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메가스터디 18기 목표달성 장학생 이화여대 의예과 노예린입니다.

칼럼 주제를 한참 고민하다가 벌써 9월 말이 되었네요. 오랜 시간 달려왔고, 지치기 쉬운 시기이죠? 여태까지 공부법에 대한 글만 올리다가, 오늘은 오랜 시간 부담과 불확실성을 견디며 달려왔을 여러분을 위해, 진심을 담아 위로와 응원의 말을 전하려고 해요. 따듯한 말을 잘 하는 편이 아니지만, 여러분들은 스스로를 괴롭히지 않는 수험생활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 전달되었으면 합니다!

우선 제가 작년에 겪었던 슬럼프와 극복했던 과정을 얘기해드릴게요.

 작년 이맘때쯤에 제가 1년 중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가장 힘든 시기를 보냈던 기억이 나네요. 9월 모의고사에서 받은 예상치 못한 점수와, 학교에서 일어났던 불미스러운 사건 사고들이 겹쳐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었어요. 할 수 있는 최선으로 9모를 준비했지만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아 그때부터 ‘내가 이렇게 공부한다고 해서 의대를 갈 수 있을까?’하는 불확실성도 배가 됐구요. 하루에도 몇 번씩 실모와 n제를 풀었지만, 마음에 들지 않는 결과가 나올 때마다 저를 자책했고 불안해하며 저를 몰아세웠습니다. 목표가 높고 욕심이 컸던 만큼 저를 채찍질할 때가 많았고, 매번 문제를 풀 때마다 ‘무조건 잘해야한다, 무조건 목표치에 도달해야한다’는 생각을 가져 하루종일 긴장 상태로 지내곤 했습니다. 그렇게 강박을 안고 살다시피 지내면서 건강도 자연스레 무너졌어요. 밥을 먹다가도 숨이 턱 막히는 기분에 소화가 안 되었고, 일주일에 한 번씩은 머리가 너무 아파 반나절을 날렸던 것 같아요. 이맘때쯤엔 재작년보다 살도 10kg가 빠져있었고, 체력 문제로 공부를 더 하고 싶어도 못했던 적이 많았어요. 그럼에도 맘을 놓으면 풀어질까 저를 괴롭히는 강박을 버리지 못했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그리 강박을 가질 필요가 전혀 없었는데도요.

그렇게 한창 강박 속에서 공부를 하다 너무 지치고 의욕도 떨어져 정말 할 수 없겠단 생각이 들 때쯤, 한 번 뒤를 돌아보라고 나는 이미 열심히 달려왔다고, 이렇게 지쳤을 때까지 공부한 것만이라도 정말 대단하단 위로가 힘이 컸어요. 많이 생략되긴 했지만 저에게 위로가 컸던 말과, 제 입시를 뒤돌아봤을 때 여러분들께 하고 싶은 말을 써보도록 할게요!

1. 불안할수록 펜을 잡아라.

 당연하지만 너무 재수 없는 말이죠? 그냥 하면 되는데, 불안함과 부담 등 모든 감정을 고사하고 기계처럼 공부만 하기가 그렇게 힘들죠. 이렇게 해석해보면 어떨까요? 우리가 공부를 어떻게 하든 결과는 모른다는 불확실성이 우리를 참 힘들게 만들죠. 어차피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영역이 있다면, 그런 상황에선 불확실성을 인정하고 남은 시간 담담하게 부족한 부분 채워나가며 할 수 있는 대로 힘써보는 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 생각합니다. 결국 불안함을 이길 수 있는 건 행동 뿐이라 생각해요. 불안함은 그저 공부의 원동력이 된다면 그 역할을 다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될 지도 모르고 안 될지도 모른다면, 우선 된다고 믿고 지금 하는 공부에 확신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저도 9월 모의고사까지 부족한 부분이 너무 많아보였고, 수능 일주일 전까지 정말 할 수 있을까?하는 의심이 저를 따라다녔는데요. 그래도 날마다 할 수 있는 대로 하다 보면 늘지 않을까?하는 생각으로 수능 전날까지 평소처럼 공부해왔던 결과로 감사하게도 수능 날에 제가 받았던 최고의 성적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시작할 땐 정말 꿈 같았던 현역 의대의 꿈을 이루었구요.

