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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번째 즐거운 편지

이름 : 이강  스크랩
등록일 :
2022-09-12 22:09:19
|
조회 :
28,564

 주의! 깁니다. 이번에도 목차를 달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선생님들께 보내는 여섯 번째 즐거운 편지, 18기 목표달성 장학생 이강입니다.

공부법 칼럼이 나뉘어지게 되어 링크를 걸어놓습니다.

 목차

3. 영어 영역

3.1. (수능) 영어 영역은 독해가 핵심이다

3.2. 6월과 9월을 분석해서 약점 파악

3.3. 끊어 읽기

4. 사회탐구 영역

4.1. 세계사

4.1.1. 흐름 외우기

4.1.2. 연도 외우기 (feat. 쉬어가는 시간)

4.1.3. Back to the Basic (feat. 다시 진지 모드)

4.2. 정치와 법

4.2.1. 법 파트의 강화와 6평, 9평 약점 파악하기

4.2.2. '자신'을 대입하라

5. 9월 모의고사


 드디어 마지막 공부법 칼럼이네요. 지금까지 두 달간 시즌이 겹쳐 다른 주제를 다루었는데, 영어와 사회탐구 과목으로 공부법 칼럼을 마무리지으려고 합니다. 다음 달부터는 멘탈 관리와 수능 관련, 그 이후로는 수능이 끝나기 때문에 그 후 어떤 생활을 해야 할지 등 조언하는 것으로 칼럼 후반부를 장식해 볼 겁니다. 혹시 더 좋은 주제가 있다고 생각하시는 선생님은 댓글로 알려주세요!

 이번 칼럼은 저에게는 사실 두 가지 의미에서 힘든 주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어는, 학과 때문에. 대단한 게 없는데, 뭔가 대단한 걸 써야 할 것 같다는 강박이 들 정도네요. 제가 생각하는 수능 영어를 중심으로 작성하였는데, 학생 선생님들이 괜찮게 봐 주시면 좋겠어요. 사회탐구는, 제가 이른바 '마이너 과목'만 공부해서 많은 분이 읽어주실지 의문이라. 저는 세계사와 정치와 법을 수능에서 본 사람입니다. 아마 사회탐구는 가볍게 다룰 것 같네요. 이전 칼럼들로부터 이어지기 때문에 이번 칼럼은 3번부터 시작합니다.

3. 영어 영역

 다른 과목과 차별점인 영어 영역 최대의 장점은, 문제 유형과 순서가 정해져 있다는 것입니다. 눈을 감고 국어 22번 문제를 생각했을 때와, 수학 22번 문제를 생각했을 때, 또 영어 22번 문제를 생각했을 때는 다르지요. 영어는 번호에 맞게 유형이 정해져서 나옵니다. 유동적이어서 행동 강령을 만들기 힘든 다른 과목과는 차별점이 생기지요. 그래서 9월 모의고사까지 보면서, 행동 강령을 만들어 놓으신 분들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자면, '듣기가 끝날 때, 나는 독해 몇 문제(심지어 몇 번 문제) 정도를 풀어놓은 상태다.'와 같은 것 말이지요. 듣기 상황에서 몇 문제까지를 풀지, 독해 순서는 어떻게 할지는, 각자 선택하신 방법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또 저 역시도 조정식 선생님께서 추구하는 방향을 따라하기도 하였습니다. 시험 중 제일 정형화가 쉬운 시험이니만큼, 영어 행동 강령은 꼭 만드시고 수능 시험장에 들어가셨으면 좋겠습니다. (혹시 아직까지도 못하신 분이라면, 10월 전까지는 만들어서 10월 학력평가에는 꼭 적용시키고 들어가시길 바랍니다.)

