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에는 예비 고1을 주제로, 1월에는 예비 고2를 주제로 여러분을 만났는데요, 이번에는 고3을 주제로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지난달까지는 아직 방학 중이라 항상 ‘예비’가 붙어 있었는데 벌써 이번 주 목요일이 개학이더라구요! 물론 저는 직전 수능이었던 21학년도 수능이 끝난 이후부터 계속 기분이 이상했었지만, 고3 새 학기를 맞이하기 직전엔 더더욱 마음이 불안하고 싱숭생숭했던 기억이 나는데 여러분은 어떠실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여러분이 조금이나마 불안하지 않게 계획적으로 학교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칼럼을 써 보도록 하겠습니다. 제 경험을 기반으로 쓰다보니 이번에도 내용이 일반고 중심적일 수 있다는 점 미리 말씀드립니다.

일단 현재 여러분이 고3에 대해서 어떤 인식을 가지고 계실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고3은 생각보다 공부를 안합니다(!). 저도 고등학교 3년 동안 가장 재밌었던 시절이 언제냐고 물어보면 솔직히 고3 때였거든요. 그만큼 치열하지 못했다는 뜻이죠. 핑계를 생각해보자면 수시 준비가 서서히 끝나가면서 주변에서 점점 풀어지는 분위기가 형성되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고3을 맞이하는 여러분은 더 마음을 굳게 먹으셔야 하고 친구들의 유혹에 더 단호해지셔야 합니다. 특히 현역 정시러 분들이 점점 늘어나는 재수생과 맞서기 위해서는 자기관리가 필수입니다.

그렇다면 그 자기관리,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일단 시간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셔야 합니다. 저 같은 경우는 1교시 시작 전까지의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려고 했어요. 저희 고등학교는 8시 10분까지 등교에 1교시 시작이 8시 30분이었는데, 저는 6시 30분에 일어나서 7시 30분까지 학교를 가고 1교시 시작 전까지 국어 공부를 했습니다. 그리고 작심삼일이 되면 안되기 때문에 어머니께 어떻게든 6시 30분까지 일어나겠노라고 선언하고 도움을 요청했죠. 다만 그랬더니 6시부터 깨우셔서 30분 동안 조금만 더 자겠다고 난리를 쳤지만요...ㅎㅎ 아무튼 이 이야기에서 중요한 것은 나와의 시간 약속을 꼭 지킬 수 있는 환경을 만들자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거는 제 개인적인 생각인데요, 요즘에는 야자를 하지 않고 독서실에서 공부를 하는 학생들이 많아졌잖아요. 저 역시 그중 한 명이었는데요, 보통 학교가 종례까지 하면 아무리 늦어도 4시 반에는 끝나니까 그때 냅다 집으로 달려가서 저녁을 먹는 6시쯤까지 잠을 자는 것도 루틴으로 만들면 좋을 것 같습니다. 사람이 보통 하루에 8시간은 자 줘야 깨어있는 시간 동안 피곤하지 않게 생활할 수가 있는데요, 그렇다고 10시에 잠을 잘 수는 없으니 밤에 6시간 정도, 학교 끝나고 2시간 정도를 잠으로써 이를 충족시켜주는 것이죠. 이렇게 과학적인 것처럼 얘기했지만, 사실 제가 학교 끝나고 친구들이랑 노래방 가고 카페 갔다가 저녁에 공부할 때 졸려 죽을뻔해서 그런겁니다. 여러분은 가능하면 휴식한다고 게임하거나 친구들이랑 놀러가지 마세요. 뇌에게는 그것도 노동이랍니다.

위에서도 이야기했듯 수시를 준비하는 친구들이 입시가 거의 끝나간다는 생각에 고3 시작부터 풀어지는 경우가 많은데요, 원래 모든 이야기는 결론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항상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고1, 고2 동안 여러분이 어떤 분야에 관심이 많고 ‘어느 과’에 대한 전공적합성이 높은지를 보여주었다면 고3 때는 더 나아가서 나는 어느 과에 진학해서 ‘무엇을’ 공부하고 싶은지를 구체적으로 드러내며 생활기록부를 매조짓는 것이 좋습니다. 한마디로 해당 과에 진학하고자 하는 목적을 구체적으로 밝혀주자는 것이지요.

너무 추상적인 이야기일 수 있으니 저의 이야기를 예시로 들어보죠. 역사교육과를 지망하였던 저는 고1, 고2 때 제가 ‘역사’를 얼마나 좋아하는지를 생기부에 담았습니다. 한국사, 세계사 수업을 들으며 관심이 갔던 부분을 더 깊게 공부해보기도 하고, 다른 교과목에서 역사와 엮을 만한 부분을 찾아서 발표를 해보기도 했죠. 그러나 3학년 때는 딱 ‘일본 근대사’에 집중했습니다. 일본이 왜 다른 동아시아 국가와는 다르게 산업화에 성공할 수 있었는지에 초점을 두었죠. ‘역사교육과에 진학해서 일본 근대사 제대로 공부해보고 싶다!’는 메시지로 생기부를 마무리한 것입니다. 당연히 면접도 이를 주제로 진행되었고, 당연히 술술 답하지는 못했으나 내가 생각하는 대로 답을 하면서 합격할 수 있었죠.

마무리해보고자 합니다. 정시러 분들은 본격적인 시작을 하게 되시는 만큼, 그리고 재수생과 함께 경쟁해야하는 만큼 스스로가 철저하게 자기관리하면서, 버려지기 쉬운 학교에 가 있는 시간 속에서 최대한 많은 시간을 악착같이 확보하셔야한다는 말씀을 드리구요, 수시러들도 토끼와 거북이의 토끼마냥 거의 다 왔다고 풀어지지 마시고 끝까지 멋진 생기부 완성해서 원하시는 목표 대학 목표 학과에 꼭 합격하시기 바랍니다. 기타 궁금한 점이나 학습 상담이 필요하신 분은 댓글이나 ‘@justice.honghong’으로 인스타 dm 남겨주시면 빠르게 답장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면 여러분의 고3 생활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