여러분들도 지금의 자신이 마음에 들지 않고 할 수 있을까? 하는 의심이 들더라도, 당장 눈에 보이지않는 노력이 하루하루 쌓여나가다 수능 날에 정점을 이룰 수도 있습니다.

2. 가끔은 뒤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수험 생활 중 쉽게 지치는 이유 중 하나가 ‘부족했던 것’, ‘앞으로 해야할 것’만 보이기 쉽고, 그것들이 주는 압박이 크기 때문이라 생각해요. 근데 사람은 기계가 아니잖아요. 수험생활을 하다 보면 욕심이 클수록 어쩔 수 없이 마음에 들지 않는 자신을 봐야하고, 그럴 때마다 자책하며 스스로를 채찍질하기만 하면 당장 의욕을 얻는 덴 도움이 되겠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지치기 쉬울 겁니다. 물론 감정은 고사하고, 담담하게 해야하는 대로만 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저는 그게 맘처럼 되지 않더라구요. 정신적 에너지도 자동차의 연료처럼 쓰면 쓸수록 닳는 거란 생각이 들었어요.

채찍질만 하기보단, 가끔은 뒤를 돌아보며 이때까지 달려왔던 길을 보고 충분히 잘해왔고, 수고하고 있단 생각을 가져도 좋습니다. 아무래도 스스로가 자신에게 주는 위로가 가장 든든하겠지요!

오랜 시간 공을 들여 공부해왔지만 결과가 맘처럼 따라오지 않아서 지치셨나요? 여태까지 힘든 입시를 버티고 이 자리까지 오신 것만으로도 정말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이렇게 시간을 투자했는데도 내가 목표에 맞는 사람인지 모르겠단 생각이 든다면, 충분한 자격을 가진 사람이란 말을 해드리고 싶네요. 여태껏 힘들고 불안했어도 달려온 경험이 충분한 증거가 될 거예요.

 그리고 자신이 얼마나 열심히 해왔는지는 본인이 제일 잘 알지요? 이때까지 나아갔던 만큼, 남은 시간도 충분히 더 나아가실 수 있을 거예요.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으니 불안해하지 맙시다!

3. 확실히 ‘힐링’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두는 것이 좋다.

 제가 첫 수기를 썼을 때도 적었던 방법인 것 같은데요. 누구라도 슬럼프가 찾아올 수 있으니 그럴 땐 마음 놓고 확실하게 쉴 수 있는 방법을 찾으실 수 있었으면 해요. 그 시간만큼은 죄책감 덜고 휴식에만 충실하셔도 됩니다! 저는 건강하게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마땅한 방법을 못 찾아 주변 사람들을 찾았던 것 같아요. 감사하게도 옆에 순수한 마음으로 응원해줬던 든든한 친구들, 선생님, 가족들이 있어서 버틸 수 있었던 것 같네요. 지금 확실히 휴식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엔 촉박한 시간이라면, 확실하게 의지 되는 사람에게라도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건강 관리도 절대 소홀히 하시면 안 돼요 수험생이라면 하루 세끼 꼭 챙겨드시고 체력에 무리 가는 행동은 피합시다!! ! !!

사실 작년을 돌아보면 그렇다 할 학창시절 추억이 많이 남지 않았고, 거의 힘들고 불안했던 기억밖에 없네요. 다른 친구들처럼 학교 생활을 충분히 즐기지 못했단 아쉬움은 있지만, 단 한 번도 작년을 그렇게 보낸 것에 대해 후회해 본 적은 없습니다. 그만큼 힘들었고 하루하루 진을 쏟아 공부했던 1년이라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은 시간이기도 하구요. 후회를 거의 하지 않는 편이지만, ‘나 자신을 그렇게 힘들게 몰아붙어야했을까?’하는 후회는 남네요. 지금도 수험생활을 하는 후배, 친구들, 과외생들을 보면 아무리 불안하고 욕심이 커도 저처럼 자신을 몰아붙이고 괴롭히는 수험생활보단, 조금이라도 건강하게 달려갈 수 있었으면 합니다. 얼마 남지 않은 수험생활, 진심으로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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