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 제18기 목표달성장학생 홍정의입니다. 칼럼을 시작하기에 앞서서, 여러분께 노래 한 곡을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최근 ‘한국에서 제일 음악 잘하는 군인들’이라는 별명을 얻은 아이돌 밴드 그룹 데이식스의 노래 중 ‘한페이지가 될 수 있게’가 있는데요, 제가 여러분께 해드리고 싶은 말이 가사에 많이 녹아있더라구요.

“솔직히 말할게 지금이 오기까지 마냥 순탄하진 않았지 오늘이 오길 나도 목 빠져라 기다렸어 솔직히 나보다도 네가 몇 배는 더 힘들었을 거라고 믿어 오늘을 위해 그저 견뎌줘서 고마워”

수능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지금, 정말 불안하실 거라는 거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수능은 이전까지의 학력평가와 모의고사와는 다르게 멘탈 싸움이에요. 무조건 긍정적으로 생각하셔야 합니다. 근자감 아니냐구요? 맞을 수도 있죠. 하지만 지금부터 수능칠 때까지만큼은. 근자감이라도 갖고 스스로를 믿으세요. 지금까지의 순탄치 않았던 길을 끝까지 완주하고 이틀 뒤를 위해 그저 견뎌주셨던 여러분이잖아요. 여러분은 자신감을 가질 자격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칼럼에는 공부 얘기가 “없을” 겁니다. 물론 댓글로 조언을 부탁하시거나 질문을 하신다면 친절하게 답변해드리겠습니다만, 글에서는 공부 관련 조언은 찾을 수 없을 거에요. 이제는 여러분이 스스로 해왔던 노력들을 믿고 가시면 됩니다. 야구를 봐도 시합 전에는 팔각도 좁혀라, 타격폼을 바꿔봐라 등 이런저런 코치들의 조언이 이어지지만 한국시리즈가 코앞인데 타격폼 바꿔보라고 얘기하는 코치는 없잖아요. 지금껏 해온 것을 믿고, 자신있게 스윙하고 오십시오.

그러면 무슨 이야기를 할 거냐구요? 지난달 칼럼 말미에 수능 이후의 삶과 대학 이야기를 해 드리고 싶다고 말씀드렸고 많은 분께서 댓글로 수능 전에 업로드해도 괜찮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그래서 제가 오늘 여러분의 새내기맞이책이 되어 23학번 새내기들에게 필요한 이야기를 해 드리도록 할게요! 쉬는 시간에 이 칼럼을 보실 여러분도 스스로를 믿고 ‘이틀 뒤에 수능을 잘 마칠 나를 위한 이야기’라고 생각하시고 읽으면서 여러분만의 멋진 캠퍼스라이프를 상상해보시는 것도 좋은 기분전환이 될 것 같습니다!

일단 그래도 고3분들이 가장 많으실 테니 이분들을 위한 이야기부터 해보죠. 수능 이후가 어떻게 운영될지는 학교마다 다 다르겠지만, 적어도 12월 초까지는 전환기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학교가 많을 것 같습니다. 코로나가 비교적 완화된 올해는 더 길게 운영할 수도 있구요. 웬만하면 등교하셔서 고등학교 친구들과의 마지막 추억 많이많이 남기시길 바랍니다. 대학 오시면 정말 많이 그리워하게 될 거에요. 아무것도 없어도 다같이 재밌게 지내던 고등학교까지의 분위기와 술로 텐션 올리는 것이 어느정도 보편적인 대학교는 약간의 차이가 있답니다.

얘기 나온 김에 음주 얘기도 해보죠. 수능이 끝나고 더 시간이 지나 해가 바뀌려고 하면 항상 스무살을 앞둔 친구들이 이마에 신분증을 붙이고 카운트다운을 하면서 술집을 들어가는데요, 다 좋습니다. 다 좋은데 한 가지 당부드리고 싶은 것은 그 음주가 ‘첫 음주’가 아니시길 바랍니다. 갑자기 무슨 헛소리인가 싶을텐데 첫 음주를 밖에서 친구들과 하는 것만큼 위험한 일이 없습니다. 자신의 주량도 모르고 주사도 모르는데다가 친구들과 마시면 처음 마시는 친구들은 아무 생각 없이 애들 마실 때 같이 마시죠. 이건 그냥 시한폭탄입니다.

