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스터디 학생분들께

 난 수능을 총 3번이나 치러 동국 한의대에 합격하게 되었다. 첫 번째 수능은 아쉬웠으며, 두 번째 수능은 처절하게 망쳤다. 세 번째 수능에서야 비로소 어디 내놓아도 부끄럽지는 않을 성적을 받을 수 있었다. 나의 3년간의 긴 수험생활 중에 얻은 교훈이 있다. 지금부터 그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과거의 나는, 항상 남과 닮기를 욕망하고 남들이 성취하는 걸 나도 성취하길 바랐다. 모든 일을 남을 이기기 위해서 했다. 타인의 시선에 내가 어떤 모습으로 비추어질지 걱정하고 두려워했다. 특히, 학창 시절의 내 학업은 질투 그 자체였다. 남보다 잘나고 싶어서 공부를 정말로 열심히 하는 척했던 것 같다. 질투와 걱정을 연료로 태우면서 앞으로 나아가기에 급급해 오롯이 나를 돌아볼 여유가 부족했던 것 같다. 그 당시의 난 ‘남’보다 공부를 많이 하면 된다는 생각에 가득 차 있었다. ‘남’보다 책상에 오래 앉아 있었고, ‘남’보다 많은 문제집을 풀었으며, ‘남’보다 잠을 적게 잤고, ‘남’보다 인터넷 강의를 오래 시청했다.

 그러나 수능이라는 큰 벽은 단순히 질투만으로 이겨내기엔 버거웠다. 이 방식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했다. 재수를 처참하게 망친 나는 무력감에 빠진 채 폐인처럼 침대에 누워버렸다. 그리고 생각했다.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처음엔 부정적인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꽤 긴 시간을 허우적댔다. 온갖 부정적인 생각들을 다 치워버리고 진짜 내 재수 실패 원인을 분석하기까지는 꽤 긴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긴 고민 끝에야 비로소 알게 되었다.

 난 남들이 보기에 멋져 보이는 공부에만 몰두하는 바람에 정작 ‘내’가 무엇을 배워가는지, 그리고 ‘나’에게 있어 어떤 부분이 약점이고 어떤 방식으로 극복해야 하는지에 집중하지 못했다. 중요한 건 ‘남’보다 ‘나’라는 사실을 그때가 되어서야 알았다. ‘나’의 강점을 발견해 그것을 발전시키고, ‘나’의 결점을 발견해 그것을 개선해야 한다. ‘남들보다 뛰어난 나’가 아닌 ‘어제의 나보다 뛰어난 오늘의 나’가 되어야 한다.

 이걸 깨달은 순간부터 세 번째 수능을 끝마칠 때까지, 난 내 오롯한 실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했다. 타인과의 비교가 아니라 나의 오롯한 성장을 위해 노력했다. 이렇게 마음을 가지니 오히려 공부를 더 진지하게, 자신감 있게, 그리고 즐겁게 임할 수 있었다. 배우고 성장하는 기쁨이 무엇인지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다.

 스물두 해 동안 나를 키운 건 팔 할이 질투다. 이는 부끄러운 과거이지만 사실이다. 반면에 나를 키운 것 중 남은 이 할은 남이 아닌 나에 대한 오롯한 집중이다. 이는 자랑스러운 현재의 사실이다. 이 깨달음을 얻은 지 얼마 되진 않았지만, 덕분에 삼수 동안은 후회 없는 수험생활을 보낼 수 있었다. 앞으로도 더욱 나 자신에게 집중하면서 끊임없이 나에게 투자하고 성찰하며 살아갈 것이다. 즉, 시간이 흐름에 따라 점점 ‘나를 키운 것 비율’에서 나에 대한 오롯한 집중이라는 항목의 비율이 이 할보다 더 커지도록 노력하고자 한다.

 이 글을 읽으시는 우리 메가스터디 학생분들도 느끼는 바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타인을 과도하게 의식하며 가짜 공부에 매진하기보다는 나에게 오롯이 집중하며 제대로 된 공부를 하시기를 바랍니다. 응원합니다.

진심을 담아, 2023.04.04. 박지헌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