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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힘들 시기

이름 : 유은강  스크랩
등록일 :
2022-07-31 22:39:20
|
조회 :
39,373

안녕하세요. 유은강입니다. 7월은 잘 보내셨나요?

 

지난 칼럼에서 슬럼프에 대한 말을 했었는데, 이번에는 그와 연결하여 수험 생활 동안 겪는 여러 스트레스에 대해 말해보려 합니다.

 

지금 이 맘때가 수험 생활 1년 중 제일 힘든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9월 모의고사까지는 한 달 이나 남아있어 일상에 변화도 없고, 무척 지루한 시기입니다. 

 

수험 생활을 하는 1년은 지금까지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이벤트가 없기 때문에 무료하고 따분할 수 밖에 없습니다. 


아래의 모든 스트레스는 사실 이러한 근본적인 무료함에서부터 출발한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일상에 크고 작은 이벤트가 없기 때문에, 사소한 자극에도 쉽게 짜증이 나는 것 같습니다.


1. 공부를 하기 싫은 스트레스

지난 1년 간 저를 가장 많이 괴롭히던 스트레스이고, 정말 근본적인 스트레스입니다.

저도 옛날부터 공부 하는 것을 매우 싫어했기 때문에 수험 생활에서도 그 습성이 유지가 되었습니다. 안하던 공부를 갑자기, 그것도 1년이나 지속적으로 계속해야 하는 것에서 오는 짜증이 정말 엄청났습니다. 

세상에는 재밌는 이벤트들이 정말 많은데, 나만 홀로 그것들을 즐기지 못하고 외딴 방에 갇혀있는 느낌입니다. 

수험 생활에 있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스트레스이고, 저는 수능 보는 바로 전 날에도 공부가 하기 싫어 힘들었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당연히 수험 생활을 그만두는 것입니다. 수능이 끝나고 대학에 붙으면 지금 당장은 공부를 더 할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에 이 스트레스에서 완전히 해방될 수 있습니다.

참으로 모순적이게도 공부를 더 이상 하지 않아도 되려면, 지금 당장은 무조건 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저를 1년 간 새벽에 일어나게 한 원동력이었습니다. 어떻게든 +1수를 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바탕으로 겨우 버틸 수 있었습니다. 

말 그대로 버티는 것입니다. 버티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제가 사용했던 방법 중 가장 효과적인 것을 소개해 드리자 합니다.

저는 힘들 때 마다 결혼에 대한 생각을 했습니다. 갑자기 결혼이라는 단어가 나와 이상할 수도 있겠지만, 제가 이러한 생각을 한 이유가 있습니다.

보통 대부분의 사람들은 미래에 대한 나름의 소망을 가지고 현재를 버티며 살아간다고 생각합니다. 그 소망은 돈을 많이 번다거나, 유명해진다거나 하는 행복한 삶일 것입니다.

저에게는 그 소망이 결혼이었습니다. 다른 소망에 비해 비교적 빠르게 실현이 가능한 것이고, 이성에 대한 관심이 풍부한 청소년-청년기에 가장 직관적인 소망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저는 제 가치를 다양한 방면으로 높여 좋은 사람과 결혼하여 행복한 가정을 꾸리겠다는 마음으로 수험 생활을 버텼습니다. 

좋은 사람과 만나기 위해서는 저 스스로도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다양한 매력 요소 중 지금 당장 노력하면 높일 수 있는 요소인 학벌을 높이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1년이 지난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조금 철이 없었나 하는 생각이 들지만, 여전히 목표에 대한 유리한 요소인 학벌을 가지게 되어 만족합니다. 


2. 여러 빌런에 의한 스트레스

우리가 공부하는 환경인 교실, 독서실, 스터디카페에는 정말 다양한 빌런들이 존재합니다.

안그래도 공부하기 싫어 예민한 상태에서 이러한 빌런들을 만나면 정말 화가 머리 끝까지 나고, 공부하기가 더 싫어질 때도 있습니다.

빨대 소리 빌런, 기침 빌런, 볼펜 빌런, 비염 빌런, 냄새 빌런 등 정말 종류도 다양하고 그 강도도 다양한 온갖 빌런들에 의해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저도 청각이 예민한 편이라 빌런들에 의해 스트레스를 정말 많이 받았고, 이것 때문에 독서실을 옮긴 적도 있고 옆 교실에 가서 공부한 적도 있습니다.

저는 견디다 못해 귀마개를 여러 개 사서 끼고 공부했습니다. 하지만 귀마개는 단점이 많습니다. 

우선 너무 조용해져 오히려 현장감이 떨어집니다. 너무나 조용한 환경에 있다 잠시 귀마개를 빼면 소음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여 더 큰 스트레스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또한 귀 속 압력이 대기압과 달라 두통이 쉽게 발생합니다. 두통이 오면 빌런이 없어져도 공부가 안되니 정말 큰 손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맞불을 놓아 대응하는 방법도 있긴 한데, 이는 나만 손해보는 방법이니 비추천합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이어폰을 낀 뒤에 공기청정기 백색소음을 적당한 음량으로 들으며 공부하는 것입니다. 백색소음 특성상 공부에 크게 방해되지 않고, 평소에 익숙하게 들어왔던 공기청정기 소리는 큰 거부감 없이 다른 소음을 차단하는데 효과적입니다.

하루종일 같은 소리만 들으면 조금 스트레스일 수 있으니 몇 시간마다 다른 소리로 바꿔주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수학 문제를 풀 때에는 큰 집중이 필요하지는 않기 때문에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며 푸는 것도 매우 좋습니다. 

3. 잡생각에 대한 스트레스

공부를 하다 보면 공부가 하기 싫어짐과 동시에 다른 생각들이 정말 많이 납니다. 

이 잡생각의 종류는 정말 다양한데, 평소 취미에 대한 생각이나 호감있는 이성, 수능 끝나면 뭐할지 등 사람마다 각양각색입니다.

저는 이러한 잡생각들은 완전히 차단하지는 않았습니다. 1년 동안 공부만 하며 살기에는 너무나 재미가 없기 때문에 잡생각들이 떠오르면 일정 시간동안 그 잡생각을 하며 스트레스를 풀었습니다.

예를 들어 평소에는 전혀 관심없던 차에 대한 잡생각이 나면 관련 유튜브를 꽤나 찾아보기도 했고, 정치 시사에 대한 생각이 나면 뉴스를 좀 읽어보기도 했습니다.

다만 저는 수능 끝나면 할 일에 대해서는 깊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 일을 다 할 수 있는 것도 아닐 뿐더러, 살면서 만난 가장 큰 목표인 수능 시험이 그 다음의 할 일을 위한 수단이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에 그랬던 것 같습니다.

수능 끝나면 뭐 할지를 생각하며 스트레스를 푸는 사람도 많고, 꼭 그게 나쁜 것도 아니기 때문에 자신에게 맞는 방법으로 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번 칼럼은 좀 길어진 것 같은데, 다음 칼럼은 아마 수학 및 다른 과목들에 대한 공부법이 될 것 같습니다.

결론은 항상 역시나 이번에도 똑같습니다. 열심히 버텨봅시다. 화이팅!
  • 유은강
멘토

서울대

유은강 멘토

  • ○ 서울대 생명과학부 22학번
  • ○ 자연계열 / 정시전형
  • ○ 메가스터디 18기 목표달성 장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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