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메가스터디 목표달성 장학생 20기 영남대 의예과 권희태입니다. 수험 생활을 하는 동안 힘들거나 지칠 때면 다른 멘토 선배님들의 칼럼을 보면서 위로를 받곤 했었는데 제가 여러분들께 칼럼을 쓰는 날이 오다니 정말 꿈만 같습니다. 제가 칼럼 초안을 처음 쓸 때는 벚꽃이 활짝 펴 있었는데 이 칼럼을 올릴 때쯤 되면 벚꽃이 다 져 있겠네요. 오늘은 첫 칼럼인 만큼 자기 소개와 이 시기를 어떻게 보내면 좋을까에 대한 저의 생각을 짧게나마 써보려고 합니다.

저는 무려 5수 끝에 연세대학교와 상지대 한의예과를 거쳐 올해 영남대 의예과에 입학을 하게 되었는데요. 그 과정을 찬찬히 말씀드려 볼게요. 저는 대구 경신고가 자사고이던 마지막 해, 그러니까 자사고 7기를 졸업했습니다. 제 고등학교 시절을 돌아보면 목표는 한없이 높은데 그 목표에 비해서 별로 열심히 하지는 않는 그런 학생이었던 것 같아요. 1학년 때 2점대 중반을 찍던 내신이 3점대로 떨어지면서 반강제로 입시판의 고독한 싸움꾼, 정시 파이터가 되기로 결심합니다. 하지만 이 결심을 뒷받침해 줄 만큼 모의고사 성적이 나오지 않았고 저는 다시 한번 새로운 결심을 하게 됩니다.

'재수나 해야지'

제 결심은 2020 수능이 끝나고 현실이 되어 있었고, 다른 친구들과 함께 재수를 하러 가게 됩니다. 지금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제가 다니던 시절 저희 학교에서는 이런 얘기를 심심찮게 들을 수 있었습니다.

'경신고는 원래 4년제 아님?'

저도 친구들과 우스갯소리로 몇 번 이런 얘기를 했던 기억이 나네요. 물론 현역으로 대학을 갔던 친구들이 무지무지 엄청 부러웠지만 같이 재수를 하는 친구들이 있어 외롭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대망의 6모를 봤는데 성적이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못 쳤다는 기억만은 선명히 남은 시험이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나서부터는 9모까지 밥 먹는 시간도 아껴가면서 빡세게 공부를 해서 9모 때 국립대 의대를 갈 수 있을만한 성적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수능 때도 이 정도 쳤으면 제가 5수를 하지 않았겠죠. 9모 이후에 공부량은 그대로였지만 성적이 약간씩 떨어지기 시작했고 10월 초부터 알 수 없는 불안감이 저를 엄습해왔습니다. 이후 10월 중하순부터 다시 빡공 모드(?)에 들어갔고 잠도 설쳐가면서 공부를 했었던 것 같아요.

그러던 어느 날, 정확히 말하자면 수능 D-22일이던 그 날 저에게 한 번의 시련이 찾아옵니다. Periodic Paralyze, 주기성 마비가 와서 처음엔 다리부터 시작해서 나중에는 팔까지 팔다리가 제 뜻대로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그때가 제 24년 인생 중에 가장 힘든 시기였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몸과 마음 모두 힘들었어요. 수능 마지막 3주를 제대로 공부하지 못한 채 보건실에서 치러진 제 두 번째 수능은 그저 그런 성적으로 끝이 납니다.

쓰다 보니 너무 길어져서 제가 여러분들께 드리고 싶은 얘기를 못 드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삼수부터의 제 입시 스토리는 다음달이나 그 다음달(어쩌면 더 미뤄질지도?)즈음 해서 다시 들려드릴게요.

이제 제 얘기는 많이 한 것 같으니 여러분들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요. 먼저 개념 공부가 진짜 진짜 중요하다는 이야기에요. 다들 개념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는 한 번씩 다 들어보셨을거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수험생분들이 생각하는 개념과 제가 생각하는 개념의 정의가 약간 다를 수 있어서 제가 생각하는 개념에 대해서 간단히 끄적이고 시작해보겠습니다. 수학 과목을 예시로 들어볼게요.

제가 생각할 때 ‘개념을 이해했다‘라는 표현을 쓰려면 먼저 이 개념 자체에 대한 사전적 정의 내지 그 자체의 내용을 알고 있어야 됩니다. 이 부분은 많은 수험생 분들이 잘 하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중요한 것이 빠져 있죠. 바로 문제의 표현을 보고 자신이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개념과 연결시킬 수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개념은 다 알겠는데 문제가 안 풀린다‘라는 말은 바로 두 번째 부분을 간과한 말이라고 볼 수 있죠.

첫 번째 조건은 훌륭하신 강사님들의 개념서와 강의, 혹은 기타 개념 교재를 통해서 채울 수 있는 부분이지만 두 번째 조건의 경우는 실제 문제를 푸는 과정에서, 혹은 문제를 풀고 나서 다시 개념으로 회귀하는 과정에서 충족될 수 있습니다. 이게 개념을 다시 보고 또 다시 봐야 하는 이유죠. 수험생 친구들 중에 개념은 한두번 보고 문제만 열심히 푸는 친구들이 있을 수 있는데 나다 싶은 분들은 문제 열심히 푸시다가 지치실 때쯤 개념 한 바퀴만 스윽 한번 돌려보세요. 정말 아는 만큼 보인다고 처음 개념 볼 때보다 훨씬 많은 것들이 보일 거에요. 또 문제를 풀 때도 독특한 표현이나 조건을 만나면 개념과 연결시키려는 연습을 한 번 해보는 걸 추천합니다. 특히 특이한 조건들은 생각보다 개념의 기본적인 정의나 해당 개념을 충족시키기 위한 전제 조건처럼 본질적인 것들을 건드린 것들이 많아요.

제가 지금까지 수학 과목만 예시로 들어서 설명을 드렸는데 다른 과목의 개념이나 심지어 스킬들에 대해 공부할 때도 그 개념이나 스킬들의 내용에도 주목을 하셔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더 나아가 실제 문제에서 그 개념들과 스킬들이 어떠한 형태로 조건화되는지와 문제 상황에서 이 개념과 스킬을 적용해도 되는 것인지 등에 대해서도 고민해 보시면 좋을 거 같아요.

제가 아까 개념으로 회귀하는 과정에서 얻는 것이 많다는 말씀을 드렸는데 ’회귀‘라는 것은 이미 개념을 한 번 제대로 봤다는 전제하에 쓸 수 있는 말이잖아요. 그래서 제가 여러분들이 지금 이 시기에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개념을 제대로 한 번 봐 두자‘라는 겁니다. 이게 나중에 하반기가 되서 개념을 처음부터 보거나 다시 한번 제대로 보려고 하면 아무래도 초조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plus) 3월 모의고사가 끝난 이 시기, 그리고 이제 진짜 얼마 안 남은 5월 모의고사가 끝난 후 마음이 심숭생숭해서 공부가 잘 안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충분히 이해해요. 하지만 남들보다 조금 더 앞서 나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잖아요 ㅎㅎ 수험 생활 너무 너무 힘드시겠지만 제가 그 누구보다 여러분을 열심히 응원할테니까 끝까지 최선을 다하셔서 후회 없는 수험 생활 보내시면 좋겠습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댓글에 대한 답변은 업로드일 제외 업로드 이후 3일동안 올라온 질문에 대해서 드릴 예정입니다. 칼럼에 대한 질문, 고민 상담 등등 궁금하신게 있으시면 편하게 질문 남겨 주세요!! 학습과 무관한 질문의 경우 답글이 달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