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유은강입니다. 벌써 9월 평가원 모의고사가 코앞으로 다가와버렸습니다. 

제가 공부할 때를 떠올려 보면 언제나 평가원 모의고사는 기분좋은 이벤트였던 것 같습니다. 

모의고사를 볼 즈음에는 공부가 완전히 되지 않은 상황에서 본다는 불안함과 성적이 잘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과 설렘 등 여러 감정을 많이 느끼게 되는데, 일상에 변화가 없어 무기력함과 짜증만이 느껴지는 따분한 수험 생활의 오아시스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여러 원인에 의해 발생한 슬럼프를 가장 확실하게 날려버릴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이번에는 공부법과 기출에 대한 글을 써보려합니다.

1. 공부법

사실 공부법이라고 거창하게 쓰기는 했지만, 딱히 할 말이 많지는 않습니다. 각자 듣고 있는 인강 강사가 제시하는 방법을 자신에게 맞는 방법으로 적용시켜서 공부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방법이 틀렸을까 하는 의문을 굳이 가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100일이 깨지기도 했고, 어차피 1-2타 강사의 방법은 틀릴 확률이 매우 낮습니다. 

국어 

국어는 제가 영어 다음으로 못하는 과목이라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제가 국어 문제를 푸는 방식은 좀 별로인 방식인데, 대부분 상위권 학생들은 지문을 읽어가며 중간 중간에 앞에 나왔던 내용을 조금씩 정리하며 내려가는 방식을 사용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냥 별 다른 생각 없이 중요한 것 같은 내용에 밑줄정도만 쳐 가며 쭉 읽었습니다. 그래서 지문을 읽는 속도는 빠르나 문제를 보고 다시 지문으로 돌아와 특정 부분을 다시 읽어보는 방식으로 문제를 풀었기 때문에 국어를 잘 하지는 못했습니다. 이런 방식은 시험이 좀 쉽게 나오면 고득점이 가능한 반면 어렵게 나오면 그대로 추락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22년도 9평이 쉽게 출제되어 100점을 맞았으나, 수능에서는 국어가 정말 어렵게 나오며 점수가 곤두박칠쳤습니다. 여러분은 저처럼 하지 말고 더 좋은 점수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수학

이제 슬슬 고득점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경지에 도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소위 말하는 킬러를 제외한 문제들은 약간의 고민으로 바로 풀어낼 수 있는 실력을 가져야 1등급을 바라볼 수 있습니다. 

비킬러 문제를 잘 푸는 방법은 따로 없습니다. 그냥 열심히만 하면 어느 순간 대부분 풀 수 있게 됩니다. 

어려운 문제를 만났을 때는 고민을 굉장히 많이 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시험장에서 고민해도 안 풀리는 문제가 나오면 과감히 건너뛰는 것이 좋지만, 공부하는 단계에서는 시간이 무척 많기 때문에 답지를 최대한 천천히 보며 다양한 접근 방법을 시도해 봐야 합니다. 

그 후 문제가 풀린다면 매우 좋은 것이지만, 그래도 안 풀릴 때가 있습니다. 저도 한 문제에 5시간 정도 써본 적이 있는데, 결국 안 풀려 해설을 봐야한 했습니다. 

이 때는 가급적 해설을 대충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보통 어려운 문제는 중요할 때 한 번의 힌트가 크게 작용하기 때문에, 해설을 적당히만 빠르게 보고 다시 스스로 생각해보며 문제를 풀어보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해설에 의한 일종의 스포일러를 방지할 수 있기 때문에 실력 향상에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문제를 푼 후에는 해설을 꼼꼼히 보며 내 풀이 과정과의 비교를 통해 실력을 추가적으로 쌓아야합니다. 

예를 들어 정말 악명이 높은 17년 수학 가형 30번의 경우, 저도 굉장히 많은 고민을 했지만 결국 풀지 못했습니다. 해설을 보고 나서야 식을 기울기 함수로도 볼 수 있다는 힌트를 얻었고, 그 후에야 풀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어렵고 한 번에 풀지 못한 문제들은 정답 오답에 상관 없이 체크를 해두고 생각 날 때마다 다시 보며 복습했습니다.

영어는 패스하도록 하겠습니다.

과탐의 경우는 이렇다 할만한 공부법이 따로 없는 것 같습니다. 

특히 제가 봤던 지구과학 1은 워낙 문제가 어려워서 틀린다기 보다 의문사를 당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저 모의고사를 많이 보는 것이 가장 좋은 것 같습니다. 

모의고사를 보고나서 틀린 문제들을 해설을 보며 정확하게 암기하며 공부하면 다음에 비슷한 유형은 비교적 간단하게 풀 수 있게 됩니다. 그 과정을 계속 반복하면 수능 시험에서도 고득점을 비교적 쉽게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저도 수능에서 지 1 의문사를 꽤나 당했기 때문에 저보다 더 철저하고 꼼꼼하게 공부하면 좋겠습니다.