3.1. (수능) 영어 영역은 독해가 핵심이다

 수능 영어에서 가장 중요한 역량은 '독해'입니다. 저는 내신 영어, 수능 영어, 일반 영어가 다르다고 믿는 사람입니다. 각각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이 다르다고요. 수능은 '대학' 입학 시험이기에 독해 능력을 체크하는 것이 어찌 보면 당연합니다. '문법이 중요하지 않은가?'라는 질문은 화두이지만, 일단 '수능'에서는 우선순위가 밀립니다. 공인 영어 시험처럼 빈칸 문제에서 문법 사항을 가지고 '장난치지는' 않으니까요. 문법은 29번 문법 문제를 제외하고, 직접적으로 물어보는 문제는 없습니다. 적어도 쉼표(,) 뒤에 관계대명사 that이 쓰일 수 없다는 것을 몰라서 29번 외에 다른 문제를 틀리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또한, '29번 문제'에서 나오는 유형도 정형화되어 있습니다. 뜬금없이 have에 밑줄이 그어져 있으면, 우리는 무엇을 생각할까요? 저는 아마 '수 일치' 혹은 '병렬 구조'를 가장 먼저 떠올릴 겁니다. 그럴 때는 근처의 수식어구를 빼고 필요한 문장 성분을 파악하는 것이지요. ('수 일치'의 경우에는 '주어', '병렬 구조'의 경우에는 '같이 걸리는 동사') 여기서도 알 수 있는 점은 '독해'가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독해가 되어 있지 않으면 무엇이 무관한 문장 성분인지 알 수 없을 것입니다. 선생님들께 익숙할 문장을 예로 들어 살펴봅시다. 이번 9월 모의고사의 29번 문제입니다.

 Employees also need to know when to rely on their organizations’ policies and codes of ethics or ③ have discussions with co-workers or managers on appropriate conduct. 

굳이 제 의도와 연관시켜 해석하자면, have가 need와 병렬인지, to know와 병렬인지, to rely와 병렬인지, 무리하게는 codes of ethics와 병렬인지를 알아내기 위해서는 독해를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문법 문제도 결국 '독해'가 기반이 된다는 것에서, 수능 영어는 독해가 모든 것을 좌우함을 알 수 있습니다.  이번 6평의 24번 문제 중 'The team consists of at least one robot and one human and is often called a mixed team because it is a mixture of human and robot agents.'란 문장이 있었습니다. 여기서 '팀이 최소 한 개의 로봇과 한 명의 사람으로 구성되었고, 인간과 로봇 행위자의 혼합이기 때문에 혼합 팀이라고 불렀다'는 내용을 해석하는 데에 자동사와 타동사는 상관이 없습니다. consist가 자동사이기 때문에 수동태가 불가능하다는 '문법적 지식'은 이 문장 자체를 독해하는 데에는 의미가 없습니다. 

 물론 문법을 아예 하지 말라는 것은 아닙니다. 독해에 필요한 문법 사항은 숙지를 해 놓고는 있어야 합니다. 절을 어떻게 나누어야 하는지 기본적인 지식들을 갖춰놓거나, 의미 해석에 문제가 없을 정도의 문법 사항을 숙지해 놓으시면 문법은 충분합니다. 굳이 6평 31번 문제를 풀며, 'For example, Wade Guyton, an abstractionist who uses a word processing program and inkjet printers, does not call himself a computer artist.'라는 문장에서 an abstractionist ~ printers를 괄호 안에 넣고 '삽입절'이라고 쓰거나, who 앞에서 화살표로 an abstractionist로 가게 해 놓고 '주격 관계대명사' 이럴 필요는 없다는 것이지요. 그저 who 이하가 abstactionist를 수식한다는 것, 그것만 알면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참고로 삽입절은 바쁘면 건너뛰는 게 맞지만, 저는 지문에 나온 모든 문장을 다 읽는 성격이라 읽어보기는 했습니다. 자신이 삽입절 중에 문제 풀이가 일차적인 관련이 없다고 생각하시면 제외하셔도 됩니다.)

