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목표달성장학생 18기 염호진입니다. 많은 학교들이 이 시기에 겨울방학을 시작합니다. 겨울방학은 다음 학기의 공부 밑바탕을 쌓는 시기이기에, 많은 학생들이 겨울방학 플래너를 다음 학기 과목의 인터넷 강의로 채워 넣곤 합니다. 오늘은 올바른 인터넷 강의 활용에 관한 몇 가지 생각을 적어보려고 합니다.

혹시 초등학교 때 ‘수학 익힘책’이라는 교과서를 본 적이 있나요? 저는 초등학교 때 왜 굳이 수학책을 둘로 나눠서 들고 다니기 귀찮게 만들었나 하고 불만을 가졌었는데, 이게 다 과학적인 이유가 있었습니다.

학습이라는 단어는 배울 학(學)과 익힐 습(習)으로 만들어진 단어입니다. 여기서 배울 학(學)은 새로운 내용을 접하는 과정이고, 익힐 습(習)은 배운 내용을 반복하면서 그 내용을 체화하는 과정입니다. 오래 전에 만들어진 단어이지만 현재까지도 그 의미는 유효합니다. 즉, 새로운 내용을 접하고 완전히 자기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학(學)과 습(習)의 과정이 모두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수학책과 수학 익힘책이 분리된 이유도 초등학생들이 수학 개념을 처음 배우는 순간과 그것을 문제를 풀며 체화하는 과정을 모두 강조하기 위함인 것 같습니다. 이러한 학습의 의미는 고등학교 공부 및 수능 준비, 특히 인터넷 강의 관련된 이야기에서도 통합니다.

배울 학(學)의 과정에서 인터넷 강의는 매우 유용한 도구입니다. 태어나서 처음 보는 과목을 공부한다고 해 봅시다, 자습서를 사서 혼자 공부하는 학생은 어떤 내용이 중요하고 어떤 내용이 덜 중요한지를 분간해 내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모든 정보에 같은 정도의 집중력을 사용합니다. 그 결과 다른 학생들에 비해 비교적 덜 중요한 내용에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비교적 중요한 내용에는 덜 집중하게 됩니다. 반면, 인강 선생님의 수업을 따라가다 보면 더 중요한 부분을 알 수 있어 집중이 필요한 부분에 더 많은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선생님들께서 충분히 효율적인 학습에 대해 연구하셨고, 몇 년 동안 거쳐간 학생들의 데이터가 쌓여 있기에 수업에서 제시되는 학습법은 나름 신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익힐 습(習)의 과정에서 인터넷 강의는 학생에게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배운 내용을 익히기 위해서는 배운 내용을 계속해서 혼자 반복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인터넷 강의에서 들었던 ‘선생님이 아는 내용’을 ‘내가 아는 내용’으로 바꾸기 위해 수업 내용을 이해하려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인터넷 강의를 들을 때 ‘음 그렇지’ 하고 넘어간 내용을 다시 보면서, 혼자 예시 하나 더 떠올리고, 원리를 고민하고, 머릿속으로 그림 하나 더 그려보는 편이 좋습니다. 문제를 풀 때도 기계적으로 풀지 말고 내가 어떤 생각을 하면서 문제를 풀고 있는지 잘 체크하면서 수업 때 배운 내용을 잘 익혀가고 있는지 확인해 보세요.

즉, 인터넷 강의는 어떠한 방향을 잡아주는 데에는 큰 도움이 됩니다. 방향이라는 것은 처음 개념을 접할 때 개념을 이해하는 방식을 의미할 수도, 수능스러운 사고방식을 제시해 주는 것일 수도, 어떤 문제 풀이 방식을 알려주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무엇이든 간에 내가 스스로 고민해서 터득하는 것보다는 훨씬 빠르고 정확하게 새로운 지식을 얻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에는 인터넷 강의에 의존하지 않고, 혼자서 공부하는 시간이 꼭 필요합니다. 인강을 들을 때 충분히 납득되고 이해된 내용도 여러 번 혼자 반복하지 않으면 실전에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익히는 과정이 없는 배움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와 같습니다. 따라서 겨울방학 계획을 준비하실 때 인터넷 강의만 와그장창 채워넣지만 말고, 수업 내용을 체화할 수 있는 자습 시간도 충분히 확보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오히려 자습 시간이 강의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표가 바람직한 시간표라고 생각합니다.

어느덧 2023년입니다. 아직 2023이라는 숫자가 어색하긴 하지만, 앞으로 많이 반복하며 익히다 보면 저 역시도 이를 체화해 자연스럽게 2023년을 받아들일 수 있을 것입니다. 수험생 여러분들 모두 의미 있는 2023년 만드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