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목표달성장학생 유은송입니다.

순식간에 수능 D-100이 깨지고 어느새 수능까지 98일만 남기고 있네요.

그리고 수능이라는 큰 산 앞에는 수시 원서 접수라는 또 하나의 산이 버티고 있죠.

일찍 시작하신 분들은 지금 초안까지 다 작성하셨을 것이고, 아니어도 이제 슬슬 쓰기 시작할 타이밍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수시 관련해서, 자기소개서 작성에 대해 말해보려고 합니다. 

서울대 기준으로 1번 항목 위주로 말해볼게요.

1. 1번 항목

전 자소서 처음 쓸 때 1번 항목이 제일 막막했습니다. 뭘 쓰란 건지도 모르겠고, 고등학교 때 한 게 얼마나 많은데 그중에서 뭘 골라서 어떻게 써야 하는 건지 알기가 힘들었어요. 누굴 설득하거나 주장하는 글도 아니고 글의 목적이 대체 뭔지, 나 자신을 자랑하라는 건지 갈피를 못 잡았죠. 

사람마다 생각은 다 다르겠지만 적어도 저는 자기소개서는 자신의 생활기록부의 흐름을 엮어서 보여줄 수 있는 수단이라고 생각합니다.

생활기록부 채우려고 노력 좀 해봤다 싶으신 분들은 ‘스토리’를 잡아야 한다는 말을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그리고 그에 따라 진로에 맞춰서 관련 소재들을 생기부에 녹이려고 하셨을 것이구요. 수고하셨습니다.

제가 저번 칼럼에서 생기부를 다시 쭉 읽어보자고 했었죠. 읽어보고 어떤 것을 느끼셨나요?

제가 읽고 느꼈던 것은, 제가 생각했던 것에 비해 제 이야기가 생기부에서 잘 연결되어 있지 않다는 겁니다. 제가 열심히 한 활동들은 대부분 다른 활동에서 연계된 활동이지만 그게 생기부에서 잘 드러나지는 않는다는 거죠.

예를 들어 봅시다. 

철수는 ⓵1학년 1학기에 동아리 활동을 하며 A를 처음 접하고 이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1학년 2학기 때는 ⓶A에 관한 책을 읽었고 관련 기사 자료 같은 것도 찾아보면서 이를⓷진로 시간에 발표하기도 했어요. ⓸통합과학 공부를 하면서 심화 내용인 A-1도 알게 되었죠. ⓹2학년 때도 자율 활동으로 A-1 관련 실험 프로젝트를 진행했어요. 실험하면서 A-1 과 관련된 내용인 B를 알게 되었고 ⓺책도 찾아 읽었죠. 그리고 ⓻3학년 때는 B 관련해서 다시 프로젝트 수업에서 실험을 진행합니다.

열심히 활동했네요. 그럼 이걸 생활기록부에서 찾아봅시다. 어디에 있을까요? 생기부를 보면 제일 앞부분에 자율/동아리/진로 등의 항목이 순서대로 몰려있고, 중간에는 과목 세특이, 제일 마지막에 독서 활동이 몰려있죠. 그럼 앞에서 말한 ⓵에서 ⓻까지의 순서를 정리하면 ⓵⓷⓹⓸⓻⓶⓺ 순서대로 생기부에서 나타나겠네요. 뒤죽박죽 섞이게 됩니다. 심지어 저 사이사이에 다른 수많은 내용들이 함께 섞여있어요. ⓍⓍ⓵ⓍⓍⓍ⓷Ⓧ⓹ⓍⓍⓍ⓸Ⓧ⓻ⓍⓍ⓶Ⓧ⓺ⓍⓍⓍ 이런 식으로 내용들이 섞여 있게 되는거 죠.

생기부의 주인인 자신이 읽을 때조차 흐름이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데 처음 보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어떨까요? 

물론 평가하시는 분들은 그런 요소들을 찾아내는 것 또한 익숙하실 것이고, 생기부에서 스토리도 중요하지만 활동의 질이나 다른 부가적인 요소도 중요하니 저게 전부라는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여기서 그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되는지 길잡이가 있으면 더 좋지 않을까요?

그 길잡이의 역할을 해낼 수 있는 게 자소서라고 전 생각합니다. 1번 항목에서도 ‘고등학교 재학 기간 중’의 경험을 서술하라고 하잖아요. 우리가 어떤 활동을 적었을 때, 그것의 사실 여부를 판단하는 근거는 생기부에 있을 겁니다. 생기부를 바탕으로 우리가 해온 활동들을 적어 내려가면 됩니다.

아마 쓰다 보면 더 적고 싶은데 글자 제한 때문에 고민되기도 하시기도 할 겁니다. 자소서라는 하나의 글 속에서 중요한 부분만 골라 적으세요. 흐름을 해치는 내용은 없느니만 못합니다. 자소서에 나온 항목들만 평가되는 것도 아니고, 생활기록부도 평가의 요소이기 때문에 자소서에 적지 못했다고 해도 생기부에서 다 확인될 거라고 생각합시다.