3.2. 6월과 9월을 분석해서 약점 파악

 6월과 9월을 거쳐오면서 자신의 약점을 파악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자신이 자주 틀리는 문제 유형도요. 보통 많이 틀리고, 어려워하는 부분은 '빈칸 문제' 혹은 '순서ㆍ삽입 문제' 등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조정식 선생님도 '확실해!' 강좌로 만들어 놓으신 부분이기도 하고, 저도 6평에서 그 부분이 부족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요. 그러나 이외에도 자신이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그 부분에 관련된 강좌를 듣는 것이 좋습니다. 약점이라는 것은, 그 부분에 대한 전략을 만들어 놓기도 하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다른 사람들이 보통 틀리지 않는 부분이 약점이라고 생각하시는 분은, 수능특강이나 수능완성을 풀어가며, 딱히 안 되면 영어 기출이라도 풀면서 그 부분을 맹연습하시는 것이 필요합니다. 만약 영어 기출이 떨어진다면, 저는 사관학교 기출 문제도 추천해요. 자신이 문제점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을 한 문제라도 더 풀어보며, 어디가 부족한지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틀린 부분은 꼭 왜 틀렸는지에 대해 표시를 해 두시고, 나중에 다시는 실수하지 않게 그 '틀린 이유'를 모아보세요. 영어 오답노트는 풀이를 복기할 필요까지는 없고, 틀린 이유를 알고 그 부분을 보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3.3. 끊어 읽기

 끊어 읽기는 조정식 선생님께서 말씀하시는 '문장 Chunk를 나누라'와 비슷합니다. 이제 다만 저는 조금 더 나아가고자 합니다. 그것은 자신의 이해 단위에 맞게 표시하라는 것입니다. 보통 사람들은 문장에 '/'를 해 가며 나눌 때 규칙을 만들어서 사용합니다. 보통은 동사 앞에 한 번, 부사어 앞에 한 번 등이지요. 다음 문장을 그런 방식으로 살펴볼까요? 6평 35번 문제입니다.

  If the rival / is likely to win the fight, / then the optimal decision / would be to give up immediately / and not risk getting injured.

저는 이렇게 나눕니다. 

  If the rival / is likely to win / the fight, / then the optimal decision would be / to give up immediately / and not risk / getting injured. //

보시다시피, 큰 규칙은 없습니다. 그저 읽으면서 제가 이해할 수 있는 단위로 끊는 것입니다. 그래서 처음 읽을 때와 두 번째 읽을 때의 표시가 달라지기도 합니다. 아마 복습하며 읽을 때는 다른 방식으로 끊을지도 모릅니다.

  If the rival is likely to / win the fight, / then the optimal decision / would be / to give up immediately / and not risk / getting injured. //

이런 식으로 말이지요. 특히 제가 공부했을 때를 살펴보면 동사 관련 관용구는 끊는 것이 애매하여 그때그때 기분에 따라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위의 예에서, 처음 읽을 때는 is likely to가 주어와 한 눈에 들어오지 않아 끊어서 읽었다고 해 봅시다. 그런데 긴 시간이 지나고, 이 글을 잊었다고 가정을 해 봅시다. 그런데 그때는 뭔가 앞 문장에 집중이 되어 '경향성 파악'에 관한 관용구가 눈에 잘 들어온 셈입니다. 그러면 그때는 이것을 끊지 않을 수도 있겠지요. 이렇듯 문장을 끊어 읽을 때는 정해진 규칙 같은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지금 이미 정해진 규율을 깨기는 힘들 것입니다. 그럴 때는 자신이 생각한 끊기 방법에 자신의 해석을 일치시켜 보세요. 3.3.의 첫 번째 예시 문장에서 적용한 방식의 의미 단위에 자신을 적응시키고 그대로 해석하세요. 무엇이 되었든, 자신에게 편하고 잘 맞는 방식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건 제 하나의 방법이었을 뿐입니다. 보시면, 그래도 기본적인 끊기 방법에 대한 원칙 하에서 변용을 허용한다는 것을 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and 앞에서는 반드시 끊어준다는 식의 규칙이 저에게는 있습니다.) 자신의 해석이 끊기는 곳, 그곳이 '/'를 그릴 지역인 것입니다. (여담으로, 문장별 끊기 '//'는 해 주시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렇게 해 놓지 않으면 문장이 어디서 끊기는지 한 눈에 들어오지 않아 의미 해석 단위를 찾기가 힘들더라고요.)


