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전민수입니다. 

지금 이 시기에 글을 보는 분들이 얼마나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수능이 끝나고 나서 뭘 하고 놀지 막막한 분들을 위해서(?) 조금은 가벼운 마음가짐으로 메가스터디에 들어왔습니다. 작년의 제 이야기를 쭉 써보려고요.

2021년 11월 18일, 드디어 수능을 보고 왔습니다. 우선 가채점표를 제대로 쓰지 않았기 때문에 오자마자 수능 시험지를 다시 다운받아서 풀 생각이었는데, 막상 시험지를 다시 보니까 몇 번 답을 적었는지 어느 정도 기억이 나더라고요. 그래서 기억나는대로 답을 쭉 적어내려갔습니다. 그리고 그 날 저녁에는 정말 오랜만에 긴 시간 푹 잤던 것 같습니다.

수능 다음 날, 11월 19일. 기숙사 고등학교에 재학하고 있었기 때문에 평소처럼 등교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다만 평소와 다르게 아침식사를 거르고, 등교시간 딱 맞춰서 9시까지 갔던 것 같네요. 고3 수험생에게 9시 등교는 정말 엄청난 행복이었습니다. 지금은 9시에 시작하는 1교시 수업 수강은 거의 불가능 수준... 제 생활 패턴이 1년 사이 왜 이렇게 변했는지 모르겠어요ㅋㅎ 그리고 그날 오후에 바로 집에 귀가해서 한동안 바쁜 삶을 살았습니다. 수능이 끝나고 해보고 싶은 게 정말 많았거든요. 3년간 공부하면서 수능 끝나면 할 일들을 메모장에 쭉 적어 놓았는데, 하나하나 해치워가는 과정이 정말 뿌듯하고 기분 좋았습니다. 오랫동안 고생한 후 느끼는 자유인 만큼, 하고 싶었던 일을 할 때마다 느껴지는 행복감이 정말 크더라고요.

그래서 오늘은 제가 3년간 목록으로 적어놓았던 “수능 끝나고 할 일”들을 하나씩 클리어했던 과정에 대해 글을 작성해보고자 합니다. 기억에 남는 몇 개만 뽑아서 적어볼게요.

1. 학원 다니지 않고 독학으로 운전면허 따기

우선 제 버킷리스트 중 하나가 “독학으로 운전면허 따기”였기 때문에 가장 먼저 수능 다음 날 오전에 운전면허 학과시험부터 예약했습니다. 평일에만 시험 응시가 가능했기 때문에 시험 응시가 가능했던 가장 빠른 날이 22일 월요일이더라고요. 그래서 22일로 예약했습니다. 아, 공부도 안 했는데 시험 응시가 너무 급박한 거 아니냐고요? 운전면허 학과 시험은.. 불합격하기가 더 힘든 시험입니다.

예를 들어 문제가 사고를 예방하는 방법으로 옳지 않은 것을 고르라는 문제면 오답 선지 수준이

1. 제한속도를 초과해 과속하며 달린다

2.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고 차선을 변경한다

뭐 이런 문제가 대다수입니다. 물론 종종 어려운 교통 법?? 관련 문제도 나옵니다만, 그런 문제 수가 많지 않습니다.

필기는 당연히 한 번에 통과했는데, 독학으로 공부하니까 실제 차를 몰아볼 기회가 없어서 감을 잡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시뮬레이션으로 연습했는데, 기능과 도로주행 각각 3트하는 바람에 시뮬레이션 연습 시작일부터 면허 발급까지는 총 17일(...) 소모되었습니다.

11/22 월 운전교육 및 필기시험 통과

11/24 수 ​실내운전연습장(시뮬레이션) 등록

11/26 금 기능시험 점수미달(75점) 불합격

11/29 월 기능시험 점수미달(77점) 불합격

12/02 목 기능시험 90점 합격 (80점 이상 합격)

12/03 금 도로주행 정지선 위반 실격

12/07 화 도로주행 시동 꺼짐 실격

12/10 금 도로주행 100점 합격 (70점 이상 합격)

2. 고속버스 프리패스 티켓으로 전국 일주하기(무박4일)

고속버스 프리패스 여행도 수능 끝나고 할 일을 쭉 적어둔 목록 리스트의 30여 가지 일 중 하나였고, 제 오랜 숙원이기도 했습니다. 중학생 때부터 계획했던 여행인데, 여러 이유로 거의 다섯 번 정도 무산되면서 실행하지 못한 계획표만 5개 가까이 생겨버린...

수능 끝나고 처음에는 면허 취득에만 집중하다가, 면허증 받기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조금씩 실감할 때쯤 프리패스를 알아보기 시작했는데, 하필 수능이 끝난 11월에 무려 35,000원 할인 이벤트를 진행중이더라고요?? 알고 보니 11월이 여행 가는 달이라고 정부에서 지원금까지 주면서 밀어주고 있었습니다.

