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드립니다.

제19기 메가스터디 목표달성 장학생 이우주입니다.

저 역시도 불과 1년 전에 여러분과 같은 수험생 신분이었기에, 메가스터디를 자주 이용했었는데요.

가끔 공부에 지치고 지칠 때마다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으며 휴식을 취하기 위해

이 장학생 멘토링 게시판에서 여러 칼럼들을 읽어내려가곤 했기에,

제 신분이 글쓴이로 바뀐 채로 이렇게 인사드리는 것 자체가 감회가 무척 색다릅니다.

입시 시절, 각각의 칼럼들로부터 제가 나아가고 있는 방향을 검토하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는 데에 큰 도움을 받았던 기억이 선명하기 때문에

저 역시도 이번 한 해 동안 수험생 여러분에게 공감하며 함께 나아갈 수 있는 선배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반갑습니다.

저에 대해

합격 수기에도 저에 대한 소개를 적어놓았으나,

여러분들에게 처음 인사드리는 만큼 

다시 한 번 간단하게 자기소개 한 번 하고 가겠습니다 !

제 칼럼을 읽을 대다수의 분들이 고등학생 및 수험생임을 고려하여 수험생활에 대한 정보 위주로 소개하겠습니다 :)

우선 저는 2023년 기준, 한국 나이로 21살(03년생) 신입생입니다.

그 말은... 아쉽게도 현역으로 대학 입시를 끝마치지는 못했다는 것입니다 :(

현역 당시 꽤 악착같이 수시를 챙겼습니다. 

3학년 1학기까지 내신도, 수행평가도, 세특도 정말 신경을 써서 관리한 케이스이지만

당시 응시한 6월 모의평가를 아주 기깔나게(...) 잘 보는 바람에

그래도 나쁘지 않았던 내신 성적표를 내던지고 자신만만하게 정시 올인을 선택하였습니다.

그러나 반 년간 품었던 제 환상은 수능 날에 완전히 깨져버렸고,

정시 일반전형으로 연세대학교 사회학과에 합격하여 등록하였으나

항상 꿈꿔왔던 '서울대학교'라는 확고한 목표가 있었고 너무나 큰 아쉬움이 남았기에

조금의 고민도 없이 연세대학교 송도캠퍼스 기숙사에 입주만 한 상태로 학교생활을 하지 않고

2023학년도 수능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1학기에 총 4학점을 수강하고 F/F/NP(Fail)라는 성적으로 학사경고를 받은 후

2학기에는 휴학계를 내고 부천 러셀에서 자습실만 이용하여 4개월 간 독학으로 공부하였습니다.

이후 2023학년도 수능에 응시하여 다행히도 현역 당시보다는 만족스러운 성적을 받아

정시 일반전형으로 서울대학교 경영대학에 진학하였습니다.

- 제 입시 시절에 대한 더 많은 TMI를 알고 싶거나 입시 외의 부분에서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편하게 댓글 달아주세요 :)

4월의 방황은 자연스럽다

가장 많은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방황하는 시기는 언제일까요?

이제 제대로 전투 준비를 시작하는 1월?

수능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아 불안과 공포에 휩싸이는 10월?

제가 두 번의 수험생활을 거치면서 관찰하고 느낀 바로는,

방황을 겪는 현역 학생들의 수는 4월에 최대가 됩니다.

3월 극초반에는 말로만 듣던 '고3' 생활을 처음 시작하기에 어쩔 줄 몰라 하지만,

학교 친구들 모두가 똑같은 상태이기 때문에

서로가 서로에게 동질감을 느끼며 그 불안감은 금세 사그라지고 분위기가 꽤 따뜻해지곤 합니다.

그러나, 4월이 되면, 나와 함께 머릿속으로 꽃밭을 거닐던 그 친구들이,

몇몇은 학교 중간고사를 위해 맹렬히 공부하고,

또 몇몇은 이미 그간의 내신 성적표에 찍혀 있는 '상당히 큰 숫자'들을 통해 자신의 운명을 수용하고

4월(올해는 5월) 학평과 6월 모평을 준비하고 있는 모습을 직면하게 됩니다.

이러한 광경에서 많은 학생들은 혼란과 불안에 빠집니다.

'중간고사 얼마 안 남았는데 열심히 준비해야겠지?