자소서 쓸 때 학교 선생님께서 했던 말 중에 기억에 남는 것이, ‘이거 읽는 사람들은 하루종일 자소서만 수백 개씩 읽고 있을 텐데 얼마나 힘들고 지루하겠냐. 다 거기서 거기일 텐데. 그러니까 첫 문장을 임팩트 있게 적어라.’ 였습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저도 그렇게 적었습니다. 제가 자소서에 넣은 모든 활동을 관통하는 키워드가 있었는데, 이 키워드를 중심으로 자소서의 모든 내용을 정리하는 한 문장을 적었어요. 원래는 처음 시작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정말 고민이 많았는데 그러니까 글의 구조도 좀 더 안정적이게 느껴지더라구요. 그래서 전 1번 항목은 ‘정리 문장 / 활동 A 관련 / 활동 A-1 관련‘ 이런 식으로 구성했습니다.

2. 2, 3번 항목

2번 항목은 정말 말 그대로 인성 관련 항목이죠. 이 부분은 정말 본인 경험 근거로 쓰면 되는 거라 제가 자세히는 말을 못 해드리겠네요. 보통 봉사 활동, 학급위원, 행사 주최 경험 등에서 느꼈던 것 쓰더라구요. 저는 공동체 관련 대회를 팀별로 준비하면서 느꼈던 점을 작성했습니다.

3번 항목은 자신이 읽었던 책 중에 골라서 쓰면 됩니다. 전 인문학 책 1권, 진로 관련 학술적인 내용을 담은 책 1권 넣었어요. 2권 다 어려운 내용은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학교 선생님께서 웬만하면 생활기록부 독서 항목에 있는 책으로 넣으라고 하셨던 게 기억이 나네요.

‘책‘ 위주의 질문을 한 만큼 독서 항목의 모든 책은 아니더라도 3번 항목에 넣은 책에 한해서라면 완벽하게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혹은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했더라도 ’내가 정말 이 책에서 무엇을 느꼈는가‘. ’무엇을 얻었는가‘ 정도는 확실히 파악하고 들어가야 해요. 그리고 그것을 바탕으로 써야 합니다.

400자면 생각보다 정말 빡빡합니다. 질문에서부터 그냥 내용 요약만은 하지 말라고 했죠. 내용 요약은 이 책이 어떤 책이다~ 정도로만 소개하면 됩니다. 전 짧은 한 문장 정도 길이로만 책 소개하는 느낌으로 적었어요. 책을 읽게 된 계기도 짧게 한 문장 정도로만 넣었습니다. 

중요한 건 ’내가 거기서 어떤 것을 얻었는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책 읽게 된 계기+책 간략 소개 짧게 끝내고 ‘어떤 내용이 흥미로웠고 인상 깊었다’, ‘어떤 것을 느꼈다’를 적었고, 그래서 이를 통해 ‘그 이후 어떤 것을 했는지’, ‘그 이후로 어떻게 변했는지’를 중심적으로 적었어요. 질문도 ‘큰 영향을 준 책’인 만큼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가 꼭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3. 유사도 검사 및 맞춤법 검사

유사도 검사 한 번씩은 돌려보는 걸 추천해 드립니다. 유사도가 너무 높으면 탈락할 수도 있어요. 뭐, 다른 사람의 것을 베끼지 않은 이상 탈락할 수준으로 유사도가 높게 나오지는 않겠지만 굳이 불안 요소를 남겨둘 필요는 없으니까요. 무료로도 가능하니 인터넷에서 관련 사이트 찾아서 해봅시다.

맞춤법 검사도 돌려봅시다. 맞춤법 틀렸다고 ‘너 탈락’ 이건 아닙니다. 틀린 거 있어도 합격해요. 하지만 이런 중대한 일에 정말, 굳이, 틀린 맞춤법이나 띄어쓰기를 사용할 필요는 없습니다.

4. 자소서에 대해

가끔 글 자체를 잘 못 쓰는데 자소서는 어떡하냐고 걱정하시는 분들이 보이는데, 글 못써도 괜찮습니다. 이거 글 잘 쓰는지 평가하는 시험 아니에요. 중요한 건 내용입니다. 글을 잘 쓰면 내용이 더 잘 보이긴 하겠지만 잘 쓰지 않아도 충분히 전달되기만 하면 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소서에 대해 너무 부담을 가지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자소서가 평가의 모든 것을 결정하진 않습니다. 자소서 조금 못 썼다고 붙을 사람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에요.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성적이고, 생활기록부이고, 자신이 어떻게 3년을 살아왔는가, 그 과정입니다. 너무 부담가지지 마세요. 잘 쓰면 좋지만 못 쓴다고 떨어지지도 않습니다.

자소서도 중요하지만 수능도 중요해요. 자소서 빨리 끝내버리고 수능 공부 열심히 하시면 됩니다. 너무 부담가지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이 정도로 이만 글을 줄이겠습니다.

자소서 관련해서 질문 있으시면 해주세요. 제가 잘 들어오지 않다 보니까 자꾸 댓글 확인을 못 해서…. 이번에는 기간을 두겠습니다. 8월 13일 00시까지 댓글 달아주시면 그 이후에 들어와서 한꺼번에 확인하겠습니다.

요즘 날씨가 심상치 않은데 다들 몸조심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항상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