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다들 6모는 괜찮게 보셨나요?

이번주부터 장마가 시작돼 비가 쏟아지고 있고, 습한 만큼 컨디션도 별로 좋지 않을 겁니다.

제 수험생활을 돌아보면, 이맘때쯤 가장 큰 슬럼프가 왔었습니다.

6모가 끝난 직후에는 공부를 좀 더 열심히 했지만, 시간이 지나며 점차 체력이 떨어지게 되고 습한 날씨 때문에 공부도 잘 안되기 시작하는 시기가 지금인 것 같습니다.

이때의 저는 약 1달 가량 공부를 정말 대충 했습니다. 하루에 순 공부시간을 따지면 3시간도 되지 않았고, 딴 짓을 정말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슬럼프에 대해 말해볼까 합니다.

사실 슬럼프는 사람마다 그 이유나 정도가 다 다릅니다. 슬럼프가 아예 없는 사람도 있다고는 들었는데, 흔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저의 경우 슬럼프는, 방심하면 오는 것이었습니다. 

아침에 국어 문제가 괜히 풀기 싫다고 10분만 딴 짓을 하다보면 30분이 되고, 1시간이 되고, 결국 그 하루를 다 망치게 되었습니다. 

이런 식으로 하루를 날리는 경험을 계속 겪어보면서 그냥 딴 짓을 하는 시간을 대놓고 가져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문제까지 다 풀면 2시간동안 딴 짓을 한다고 마음을 먹어버렸습니다. 

어차피 매일 책상 앞에만 앉아있기 때문에 하루에 5시간 가량을 날려도 10시간 정도의 공부 시간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방학이 시작되는 7월부터는 그냥 공부 자체가 하기 싫어졌습니다.

왜인지는 지금도 모르겠지만, 방학 동안은 국어 지문도 잘 안 읽히고 수학 문제는 풀기 싫고 과탐은 성가셨습니다. 영어는 보지도 않았고요.

부끄럽게도 저는 이 슬럼프는 온전히 극복해내지는 못했습니다. 

한 달 동안 이러한 상태가 지속되었고, 다행히 방학이 끝나 학교로 돌아와서 정신을 조금 차릴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슬럼프 기간 동안 공부를 아예 놓아버리지는 않았습니다.

계속 같은 시간대에 일어났고, 독서실로 갔으며, 책을 피기는 했습니다. 공부를 대충했어도 아예 안 해 버리지는 않았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습관 덕분에 늦게나마 슬럼프에서 빠져나올 수 있던 것 같습니다.

슬럼프의 극복 과정이나 방법 또한 사람마다 다를 것입니다.

다만 슬럼프는 누구나 있을 수 있는 것이고, 수능까지 시간은 아직도 많이 남아있기 때문에 너무 우울해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극복이 어려울 것 같다면 굳이 극복하려 조급해지지 말고, 이 또한 지나가리 하는 마음으로 공부를 잡고만 있으면서 흘려 보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수능은 버티기 싸움이라는 말이 있는데, 정말 버티고만 있어 봅시다.

슬럼프는 어차피 언젠가는 끝나는 것이고, 그때 다시 일어설 힘만 남아있다면 충분히 나아갈 수 있습니다.

다들 화이팅하시고, 잡고만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