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러분!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22학번 장준용입니다.

저는 종강을 하자마자 괌 여행을 다녀오고, 다녀오자마자 또 계절학기가 개강을 함과 동시에 여러 과외와 여러 약속, 취미 생활을 병행하다 보니 바쁜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최근에 극한의 일정으로 잠을 정말 많이 자지 못한 시기가 있었습니다. 너무 피곤하다보니 정신은 약간 몽롱하고 몸에 힘이 빠지고 아무런 의지가 없어진 상태에서 문득 입시를 하던 시기가 떠올랐습니다.

아마 고등학교 2학년 때, 아침 일찍 일어나 학교에 가서, 저녁 먹을 때까지 수업을 듣고, 학교가 끝나면 밤까지 학교에 남아 야자를 하고 난 뒤, 밤부터 새벽까지 집에서 각종 과제와 교내 대회 준비를 했던 기억이 있네요. 

힘든 일정을 소화하다 보니 정신적으로 지쳐버려 매일 아침마다 이 모든 것을 때려치울까 고민을 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근데 그때 가장 힘들었던 것은 극한의 일정으로 잠을 못 자고, 너무 바쁜 삶을 살아서 육체적인 힘듦이 아니었습니다.

이렇게나 열심히 살고, 내가 그만두고 싶은 이 모든 것들도 억지로 잡으며 열심히 하는데 이 모든 것이 의미가 없어져버리면 어떡하지. 입시 결과가 그 모든 나의 노력들을 부정해버리면 어떡하지.

그런 불안감이 저를 정말 힘들게 했습니다.

이 불안감은 입시가 마무리 되기 전까지는 무엇을 하더라도 해소가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단지, 좋은 결과만이 이 모든 걱정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고,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열심히 하는 것밖에 없기 때문에 지금 할 것에만 집중하자며 스스로를 채찍질 했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문득 생각이 든 것이 있었습니다. 

저의 첫 칼럼에서 제 스스로에 소개를 했었는데요, 저는 공부를 정말 못했습니다. 단순히 책을 사고 필기구를 사고 공부를 한다는 행위가 어색한 사람이었죠. 근데 정말 입시에서 제가 당장 할 수 있는 것에만 집중하다 보니 과거의 저와는 굉장히 많은 것들이 변했더라구요.

공부를 잘 하기 위해 노력한 과정 속에서, 목표와 이를 이루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설정해서 제 일정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방법을 알게 되었구요, 정말 극한의 일정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이행하는 과정에서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서 포기하지 않을 의지도 얻게 되었습니다.

그 뿐만 일까요? 정말 쓸모 없다고 생각했던 과제를 이행하는 과정에서 글을 써야만 했었는데 작문 실력도 성장했고, 정시 파이터라 할 필요가 없었던 학생회장으로서의 역할을 이행하면서 사람들과 소통하고 다함께 일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조직에 대한 생각도 했던 것 같습니다. 모의고사를 풀다가 마주친 문학 작품 하나, 내신 때 배운 윤리와 사상 내용들, 그때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그때 담아둔 문장 하나가 아직까지 저의 가치관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그때는 이 모든 것들의 가치가 오직 입시 결과로서만 증명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근데 지금 돌아보니 그때 했던 많은 노력들은 어떤 방식으로든 저의 세계관에 각각 하나의 점으로서 남아있습니다. 그 각 점들이 모이다 보면 선으로 이어져 예상치 못 한 곳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생각을 바꾸고 난 뒤에는 그래도 여전히 입시는 불안하지만, 지금 내가 힘들어하더라도 이 모든 노력들이 보이지 않는 방식으로 저의 역량을 증진시킬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것은 실제로 그랬구요.

지금은 돌아가신 스티브잡스의 스탠포드의 연설에서 했던 말이 있습니다. 

'Connecting the dots'

정말 힘든 경험들, 혹은 자신이 하는 일과 아무 상관없는 수업들이 그때는 몰랐지만, 이 경험들이 추후에 하나의 선으로 연결되어 큰 가치를 만들어낸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여러분들의 입시도 그러한 점을 찍는 과정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은 의미 없는 많은 것들이 언젠간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이고 근본적으로 자신의 역량을 발전시킬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입시 결과에만 목 매며 생기는 불안감은 조금 덜어두시고, 과정에 집중할 수 있는 그런 입시이길 바랍니다.

결과 자체는 통제 불가능하기에 너무 불확실하고, 그렇기에 불안합니다.

하지만, 과정 자체 즉 현재 여러분이 살아가고 있는 그 순간은 통제 가능하기에 확실하고 불안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지금 현재 할 수 있는 것에만 집중하고 그렇게 노력하는 것들이 다 도움이 된다는 방식으로 살아가신다면 조금은 덜 불안하지 않을까요?

곧 기말고사가 끝나겠네요. 현역 여러분들은 기말고사 끝까지 포기하지 마시고 조금만 더 힘내시고 N수생 여러분들은 체력 관리 잘 하시면서 여름을 잘 이겨내 보아요.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늘 빠이팅입니다 여러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