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손형권입니다. 

이 칼럼을 보고 있을 수많은 정시파이터 그리고 N수생 분들 그리고 약간의 현역 수시러들

모두들 가슴 떨리게 반갑습니다. 많은 사람이 그러하듯, 칼럼을 읽던 재수생이 칼럼을 쓰는 대학생이 된다는건 제법 가슴떨리는 일이 아닐 수 없네요!

그리고 오늘 여러분들과 첫만남을 준비하는 사람으로서 첫 인사와 첫 칼럼을 어떤 방식으로 정할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작년의 제가 메가스터디 칼럼을 읽었던 기억을 하나하나 되돌아봤습니다. 칼럼을 읽으며 같은 시간을 통과한 경험에 위로받았고 좋은 성과를 낸 경험에서는 영감을 얻었으며 새로운 경험을 소개해주는 사람들로부터 동기를 부여받곤 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그래서 제 칼럼도 공감, 영감, 동기 3가지 카테고리로 진행하려 합니다. 

그리고 첫 칼럼은 부끄럽지만 공감을 키워드로 제 이야기부터 시작해보겠습니다. 

공감 제 1편, 자만심에 대하여...

2023년 2월 3년동안 다니던 고등학교를 졸업했습니다. 그리고 졸업의 순간 주어진 건 지금까와는 사뭇 다른 정도의 ‘선택’이였습니다. 대학을 갈 것이냐 가지 않을 것이냐, 아마 19년의 인생을 살아오면서 가장 두려움이 많은 결정인 것 같습니다. 최근 들어 많은 사람들이 재도전을 한다고는 하지만 정말 자기 선택에 따른 결과를 책임져야하는 그런 종류의 선택을 처음 접하다 보니 두려움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사실 제가 가장 두려워해야 했던건 제 마음가짐이였습니다...

제가 당시 했던 고민은 어떤 방식으로 1년을 보내야 하나, 내 1년에 공부만을 가득 채울 자신이 있는가, 아니 공부만을 가득 채우는 게 과연 옳은 일인가 아니 꼭 그래야만 하나? 종류의 것들 이였습니다. 부끄럽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본다면 올바른 재수의 마음가짐을 가지지 못한 상태로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마음가짐은 바로 학습 태도로 나타났습니다. 제가 다니던 재수종합학원의 학생들은 2월과 3월 이 재수레이스의 초반에 엄청난 공부 집중력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나 제가 가진 마음가짐으로는 이 친구들의 공부 페이스를 따라갈 수조차 없었고 솔직한 마음으로는 따라가고 싶지 않았습니다. 저는 제가 고등학교 시절 조금 했던 과거의 공부가 엄청난 차이를 만든다고 믿어버렸고 또 고등학교시절 운이 좋았던 몇 번의 모의고사가 제 진짜 실력이라고 믿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설상 가상으로 학원에서 시행하는 사설 모의고사마저 운이 좋게도 잘 봐버리면서 제 자만감은 하늘을 찔러 버렸습니다.

이때 당시 저는 하루의 반나절을 ‘쉼’이라는 명목으로 메가선생님들의 수업짤을 구경하거나, 메가케스트를 듣고, 제가 읽고 싶었던 책을 읽으며 보내는 등의 행동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스스로의 공부가 꽤나 완벽하다고 생각했으며 공부와 일의 밸런스를 잡겠다는… 실력과는 맞지 않는 행동을 했습니다.