4. 사회탐구 영역

 사회탐구 영역은 마이너라고까지 할 수 있는 세계사(작년 수능 17,552명 응시)와 정치와 법(작년 수능 26,007명 응시)을 공부하였습니다. ('정치와 법'에 관심을 기울여주세요... 마이너가 될수록 표준점수가 어려워집니다... 작년 수능 만점이 표준점수 63점...)

4.1. 세계사

 외우는 게 답입니다. 무책임해 보이지만, 사실입니다. 국어는 시간을 무제한으로 주면 풀 수 있는 문제가 늘어납니다. 당황스러운 헤겔 지문도 풀 수 있을 때까지 시간을 준다면 '이론적으로는' 푸는 것이 가능하지요. 하지만 난징 조약에서 홍콩을 할양했는지, 주룽 반도를 할양했는지, 아니면 연해주를 할양한 것인지 헷갈린다면? 시간을 무제한으로 주어도 풀지 못합니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외우는 것은 고통스러우니까, 여러 가지 방식으로 '미친 듯이' 외우는 것을 생각해 봐야 할 것입니다.

4.1.1. 흐름 외우기

 세계사에서는 큰 조각을 하나 만들어 놓고, 다른 조각을 맞추어가는 퍼즐 형식이 중요합니다. '흐름 외우기'가 세계사에서는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연도가 생각이 나지 않아도 흐름을 외워두면 몇 가지 문제는 풀 수 있습니다. 생각해보면 합리적인 순서가 있게 마련입니다. 베이징 조약과 신축조약을 예시로 들어봅시다. 쇄국 중이던 나라를 개항시킬 때, 베이징에 공사관을 먼저 설치하게 할지 열강 군대를 주둔시킬지를 정해야 한다고 생각해 봅시다. 보통은 합리적인 경우, 공사관을 설치하게 하여 외교적으로 접근한 다음, 무슨 일이 촉발되어 군대를 주둔시키는 과정을 거칠 것입니다. 베이징 조약(1860)과 신축조약(1901)의 순서를 알고 있다면, 베이징 조약이 공사관 설치, 신축조약이 열강 군대 주둔이라고 연결할 수 있습니다. 또, 외교적인 문제는 그럴 듯한 '명분'이 있어야 합리화됩니다. 열강이 청에 군대를 주둔시킬 때 뜬금없이 야욕을 드러내며 하지는 않겠지요. 그러니 그 전에 열강에서 온 본국인들이 청에서 무슨 일을 당했어야 합니다. 1900년 의화단 운동이 그것이지요. 따지고 보면, 본국인들이 청에서 무슨 일을 당하려면 청에서 살고 있어야 하고, 또 그러기 위해서는 외교적인 관계가 전제되어야겠지요. 이런 점에서도 흐름 파악은 가능해집니다.

 모든 사건은 연관되어 있습니다. 아무런 피없이 아우크스부르크 화의(1555)나 베스트팔렌 조약(1648)으로 종교의 자유를 허용했을까요? 무언가 종교 전쟁이 있었던 것입니다. 또, 아직 영국의 교회가 가톨릭에서 독립하지 않은 시점에서 국교회로 통합이 가능할까요(수장령과 통일령)? 물론 이 연관성으로도 해결되지 않는 문제가 있습니다. 흐름 파악의 맹점은, 바로 연도를 외워놓지 않으면 다른 사건과의 연결이 힘들 수 있다는 것에 있습니다.