이렇게 말씀드리면 ‘그러면 어떡하라구요. 스무살 되기 전에 마셔요?’라고 반문하실 텐데, 네. 스무살 되기 전에 마시십시오. 단, ‘집에서 부모님과’ 말입니다. 물론 스무살 되고 첫 음주를 집에서 부모님과 하시는 게 베스트겠지만, 어차피 여러분 제가 하지 말라고 해도 12월 31일 오후 11시 50분부터 신분증 들고 나가계실 거잖아요. 즉 핵심은 날짜가 아니라 안전한 곳에서 나를 책임져 줄 수 있는 분과 기본적인 나의 음주 관련 정보를 파악하시고, 주도(酒道)를 배우시라는 것에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운전면허를 꼭 따두시라고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운전면허는 생각보다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거든요. 의무로 받아야 하는 교육 시간도 학원과 맞춰야 하거니와 물론 저는 기능시험과 도로주행 모두 한 번에 통과해서 바로 1종 보통 면허를 땄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은데, 시험 날짜 잡는 것이 생각보다 까다롭기 때문에 두 번 세 번 재시험을 보게 되면 면허를 따기까지의 시간은 계속 길어지거든요. 실제로 제 친구 중에는 기능시험 7수(...)를 한 친구도 있습니다. 이렇게 할 수 있는 긴 시간은 이때 말고는 찾기 힘들겁니다.

자 그러면 이제 꼰대짓은 여기까지 하고 23학번 여러분(스스로 믿으시죠? 여러분 얘기입니다!)들의 앞으로의 삶에 대해 간단히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미리 말씀드리자면 당연히 저의 경험에 기반해서 말씀드리는 것이기 때문에 어느 대학 어느 과에 합격하셨는지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원하는 대학에 합격했다는 기쁨을 가슴에 품고 12월과 1월을 보내신 여러분들! 그런 여러분들게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한 통 걸려 올 겁니다. 전화를 받으면 여러분이 진학하신 과의 새내기 맞이책 분들이 여러분의 인적사항을 확인한 뒤 새내기들만의 단톡방에 초대해주실 거에요. 참고로 서울대학교 역사교육과에 합격하신 새내기분들께는 제가 새내기 맞이책(서울대는 ‘새책’이라고 부릅니다)으로서 전화를 걸 예정입니다!

그렇게 새내기들의 단톡방에 초대된 여러분들! 해당 톡방에는 서로 어색한 새내기들과 여러분을 도와드리기 위한 새내기 맞이책이 초대되어 있는데요, 새내기 맞이책 분들의 자기소개를 시작으로 다들 자기소개를 하고 인스타그램 계정이 있는 사람들은 서로 맞팔로우를 하기도 하죠. 아 여담이지만 이때쯤부터 에브리타임이라는 앱의 새내기게시판에 ‘나 어느어느 과인데 나랑 맞팔하자’하는 게시물이 잔뜩 올라올겁니다. 저도 그런 걸로 맞팔 참 많이 해봤는데요, 친구 만드는데에는 별 도움이 안 되더군요ㅋㅋ. 사실 저때부터 굳이 친구 만들려고 애쓰실 필요는 없답니다. 3월부터 학교생활 하면서 친해져도 전혀 늦지 않습니다.

어느정도 자기소개가 끝났다면 과 오티를 언제 어디서 진행하게 될 것인지를 새내기 맞이책 분들이 안내해 주실 겁니다. 이제 코로나가 많이 완화되어서 여러분부터는 대면으로 오티를 진행하게 되는 학교가 많을텐데요, 이 오티는 웬만하면 꼭 참석하시기를 바랍니다. 왜냐하면 여러분의 대학 생활에 꼭 필요하면서도 따로따로 찾아보기 굉장히 귀찮은 정보들을 한 번에 얻어갈 수 있거든요. 졸업 요건이라던가 전공 필수 과목을 듣기 위해 선이수해야하는 과목이라던가 과방의 위치 등등. 대학교부터는 여러분께 필요한 정보를 여러분이 직접 찾으셔야 하고, 고등학교마냥 가만히 4년 다닌다고 졸업할 수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이런 정보를 뿌리는 행사는 꼭 참석하시기를 다시 한 번 부탁드리겠습니다.

이렇게 오티까지 끝나게 되면 신입생들을 환영하기 위한 대규모 행사인 새터가 열리게 됩니다. 역시 학교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코로나가 완화되었기 때문에 이번 새터부터는 다시 코로나 이전처럼 2박3일로 열리게 될 가능성이 굉장히 높은데요, 새터는 오티처럼 “가세요!”라고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가시는 걸 추천은 해 드리고 싶어요. 왜냐하면 새터는 말 그대로 새내기인 여러분이 주인공인 행사이고 무엇보다 여러 과의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에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기에 좋은 행사라고 생각하거든요.