이때 당시 저의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지금’ 그리고 ‘나’에게 집중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지금 그 순간의 ‘나’에게 집중하기 보다 미래의 누군가에게 나를 볼 때, 저는 공부와 자아실현 두가지를 한번에 잡은 사람처럼 보이는 것이 중요했던 것입니다. 재수라는 인생에 있어서 꽤 중요한 순간을 지나가는 와중에도 당시 저에게 중요했던 것은 제가 생각하는 낭만을 추구하는 것 사실 너 심하게 말하자면 낭만 있어 보이는 것이 중요했던 것 같습니다. 결국 지금 나에게 중요한 것이 어떤 것인지 정확히 알지 못하고 그 순간에 집중하지 못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 대가는 꽤 혹독했습니다. 그러한 여파로 6모를 대차게 말아먹어버린 저는 그때부터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기 시작합니다. 언젠가 제 성적을 공개할 날이 올 수 있겠지만 재수 시작 후의 시간을 부정 당할 정도로 망쳤습니다. 그리고 제 수험기간은 6모 이후부터 시작되었다고 봐도 무방할 만큼 그때부터 저는 정말 수험생으로써의 삶을 시작합니다. 제가 그전까지 놓지 않았던 공부 이외의 것들을 하나하나 모두 포기하고 진짜 중요한 공부에 집중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아직 준비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았던 저는 8,9월 즈음에야 온전히 공부에만 집중 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제가 저 시간들이 온전히 낭비된 시간이라고 후회하지는 않습니다. 저 시간들이 제 공부를 위해 필수적인 준비운동이라고도 저는 생각합니다. 그러나 한가지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면 ‘준비운동이 조금 짧았다면?’ 입니다. 그리고 저는 제 준비운동이 그토록 긴 이유가 그 모든 행동들의 기원이 교묘하게 숨어있는 자만심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 근원이 자만심인지 몰랐고, 그렇기에 그 행동들을 하면서도 위기감을 느끼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그 행동들이 진짜 제 공부를 위한 일종의 쉬는 시간 이라고 당시에 생각했고 더더욱 그런 행동들을 하면서도 마음의 안심을 얻었습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지금 당장 책상 앞에 앉고, 공부를 15시간 16시간씩 매일 매일을 후회 없이 보내라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모두가 공부를 하는데 있어서 적절한 준비운동의 시간을 필수적이며 그 준비운동이 없을 경우 수능이라는 길고도 먼 레이스에서 먼저 지쳐 나가 떨어지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제가 드리는 말씀은 그 감정의 근원이 ‘자만심’인지 한번 확인해보라고 알려드립니다. 그 모든 행동들이 자만심에서 근거했다면 그 값을 치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자가 진단하는 법은 나름 쉽지만 매우 어렵기도 합니다. 본인이 지금 본인에게 얼마나 집중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바랍니다. 지금 공부를 하지 않는 이유가 또 하는 이유가 온전히 ‘본인’에게 있는지를 알아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그 중심이 본인에게 있지 않고 다른 곳에 있다면 그 이유가 스스로의 실력에 대한 자만이 아닌지 확인하기 바랍니다.

1년 간 여러분들의 행동의 근거가 온전히 자신이고 여러분들의 행동의 근거가 자만심이 아니였으면합니다.

갑작스럽게 따뜻해진 날과 함께 봄과 여름 그 사이에 위치한 환상적인 날씨의 향연입니다. 마음 같아선 수능은 긴 레이스라며 날씨와 함께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홀로 휴식을 제안하고도 싶고, 지금의 순간도 인생의 한부분이라며 순간을 즐기는 낭만을 제안하고 싶습니다만, 그 모든 것에 앞서 가장 전제가 되어야 할 이야기인 다소 주제넘을 수 있는 이야기인 '자만심'으로 시작한 점 다소 양해 부탁드립니다. (물론 여러분들의 마음의 중심이 '자만심'이 아니라면야 앞서 말한 모든 것을 즐기고 휴식 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제목과는 달리 멋진 첫인사와는 다소 거리가 있습니다만 ㅎㅎ 앞으로의 칼럼에 있어서 더 유익하고 때로는 더욱 즐거운 이야기들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제 계획으로는 수험생 여러분들에게  학습적인 특히 평소 학습 습관이나 국어에 도움이 될 만한 ‘영감’이야기들과, 제 소소한 대학 생활을 담은 즐거움에 잔뜩 치중한 '동기' 칼럼도 준비해 지친 수험생활의 전환점을 마련해보겠습니다! (저에게 궁금한 주제라도 있으시다면... 댓글 달아주시면!!! 한번 잘 마련해보겠습니다!)

다음의 그 시간까지 모든 수험생 분들을 진심을 담아서 강하게 응원하겠습니다!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진심을담아 

2024. 04.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