생명과학 2는 지구과학 1에 비해 개념 암기가 좀 더 중요합니다. 저는 비킬러를 10분 내로 끝내는 것을 목표로 하였는데, 사실 이것은 다른 학생들에 비하면 조금 과한 시간투자일 수 있습니다. 비킬러 8분, 7분 목표로 하는 분들도 많이 보았습니다.

하지만 2과목을 하는 입장에서는 서울대를 목표로 하는데, 과탐 반영 비율이 그리 높지 않기 때문에 2-3등급을 맞아도 다른 과목으로 커버하면 서울대를 갈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도 비킬러에 비교적 많은 시간을 투자하여 확실한 점수를 챙겼습니다. 즉, 시험 점수의 저점을 높이는 전략이었습니다. 

남은 20분으로는 5-6개의 킬러를 푸는데, 솔직히 시험 당일의 운빨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킬러의 대장격인 코돈 문제는 저에게는 100% 찍기의 영역이었고, 다른 문제들 또한 케이스를 감으로 잡아가며 풀었기 때문에 운 좋게 점수를 잘 받은 것 같습니다. 

킬러 유형과 그에 대한 접근 방법은 인터넷에 검색하면 꽤나 좋은 자료가 있기 때문에 그것을 참고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도 많이 참고했습니다. 

2. 기출에 대해

옛날부터 공부가 하기 싫었던 제가 항상 하던 생각이 있습니다. 기출 문제라는 것은 전에 시험에 나왔던 문제이고, 그렇다는 것은 앞으로 우리가 볼 시험에는 절대로 나오지 않는 문제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왜 이런 기출 문제에 목숨을 걸고 공부하는 것일까요? 

저는 실제로 이 의문을 가지고 고등학교 내신 때 기출 공부를 소홀히 했고(물론 그렇다고 다른 공부를 열심히 한 것은 아닙니다.) 그 결과는 아주 처참했습니다. 하지만 고 3 때도 저는 기출 문제에 별 다른 감흥이 없었습니다. 

제가 어차피 안 나오는 문제들이라고 생각한 반면에 인강 등에서는 항상 기출만을 강조했습니다. 제가 봤던 22 수능을 기점으로 소위 말하는 기출 무용론이 조금씩 퍼지기 시작했으나 제가 공부할 때만 하더라도 기출은 거의 수능계의 성경, 코란이었습니다. 수학같은 과목에서는 기출의 중요도를 그렇게까지 따지지는 않았는데 국어 과목에서는 기출 숭배가 매우 심했습니다. 

여기까지 보면 제가 기출을 천시하는 것 같지만, 그렇다고 저도 기출을 무시할 수는 없었습니다. 어떻게 일개 수험생이었던 제가 평가원 기출을 무시하겠습니까. 기출, 누구나 알다시피 매우 중요합니다. 

다만 제가 말하려는 것은 그 중요함의 방향성입니다. 기출이 다시는 나오지 않는 문제임에도 중요한 대접을 받는 이유는 그 문제를 만든 기관이 평가원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기출은 퀄리티가 매우 좋은 n제와 크게 다르지 않다 생각합니다. 

즉 우리가 기출을 공부하고, n회독하고, 분석하는 이유는 평가원의 출제 기조를 파악하여 다음 시험 문제를 예측하려 함이 아니라, 그냥 실력을 높이기 위함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퀄리티가 좋기로 유명한 드릴같은 n제를 3번 정도 다시 보며 각 문제에 사용한 아이디어 등을 정리하며 공부했습니다. 저에게는 기출 문제들 또한 이러한 사설 n제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문제들을 다시 보며 사용한 아이디어 등을 정리했고, 평가원이 출제한 문제인 만큼 퀄리티가 가장 좋기 때문에 다른 n제 문제들보다 회독을 몇 번 더 했을 뿐입니다. 

중요한 시험들을 앞두고 그 직전에 기출 문제들을 다시 한번 보는 이유 또한 간단합니다. 그저 퀄리티가 좋은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굳이 그 속에 담긴 의미들을 하나하나 해체하고, 분석하고 해봤자 어차피 시험에는 그 문제가 절대 나오지 않습니다. 

저는 이 때쯤이면 이미 대부분의 기출을 3번 정도 봤었기 때문에 기출 문제를 다시 봐도 그 내용과 풀이 과정이 대강 그려지는 상태였습니다. 그렇기에 9평 전에 점검하는 단계에서는 기출을 가볍게만 훑은 뒤 퀄리티 좋은 n제와 사설 모의고사를 풀어보는 것을 더 추천하고 싶습니다. 

물론 수능을 겨우 한 번 겪은 저의 개인적인 생각이기 때문에 당연히 제 생각이 틀릴 수도 있습니다. 다만 제가 봤던 22 수능에서는 기출만 맹신하다 크게 데일 수 있는 시험이었기 때문에 이런 생각이 좀 더 굳어진 것 같습니다. 고작 한 번의 시험 본 것으로 쓴 다소 주제넘는 글이 된 것 같기도 하지만, 예쁘게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9평 다들 잘 봤으면 좋겠습니다. 9평이 끝나면 슬슬 개강을 할 것 같은데, 저도 좀 더 열심히 살아보려 합니다. 다들 화이팅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