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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른 완벽주의자

이름 : 이소연  스크랩
등록일 :
2023-07-25 17:08:49
|
조회 :
59,458
안녕하세요, 19기 목표 달성 장학생 이소연 입니다. 
이번에는 제가 장학생에 지원할 당시, 선발된다면 가장 쓰고 싶었던 주제입니다.
바로 제 학창 시절을 괴롭히고, 그리고 어쩌면 현재까지도 고군분투하고 있는 
'게으른 완벽주의' 성향 이야기입니다.

서론) 

제가 겪은 특징들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모든 일을 잘 해내야 하기 때문에 시작을 못 하거나 미룬다.

-완벽한 상태가 아니면 안 하는 게 낫다
적어도 도전을 하지 않았으니 실패하지 않은 것이므로

-오늘은 할 기분이 아니라는 이유로 공부하지 않는다. 

-실패할 수 있는 이유를 찾느라 걱정부터 앞선다. 도전과 시작이 어렵다.

-지나치게 높은 이상과 현실의 괴리 때문에 좌절한다. 

-번 아웃이 많이 온다.

-미룰 수 있을 때까지 미룬다.

저는 n수 때 하루는 코피 터지게 15시간 공부하고 다음 날은 아무것도 하지 못했습니다. 
어제 같은 컨디션이 안 나올 것 같으니 아예 시작도 안 하는 편이 낫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러한 '모 아니면 도' 라는 극단적인 사고방식 때문에 주 3회만 공부하거나 몇 달을 아예 하지 못하거나... 이런 상황이 이어졌습니다. 
삼수 여름에서야 깨달았습니다. 이 모든 문제는 제 '게으른 완벽주의' 성향 때문임을요.
그것을 의식적으로 고치려 노력한 끝에야 일주일 연속으로 공부하는 데 성공하고, 
하루 1시간, 3시간, 6시간...12시간까지 꾸준히 하는 데 성공하였습니다.
그리고 대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어요.

제 칼럼에 달리는 댓글에도 게으른 완벽주의 때문에 고통 받는 분들이 많습니다.
따라서 저에게 도움이 되었던 생각 세 가지를 공유해보겠습니다. 

1) 쿠키 세 개의 함정

'우리는 실수로 쿠키 하나를 집어먹을 수도 있다. 하지만 충분한 주의와 연습이 따른다면, 세 개를 몽땅 먹어 치워버릴 위험은 분명 피할 수 있다!'
<단단해지는 연습-조너선 페이더>

저는 n수 생활 당시 그 날 정해둔 시간에 일어나지 못하면 그 날 하루는 망한 거라 생각했습니다. 
하루 종일 기분이 좋지 않았고 오늘 일찍 일어나지 못했으니 어떤 일이라도 다 잘 안 될 것 같았어요. 
그냥 '에헤이 조졌네 이거' 라고 생각하고 그날은 포기해버렸습니다.

그런데, 제 성향을 깨닫고 나서는 생각을 좀 고쳐먹었습니다. 
늦게 일어나도 어때요? 하루가 이렇게 긴데, 나쁜 일만 일어나겠어요? 
내가 스스로 안 될 거라고 고사 지내고 있는 건 아니고요? 
정말 믿음처럼 공부가 아예 안 될까요?
이런 의문들은 실제로 어떤 일이 마음대로 되지 않더라도 충분히 괜찮은 하루들이 쌓이면서 굳어졌습니다. 

늦게 일어나서 기분이 안 좋았어도, 꾹 참고 학원에 가서 공부하다 보니 괜찮아진다던가
하도 집중이 안 되어서 '오늘은 안 되는 날이야...' 일찌감치 포기하려다 30분만 더 버텨보니 집중이 된 경험
국어를 평소보다 못 봐도 이후 과목에서 만회할 생각으로 이어간 결과 실제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받은 경험 등

어떤 스포츠 경기에서도 역전 플레이는 존재합니다.
초반에 실책이 많아도 '아직 끝난 건 아니야' 라는 마음으로 지레 포기하지 않고 이어가면 만회할 기회는 오기 마련입니다. 

게으른 완벽주의자라면, 오늘 하루 뭔가가 기대에 어긋나 망했다고 생각하고 포기하기보다, 한 번 버텨보는 경험을 쌓아볼 것을 추천합니다.

2) 더 나은 실패

완벽주의자들은 실패를 과도하게 두려워하고,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 치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완전히 말도 안 되는 이야기입니다.