근데 내신이 엄청 높은 것도 아닌데 이거 시간 낭비 아닌가? 

차라리 정시 준비하는 게 나을듯 ㅇㅅㅇ

아 근데 수능은 한 번 망하면 바로 끝이라 무서운데ㅜㅜ

(반복)'

흔한 현 시점 고3 학생들의 레파토리입니다.

왜 이전에는 없었던 방황이 이제서야 나타나는 것일까요?

고1, 고2때는 내신만 챙기면 되었기에 공부하기 / 공부 안 하기 두 가지의 선택지만이 있었고,

대부분은 자신의 이성이 손짓하는 하나의 너무나도 뚜렷한 길이 있었기에

감정까지 판단에 끼어들 필요가 없었습니다.

실제로 그 이성을 따라갔는지는 모르겠지만(...) 딱히 '고민'할 것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공부하기(내신) / 공부하기(수능) / 공부 안 하기 가 선택지로 주어져 있고,

자신의 이성조차 앞의 두 갈래의 길 앞에서 멈춰버려 다양한 감정이 개입하여 서로 싸우느라 

불안해지고, 고통스러워지며, 방황하게 된 것입니다.

이렇게 감정이 개입한 방황은, 계속 고민하기보다는

이성만을 이용하여 빨리 빠져나오는 게 여러모로 유리한 방황입니다.

'시험을 망하는 것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친구들과 다른 공부를 하는 것의 외로움'

'수시를 택했을 때, 시험기간마다 정시파이터들을 보면서 느낄 부러움'

'정시를 택했을 때, 수능 직전 그리고 수시 합격자 발표 시기에 수시러들을 보면서 느낄 부러움'

등 요즘 가장 강력하게 머릿속에 꽃피는 감정적인 요소를 모두 제거하고 

자신의 성향, 성적, 목표 등의 이성적인 요소만을 남긴 후

다시 한 번 각각의 선택지를 바라볼 때 드는 여러 생각들이

방황이 아닌 진정한, 현명한 고민입니다.

여기서 결론이 나온다면, 더 이상 고민하느라 힘들어하시지 말고,

바로 자신이 선택한 길에 발을 뻗으시면 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을 모두 거치고 충분히 고민을 했는데도 선택에 혼란을 겪는 분들을 위해,

나름 수시, 정시 모두에 대한 경험자인 제가 러프하게 '주관적인' 조언 하나 남기겠습니다.

수시 하세요.

그렇게까지 고민을 해도 해답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은,

지금껏 본 모의고사(2학년 모고, 3모, 사설 등) 성적을 통해 기대할 수 있는 결과와,

내신 성적으로 보아 예상한 결과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일 가능성이 큽니다.

그런데, 내신은 일반적으로 포기하는 친구들의 수가 많아지면서 점점 성적을 따기가 유리해지기도 하고,

수시 전형의 주인공인 만큼 현역이라는 신분은 하나의 무료 특권입니다.

하지만 정시는 무서운 n수생 누나, 오빠들의 파도가 덮쳐오기 때문에 

정말 피나게 노력하지 않는 이상

지금의 성적에서 시간이 갈수록 '생각보다' 점점 떨어지기 마련입니다.

확신합니다. 어떻게 확신하냐구요?

저도 현역이었을 때는 정시 판에서 '피해자'였고 'n수생 형누나들은 어떻게 저렇게 안정적으로 잘 하지...' 하며

경외심과 공포심을 가지곤 하였습니다.

그런데 반수를 하면서 '가해자'의 위치에 서 보니, 

구조적으로 불공정한 게임이라는 사실이 그제서야 너무 선명하게 보였기 때문입니다.

반대의 시점을 경험할 수 없기 때문에 '피해자'인 현역들은 이러한 구조를 제대로 느끼지 못한 채로

정시에 뛰어들다가 대부분이 호되게 당하는 케이스가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제가 경험자 664302호였으니까요... 네..

그러니 아무리 고민해도 잘 모르겠다면,

일단 수시 챙기는 걸 강력히 추천드립니다.

(BUT 아무리 봐도 나의 성향과 능력이 수시에 비해 정시에서 압도적으로 높은 것 같다면,

정시도 충분히 뛰어들어볼 만한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여러분에게 도움이 될 만한 주제로 칼럼 들고 오겠습니다.

질문 있으시면 댓글 달아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