 이번 9평 19번 문제를 기억하신다면 뼈저리게 깨달을 수 있는 것이 연도 지엽 문항입니다. (2달 차이로 답이 갈림.) 엄격하게는 흐름으로도 파악이 가능합니다. 소련이 참전하기 전이긴 하지만, 이제 소련이 대일 전선에 관심을 가진다는 것에서 독일이 어느 정도 정리되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지요. (독일이 항복한 후였음.) 하지만 이외에도 연표 문제는 연도를 잘 외워놓지 않으면 힘들게 나오기도 합니다. 특히 지문에서 실컷 유럽의 상황을 설명해 놓고, '이때 인도에서 있었던 일은?'과 같은 문제를 낼 때가 대표적이지요. 작년 수능에서 연표 문제는 까다롭다고 생각될 정도로 나오지는 않았지만, 연표 문제는 언제든지 킬러 문제로 사용될 염려가 있어 적어놓겠습니다.

4.1.2. 연도 외우기 (feat. 쉬어가는 시간)

 사실 연도 외우기는 '무조건' 외워야 합니다. 그러나 저는 연도는 정말 재미있게 외웠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수험 생활에 물들면 얼마나 삶 자체가 수능으로 귀결되는지를 보여주는 반증이라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먼저, 큰 것에서 시작하는 방법입니다. 연표를 정리해 놓은 책을 보면, 한 눈에 들어오는 사건이 있을 것입니다. 대표적으로 1543년(5, 4, 3이잖아요. 이게 뭐가 한 눈에 들어오냐고 항의하실 수도 있는데, 다른 사건들을 보다보면 정말 고마운 연도임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에 코페르니쿠스가 『천체의 회전에 관하여』를 발표하였습니다. 그럼 이 장은 이 한 사건을 중심으로 생각하는 겁니다. 예를 들어 『천체의 회전에 관하여』였으면, 거기서 3년을 빼고 1540년에 예수회 인가, 다시 6년을 빼고 1534년에 예수회 설립과 수장령. 그러면 백지 상태에서 시작하는 것보다 하나의 기준점이 생겨서 외우는 단위가 생기게 됩니다. 이것의 맹점은 기준점을 잘못 외우면 다 잘못 꿰어진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헷갈릴 수 없는 대사건(대항해 시대의 경우 1492년 콜럼버스의 항해)을 기준으로 하거나 자신이 확실하게 기억할 수 있는 사소한 것이라도 잡고 늘어져야 합니다. (저는 16세기를 외울 때, 1536년 칼뱅의 『기독교 강요』를 기준점으로 삼았습니다. 사유는 36이라는 숫자를 너무 좋아해서...) 그렇게 외워가다 보면, 같은 해에 있었던 일들은 같은 '서랍장'에 저장되게 됩니다. 이 문단은 처음 보면 상당히 어이가 없을 것입니다. 그 큰 것을 하나를 기준으로 어떻게 연결하느냐. 그러나 다시 말씀드리지만, 여러 단위의 연합이 거대한 하나의 집합체를 통째로 외우는 것보다는 효율적일 것입니다.

 여담이지만, 정말로 고마운 사건들이 있습니다. 10년 단위로 끊기는 사건들이 첫 번째입니다. 대표적으로 문화 대혁명은 1966년부터 1976년 동안 지속되었습니다. 소련-아프가니스탄 전쟁은 1979년부터 1989년까지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우리와 연관있는 해에 있는 사건들도 외울 때 고맙습니다. 우리가 태어난 해라던가, 부모님께서 태어난 해 등. 거기서 100년을 빼면 19세기까지도 연관해서 외울 수 있을 것입니다. 아니면 그저 알고 있는 사건이 일어난 해와 연관지어 외울 수도 있을 것이지요. (알고 있는 워터게이트 사건이 1972년이라는 것을 바탕으로, 닉슨의 중국 방문이 같은 해였다는 것을 연상해 낸다거나...) 암기 상황에서는 정말 별별 방법을 동원하게 됩니다.