게임을 예로 들어볼까요?
캐릭터 앞에 놓인 여정에는 장애물, 즉 싸워 이겨야 하는 적들이 항상 나타납니다.
왜 그럴까요? 당연히 캐릭터가 성장하기 위해서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이건 피할 수가 없어요. 피하는 방법은 게임에서 나가버리는 것 밖에 없습니다. 
어찌 되었든 성장하고 싶다면, 이 스테이지를 깨고 레벨업하고 싶다면, 직면하는 수밖에 없어요.

그런데 매번 이러한 장애물을 한 번에 이길 수 있을까요? 
어떤 날은 손이 안 풀렸을 수도 있고, 캐릭터 능력치가 아직 부족할 수 있으며, 공략법을 모르는 상태일 수도 있습니다. 
몇 번이나 실패할 수 있고, 그게 당연한 겁니다. 
그런데 게으른 완벽주의자들은 한 번의 실패에 휘청입니다. 
내 삶에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하며 자신을 심각하게 깎아내립니다.  
한 번 졌다고 게임을 나가버려요. 그럼 만회할 기회가 사라집니다. 
그냥 최종 기록에는 실패로 남는 거예요. 그게 더 싫지 않나요?

오히려 계속 부딪히고 져보면 성공 가능성이 올라갑니다.
그러다 나중에 어느 순간 장애물을 물리치는 날이 오죠. 

삶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모든 사람이 어떤 여정에 있든 누구나 실패하고 실수합니다. 실패가 나쁜 게 아니에요. 
오히려 실패하지 않는 사람은 아무것도 배우지 못합니다.
그러니, 마인드를 고칩시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 하죠.
실패할 수 있어요. 그러나 그 실패에 휩싸여 세월을 보내진 맙시다. 
담대하게 받아들이고 실패에서 보완점을 찾아 재빨리 수정해 나아갑시다.

우리, 더 나은 실패를 하는 사람이 됩시다.

3) 선 완성, 후 완벽

완벽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아요.
완성 전에 완벽이란 있을 수 없습니다.

김연아 선수님의 경기, 참 아름답죠. 한치의 실수도 없어요.
그러나, 선수님이 하나의 프로그램을 준비할 때 처음부터 완벽하게 소화했을까요?
몇 번이고 넘어졌을 테고, 몇 번이고 좌절했을 겁니다. 
그러나, 게으른 완벽주의자처럼 준비 초반에 실수가 잦다고 때려쳤다면요? 
여러분이 그토록 바라는 완벽한 상태는 나올 수 없었을 겁니다.

완벽한 상태는 맘에 안 드는 상태라도 우선 완성을 시킨 후에 다듬을 때 나옵니다.
손님이 오기로 해서 식사를 대접해야 하는데 밥 짓는 데만 열중하면 뭐합니까? 
손님이 와도 국도 없고 찬도 없고 수저도 안 놓여 있는데.
내신 시험 공부를 할 때 1회독만 꼼꼼히 오랜 시간 하면 뭐합니까? 다 까먹는데.
자기 소개서를 작성할 때 처음 부분만 공들여 다듬고 다듬으면 뭐합니까? 완성을 못 하는데.

완벽에 대한 강박을 내려놓읍시다. 
60점 마인드로 살아도 문제 없어요. 일단 완성해놓고 여유가 남으면 80점, 100점으로 만들면 될 일입니다.

마무리)

'당신은 사실 게으른 사람이 아니라 굉장히 잘하고 싶은 사람입니다.'
<게으른 완벽주의자를 위한 심리학-헤이든 핀치>

게으른 완벽주의는 제 때 바로잡지 않으면 수험 생활 뿐 아니라 대학 생활, 직장 생활에서도 힘이 듭니다.
완벽 주의를 버립시다. 완성 주의가 됩시다.
60점 마인드로 삽시다.

이 거지같은 상태를 더 이상 참고 싶지 않을 때 변화가 시작됩니다.

외쳐보세요. 

'미뤄봤자, 그 일 내가 한다!'

얼마 남지 않은 7월도, 앞으로도,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소재 추천은 감사히 받겠습니다.
  • 게으른완벽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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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토

성균관대

이소연 멘토

  • ○ 성균관대 경영학과 23학번
  • ○ 인문계열 / 정시전형
  • ○ 제19기 목표달성 장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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