이렇게 새터까지 다녀왔다면 이제 새 학기를 위해 수강신청을 하게 될 텐데요, 수강신청을 하실 때는 오티에서 안내받은 졸업요건을 꼭 다시 한 번 확인하시고, 졸업요건을 채우는데 필요한 교양과목 위주로 신청하시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첫 학기부터 졸업을 염두에 두고 수강신청을 하는 것이 어색하겠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그 과목 때문에 한 학기를 더 다니게 되는 대참사가 날 수 있거든요... 아 그리고 웬만하면 신청하실 때는 신청 가능 학점 꽉꽉 채워서 신청하시는 걸 권해드립니다. 그래야 대학생의 무기, 드랍(학기가 시작 되고 특정 기한 안까지 수강을 취소하는 것. 수강 기록이 남지 않는다)을 할 수 있기 때문ㅋㅋ

아 말 나온 김에 꿀강 이야기도 해 보겠습니다. 꿀강은 보통 학점을 후하게 주는 강의를 이야기하는데요, 수강신청 시즌이 되면 보통 꿀강 리스트가 에타에 올라옵니다. 해당 리스트를 참고하시는 것은 분명 도움이 될 겁니다. 다만, ‘비대면 한정 꿀강’인 과목들이 종종 있기 때문에 해당 리스트와 강의계획서를 비교해보면서 남는 자리를 꿀강으로 채워보시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그리고 만약 ‘비대면 수업+비대면 시험’인 강의가 남아있다면? 어떻게든 잡으세요.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꿀 of 꿀강이니까요.

수강신청까지 하셨다면 이제 진짜 새내기의 첫 학기가 시작이 될 텐데요, 이 시기는 여러 선배들과 밥약(선배가 후배에게 밥을 사주는 것)을 하면서 친해지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아무리 제가 여러분의 새내기 맞이책을 자처해서 이런저런 말씀을 드렸다 해도 여러분 학교에 필요한 진짜 꿀팁이나 시험 족보들은 여러분의 선배들만이 얘기해 줄 수 있잖아요. 그리고 정말 부담가지지 말고 밥약 거십시오. 대부분의 선배들은 여러분이 밥약을 걸어주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친한 사람한테 밥약을 거는 게 아니고 밥약을 걸고 밥을 먹으며 친해지는 거니까 걱정 말고 부담없이 밥약 요청하고 날짜 맞춰서 맛있는 거 얻어 드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이 칼럼을 보시는 서울대 23학번 친구들도 저한테 편하게 밥약 걸어 주세요!

마지막으로 여러분이 가장 궁금해하실 수도 있는 미팅인데요, 이 부분은 제가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저희 과의 많은 전문가들의 의견을 인용해서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계산은 자기가 하자. 그래서 끝나고 정산을 하면서 상대의 반응을 지켜보자.

옷 추천->꾸꾸꾸 안됨. 꾸꾸꾸안꾸(?) 블레이저까지는 오케이. 향수 조금만.”

“여자친구나 남자친구를 만들러 간다고 생각을 하지 마라.

의지에 불타서 과한 드립을 치고 분위기를 리드하려고 하면 상대가 싫어할 수 있다.

친구 만들 생각을 하고 가되 코드가 잘 맞으면 시작.”

네...그렇다고 합니다. 여기서 저의 말을 덧붙이자면 새내기 때 미팅 나가보시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들 대학 가서 연애를 하는 삶을 꿈꾸고 계실 텐데 제 주변에서는 대부분 미팅으로 만나서 연애하더라구요. 사실 미팅뿐만 아니라 저는 그냥 여러분이 새로운 사람들을 많이 만나봤으면 좋겠어요. 나와 다른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우는 시간으로 여러분의 새내기 라이프를 활용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마무리를 해 보려고 합니다! 비록 댓글과 디엠이라는 간접적인 만남이었지만 많이 정들었었는데 이렇게 보내려고 하니까 기분이 좀 묘하네요. 제가 계속 여러분 스스로를 믿으라고 말씀드렸잖아요, 근데 정말 위로하는 말이 아니고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은 모두 믿음을 받을 가치가 있습니다. 대학 생활을 1년 해보니까요, 여러분만큼 열심히 하고 버티고 달리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실감하게 됩니다. 그러니까 끝까지 여러분 믿고 자신 있게 그깟 수능 뿌수고 오십시오. 저도 여러분을 믿으며 목요일을 맞이할 거고 여러분 입시 끝날 때까지 진심으로 응원하고 있겠습니다. 아 그리고 서울대 역사교육과 면접 보는 학생들은 제가 여러분보다 먼저 가서 여러분 맞이하고 응원하고 있을테니까 기운 받아서 면접 잘 치고 꼭 제 후배로 멋지게 들어오시길 바랄게요!

그동안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여러분의 한 페이지가 아름답게 채워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