 제가 외웠던 방식 중 제일 흥미로웠던 것은 '번호판 암기법'이었습니다. 저는 연도 암기를 아마 3-4달 지속하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동안 저는 길거리에서 만난 모든 자동차들의 번호판에서 기억해낼 수 있는 모든 연도를 추출해내었습니다. 지나가던 차 번호가 무작위로 '6832'였다고 해 봅시다. 그럼 저는 실제로 생각했습니다. '음, (6)832, 1832, 영국 1차 선거법 개정...' '9962',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심한 경우, '8733', '733, 1 제하고 732, 투르ㆍ푸아티에 전투.' 이렇게까지 강박적이진 않더라도, 무작위의 숫자를 떠올려보고 거기에 연도를 적용해 보는 훈련을 평소에 하는 것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뜬금없이 '맘루크 왕조 정복'이라는 글귀가 보이는 순간, '1517'이 떠오를 때까지 반복, 또 반복하시면 됩니다.

 위의 암기법들은 반쯤은 비현실적일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실제로 저렇게 외웠습니다. 흥미를 위해 저의 이상한 방법들을 말씀드렸지만, 사실 제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암기 프로세스를 찾아서 적용하고, 그게 무의식적으로 튀어나올 수 있을 때까지 반복하라는 것입니다.

4.1.3. Back to the Basic (feat. 다시 진지 모드)

 조심해야 할 것은 그렇게 연표에만 빠지다 보면 초심을 잃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10월 학력평가 때까지 열심히 4.1.2.의 행동들을 반복하다가 정작 베이징 조약에서 주룽 반도 할양인지, 홍콩 할양인지를 헷갈리기도 하였습니다. 10월 모의고사 직전에도 그리스 독립전쟁의 연도를 외우다가 정작 공의회의 내용에서 혼동을 일으키기도 하였습니다. 결국은 위와 같이 흐름과 연도도 중요하지만, 결국 세계사 시험의 Basic은 '내용'입니다. 생각해 보면 세계사 시험에서 연도 킬러 문제는 한 개 내지 두 문제 정도로 적고, 나머지는 내용 관련 문제라는 것입니다. 연도 문제는 등급 굳히기에 사용해야 합니다.

 세계사의 내용 문제 유형은 크게 세 가지 정도로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배경' 묻기, '인물' 묻기, '사건' 묻기. 배경 묻기는 다시 '왕조' 묻기와 '나라' 묻기로 나뉩니다. 각각 왕조에서 특징적인 것, 즉 대표적인 왕과 그의 업적, 주변국과의 관계, 그리고 멸망 원인 등을 파악해 놓아야 합니다. 나라 문제는 각 나라의 특징적인 사건들이나 관계들을 파악해 놓으면 좋겠지요. 나라끼리의 충돌과 같은 경우는 외워두시면 가끔씩 선지가 보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영국-프랑스의 파쇼다 사건이라던가...) '인물' 묻기는 보통 '왕' 묻기나 '지도자' 묻기가 나오니까, 배경 문제하고 연관지어서 생각하시면 됩니다. 예를 들어, 오스만 제국의 셀림 1세와 술레이만 대제를 구분할 수 있으면 됩니다. '사건' 문제는 '전쟁' 묻기와 '조약' 묻기 등이 어려운 문제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당연히 '전쟁'의 원인과 결과, '조약'의 내용과 체결국 등을 외워두는 것이 좋겠지요? 보통 이 세 가지에서 단서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인물'을 묻는 문제는 '왕조'에서 있었던 일을 키워드로 제시해주는 등의 일이지요. 이번 9평 세계사의 6번 문제에서 '데칸 고원 이남을 정복'이라는 키워드와 '타지마할' 등으로 '아우랑제브'였다는 것을 추론해 내는 등의 일이지요.

 사실 길게 썼지만, 메가스터디에서 세계사를 공부하는 선생님들은 굉장히 잘 해내고 있으리라고 믿습니다.

