6시까지 축구를 했어요. 수능이 다가와 D-7이 되어도 스트레스를 푸는 거라 합리화하며 즐겼던 기억이 있네요. 이후로 6:30~9:00 자습, 9:00~9:30 휴식, 9:30~11:30 자습, 11:30~12:00 휴식, 12:00~1:30 자율적 새벽 자습을 진행했어요. 방으로 올라가 룸메이트와 30분 가량 떠들며 학교 일과 중에 있었던 일과 진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잠들어 오전 6시 30분~50분에 일어나 급식소로 아침을 먹으러 갔어요.

3. 6월 모의평가에 대한 마음가짐

많이들 6평 성적이 곧 수능 성적이라며, 첫 평가원 문제인 만큼 그 어느 때보다 집중해서 임하라며 잔뜩 겁을 주더라고요. 틀린 말이라 할 수 없지만 저는 모의고사 및 모의평가를 치를 때마다 이와 다른 태도를 취했고, 그 일관된 태도로부터 누군가는 도움을 얻을 것이라 생각해 말씀 드려요.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3학년 때까지 시험 때마다 지금까지 쏟아 부은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는 자리라 생각했어요. 저를 포함해 수험 생활을 같이 보내던 친구들이 품은 걱정들 가운데 큰 부분을 차지한 것은 열심히 공부한 반면 성적은 제자리걸음이거나 오히려 떨어질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었어요. 노력을 가장 큰 무기로 내세워 성적을 올린 입장에서 저는 모두에게 노력의 중요성을 알려주고 싶었어요. “나는 재능이 없어서 공부해도 안 돼.”라며 노력 기울이기를 시작하는 것조차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증명하고자 했습니다. 노력의 힘을 믿었기에 스스로를 믿을 수 있었고, 이에 따라 6월 모의평가도 편안한 마음으로 임할 수 있었어요. 이러한 태도를 갖추기 위해서는 연습하며 푸는 문제들도 수능 문제와 다를 게 없다고 생각하며 풀었어요. 연습을 실전처럼 하다 보니 점점 실전에서도 연습처럼 마음이 편해지더라고요. 연습이라고 틀려도 된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하지 말고, 모든 문제를 소중히 여기는 태도를 갖추는 것을 권장해요. 

질문 남겨주시면 취합해서 다음 칼럼 때 답변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