덕분에 원래 생각했던 금액보다 훨씬 더 저렴하게 결제했습니다. 결론적으로 고속버스 프리패스 40,000원 + 시외버스 티켓 사비 구매 비용 8,700원 = 48,700원에 다녀온 여행입니다.

4일간 523,100원치 버스 탑승했으니까 총 523,100 - 48,700 = 474,400원 이득본 셈이네요.

주중 4일권으로 끊어서 월~목에만 이용 가능한 티켓으로 결제했습니다. 수요일에 시작해서 수목월화로 다녀왔기 때문에 엄밀히 말하자면 무박 3일 * 2회짜리 여행입니다. 화요일 저녁~목요일 저녁, 일요일 저녁~화요일 저녁 이렇게 다녀왔으니까요. 그렇다고 해서 무박 6일은 아니고(중간에 집에서 잤으니까), 타이틀에 무박 3일*2 라고 적기도 추해서(???????) '무박 4일 여행'이라고 작성했습니다.

혼자 밤바다를 거닐면서 생각을 정리하니 기분이 너무 좋았답니다.

제가 여행을 좋아하는 이유입니다.

진짜 야경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더라고요.

감성 제대로 느껴지는 경관이었습니다. 오랜만에 보는 밤바다라 기분도 좋았네요.

3. 알바 및 과외하기

제가 수능이 끝나자마자 가장 하고 싶었던 일은 ‘과외’였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 때는 공부하다가 힘들 때마다 ‘내년에 과외하는 내 모습을 생각하자’라며 버티거나, 메모장에다가 내년에 내가 과외 선생님이 된다면 나를 소개할 소개글을 미리 적어보면서 머리를 식히는 식으로 시간을 보내곤 했습니다. 과외에 진짜 진심이었어요. 그래서, 수능이 끝나고 대학에 입학하기도 전에 과외를 시작했습니다. 수능 성적표만으로 과외가 잡히더라고요. 지금 생각해보면 조금 웃긴게, 대학 입학하고 선배님들이 밥약하면서 후배한테 ‘대학 와서 가장 하고 싶었던 게 뭐야?’라고 물어보면 보통 연애, 미팅, 음주 등 다양한 대답이 나오는데 “과외만 하고 싶다”는 대답은 흔치 않습니다. 근데,, 제가 그 흔치 않은 케이스였어요,,

(알바 채용 합격!)

아, 물론 과외 말고 다른 알바도 모두 경험해보고 싶었어요. 

그러나 겨울방학이라는 짧고 한정적인 시간에 해보고 싶었던 모든 종류의 알바를 할 수는 없었기에 가장 하고 싶었던 편의점 알바를 시도했습니다. 재밌더라고요. 단기알바였는데 사장님의 총애를 받았습니다. 얼마나 기분이 좋던지..

2022년, 올해 겨울방학에도 새로운 여러 알바를 도전해볼 생각입니다. 물론 과외는 계속 병행하면서요.

목표달성장학생도 그렇고, 과외도 그렇고 저의 존재가 학생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는 사실 자체가 제게 엄청난 보람으로 다가오더라고요. 최근에는 수능 끝나고 메가스터디 멘티님께서 무려 밥을 사주시는 멋진 일이 있었습니다. 엄청난 감동을 받으면서, 중학교 때 가졌던 ‘선생님’이라는 꿈도 어쩌면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을 요즘 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아직 수능 성적표가 나오지 않았을텐데, 성적표 나오기 전까지는 다 내려놓고 여러분 모두 마음 편하게 놀았으면 해요. 분명 심란하고 걱정도 많이 들 시기겠지만, 그간의 수험생활을 보상한다고 생각하며 신나게 노세요. 성적표가 나오면 그때 마지막 원서영역까지 최선을 다하시면 됩니다.

인스타 : ztminzz

수능 성적표 나오고 정시 지원에 대한 조언이 필요하다면 DM 주세요! 제가 대답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대답해드리겠습니다. (다만 기말고사 공부 중이라 답변은 다소 늦을 수 있습니다. 넓은 아량으로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ㅜ)

수능 성적 관련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저번 칼럼에서 이야기했다시피 슬픈 일을 하소연하거나 기쁜 일을 자랑하셔도 좋습니다. 다 들어드릴게요. 저 남의 이야기 듣는 거 좋아해용 ㅋㅎ

제가 어떻게 놀았는지에 대한 칼럼을 작성해보는 건 또 처음이라 신박하네요. 나름 재미있게 글 써내려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목표달성장학생 활동도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데, 얼마 남지 않은 기간이지만 남은 기간 동안은 다시 한 번 학업에 대한 칼럼을 작성해볼까 합니다. 이제 새로운 학생들이 다시 수능을 향해 달려갈테니까요. 다음에는 고2 학생분들을 위한 글을 가지고 다시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수능까지 먼 길 달려오느라 다시 한 번 수고 많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