4.2. 정치와 법

 정치와 법은 이른바 '고인물'이 많기로 유명한 과목입니다. 그래서인지, 한 문제를 틀려도 등급이 떨어지는 결과를 낳을 수 있기에 부담이 큰 시험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4.2.1. 법 파트의 강화와 6평, 9평 약점 파악하기

 지난 수능에서 오답률이 높거나 변별력이 높은 문제들을 생각해 보면, 법 부분이 많았습니다. 전통적인 킬러 문제였던 선거 분석 문제를 제외하면 민법, 형법, 노동법에서 골고루 어려운 문제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법과 관련해서는 자신의 '개념 노트'를 만들어두시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특히 경우의 수를 나눠서 각각의 경우에 해당하는 법적 지식을 대응하는 방법도 좋을 것 같네요. 6월 모의고사와 9월 모의고사를 거쳐오면서 확실히 약점이 있는 부분을 파악하셨을 거에요. 그 부분은 기출 문제에서 틀린 선지를 고쳐보는 것도 좋겠네요. 혹은 경우를 따라가며 생각을 되짚어보는 등의 방법으로 훈련해야 한다고 봅니다. 가끔씩 가다보면 경우에 OㆍX로 표시되어 있는 표가 제시된 문제나 플로우차트 식으로 제시된 문제가 있을 것입니다. 보통 미성년자 계약 관계나 상속 문제 등이 이런 것 같습니다. 저는 미성년자 계약 문제와 형사 절차 방식이 어렵다고 생각하던 적이 많았는데, 이 부분의 문제들을 살펴보며 흔히 나오는 함정들을 파악하여 대비하는 것도 좋습니다.

 그리고 법 파트에서 중요한 것은, 말 한 마디 한 마디를 잘 신경써야 한다는 것입니다. 시점 파악도 잘 하셔야 하고요. 보기 ㄹ에서 형 확정이 되었는데 ㄷ 시점에서 형사 보상 청구권을 신청할 수 있느냐를 묻는 문제도 출제된 적이 있으니까요. 집행 유예와 선고 유예는 아직 형이나 선고를 받지는 않았지만 유죄라는 것 등등... 사소하지만 흘낏 보고 넘어가거나 상식 선에서만 풀고자 하면 함정에 빠지는 부분도 있으니 법 부분은 반드시 Wording 하나하나 신경 쓰며 봐 주셔야 합니다. 민법과 형법이 비슷하지만 다른 경우도 있으니 조심하세요. (예를 들어, 정당'행'위는 민법의 조각 사유일지, 형법의 조각 사유일지는 잘 외워두셔야 합니다. 형법에는 해당하는데 민법에는 해당하지 않는 경우가 있을 수도 있으니까요.)

4.2.2. '자신'을 대입하라

 하나 흥미로운 것은, 정치와 법에는 선생님들을 대입할 수 있는 상황이 많은 것 같아요. 특히 미성년자 계약이나 연소 근로자 노동 문제 같은 경우는 말이죠. 한 살 어린 후배나 한 살 많은 선배 아무나 상정해 놓고 각각의 경우에 대입하면 좋을 것입니다. 대개의 경우 고3 선생님들께서는 생일이 지났으면 만 18세일 것입니다. 만 18세는 정말 연관된 법적 개념이 많은 시기입니다. 연소 근로자는 아닌데, 미성년자입니다. 결혼 가능 연령인데, 미성년자라 혼인 시 성년의제도 가능하지요. 동시에 형법 상으로는 잘못했을 때 특이사항이 없으면 처벌받을 수 있는 연령, 소년 사건이 아닐 수 있는 연령입니다. 결국 시험 보기 전에는 모든 상황을 '자신'에 대입하여 공부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이라고 봅니다. 자신과 연관지어 생각해보면, 어려운 법 지식도 자신에게 조금 더 가깝게 느껴질 수 있을 테니까요.

5. 9월 모의고사

 이상으로 공부법 칼럼을 마쳐봅니다. 한 주제 한 주제 가볍게 쓰자고 한 것이 세 달 정도로 늘어났네요. 6월 모의고사 대비로 쓰다가 9월 모의고사가 끝난 시점까지 작성하고 있는 이 칼럼은 그래서 마지막 항목이 9월 모의고사입니다.

 모두들 9월 모의고사를 보고 싱숭생숭할 겁니다. 수시를 쓰는 선생님들은 이제 자기소개서 마감철, 즉 수시 원서를 낸 상태겠지요. 정시를 쓰는 선생님들은 이제 '연습'은 끝났다는 심정이실 겁니다. 최저를 맞춰야 하는 몇몇 수시 선생님들은 마음이 함께 불편하겠지요. 그래서 자신이 약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파헤치려고 하실 겁니다. 약점 공략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 저도 반대는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번 9월 모의고사를 생각해 보죠.

 한국사 시험. 최근의 난이도와는 다르게 어려워지는 추세더군요. 세계사를 선택하신 선생님들도 어려워진 세계사의 난이도에 놀라셨을 겁니다(19번). 한국사는 그 동안 쉬울 것이라고 생각했기에 별로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신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절대평가니까요. 세계사도 연도만 계속 외우면 되는 분들도 많으셨을 겁니다. 그렇지만, 이제 9월 모의고사는 지엽적인 것까지 묻는 형식으로 우리 앞에 '선전포고'를 하였습니다.

 저는 수험 기간에도 '인간성'을 유지하고자 노력해야 한다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의 '인간성'을 지키더라도 고3은 수능을 위한 기간인 것은 맞습니다. 19살은 꿈을 꾸어야 하는 나이이지만, 고3은 꿈을 맞춰야 하는 나이인 것이지요. 이제 두 달 남았습니다. 두 달만 줄어드는 D-n의 모습을 보며 하루하루가 흘러가는 것을 보고 계실 겁니다. 자신의 모든 삶을 수능에 맞추어야 할 시기가 도래한 것입니다.

 그럼에도, 저는 선생님들께서 최소한의 '인간성'을 유지하는, 멘탈 관리 방법을 만드셨으면 합니다. 저는 수험 기간 동안 '물질화'의 기간을 겪었던 적이 있기에, 선생님들께서 이렇게까지는 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그래서, 다음 달에는 멘탈 관리 방법에 관한 이야기를 써 볼까 합니다.

 
 쓰다보니 5번 항목이 딱딱하게 쓰였네요. 아무래도 9모가 끝나고 선생님들께서 약점을 잘 파악하시고 그 부분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씀드리려다가 저마저 갑자기 경직되었네요. 생각대로면, 다음 달에는 멘탈 관리 방법을 써 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다음에는 피가 끓어넘치는 칼럼이 되기를 바라며, 공부법 칼럼을 마칩니다.


세 줄 요약

1. 영어는 문법이 아니라 '독해'가 핵심. 자기가 할 수 있는 단위로 끊어서 해석하자.
2. 세계사는 연도도 외워야 하지만 결국은 내용이 핵심이다. 정치와 법은 자신을 대입하여 해석해보자.
3. 9모가 끝났다. 최소한의 '인간성'은 지켜야 하지만, 수능에 삶을 잠시만 집중해 보자.

(여담) 2학기 수업을 듣다가, 교수님께서 저희를 '선생님'이라고 호칭하시더군요. 미래에 반드시 훌륭한 사람들이 될 것이라고 그러신다고 하십니다. 그러고 보니, 지금 이 칼럼을 읽고 계실 후배님들도 마찬가지로 반드시 훌륭한 사람들이 되실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칼럼에서 '여러분'을 '선생님들'로 부르려고요. 언제나 존경받고 있다는 마음을 가지시길 바랍니다!

 그럼 저는 다음 달에도 즐거운, 유익한 내용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저는, 일곱 번째 즐거운 편지로 돌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2년 09월 12일,

진심을 담아,

이강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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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이강 멘토

  • ○ 서울대 영어영문학과 22학번
  • ○ 인문계열 / 수시전형
  • ○ 메가스터디 18기 목표달성 장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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