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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지내 어디서든

이름 : 윤채원  스크랩
등록일 :
2024-09-02 14:17:44
|
조회 :
22,101
안녕하세요, 제20기 목표달성장학생 윤채원입니다.
벌써 9모가 코앞이고, 이후에는 수시 원서 접수 시즌이네요. 많은 분이 심란해질 시기입니다.
조금이나마 힘이 되길 바라면서, 두서없는 이야기 몇 줄 적어보겠습니다.

그리고 저번 칼럼에서 무도 짤을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셔서 기뻤어요.
또 몇 장 첨부해 봅니다..

9모를 치르며 가져야 할 마음가짐
작성일 기준 9모가 이틀밖에 남지 않았네요.
여러분이 좋은 결과 얻을 수 있도록 기원합니다.
만약 시험을 앞두고 불안해하고 있다면,


시험 본 적이 없는데 무슨 성적표!
아직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았어요! 9모 성적도 그렇고, 수능은 더욱 그래요.
이제껏 해 온 것들이 무너질까 불안한 마음은 곧 열심히 했다는 증거입니다.
불안으로 심신을 혹사하기보다, 본인만의 템포와 보완해야 할 점을 찾아가면 좋겠습니다.

9모 때는 점수도 물론 중요하지만, 문제 풀이 루틴을 꼭 체크하시면 좋겠어요.
어떤 영역(국어 독서/문학/선택, 수학 23/4/선택 등)에서 몇 분을 소요하고,
자신 없는 파트가 어디인지 판단해 보는 경험이 가미된다면
실전을 위한 본인 만의 루틴을 보완, 체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저는 실전처럼 연습해 보고자 도시락을 싸갔는데요.
이렇게 품이 큰 준비까지는 아니더라도, 직전에 풀거나 읽을 자료와 물, 초콜릿, 귀마개 등
각자의 루틴에 필요한 물품들을 꼭 챙겨가서 활용해 보기!

9모 직후부터 수능 전까지의 행동강령 관련 이야기는 다음 칼럼에서 적어보겠습니다.


나만 아는 나의 이야기와
제게는 정말 강렬한 수험생 때의 기억이 있는데요. 딱 작년 이맘때였어요.
그날은 수능 원서 접수 날이자 생기부 마감 날이었고, 동시에 학교 축제 날이었습니다.
저희 반이 1층이었는데요. 그래서 옆에 있는 체육관 소리가 정말 잘 들렸어요.
체육관에서는 박재범의 몸매가 울려 퍼지고 환호 소리가 들리는데
저를 포함한 교실의 고3들은 진짜... 정말 단 한 명도, 그 누구도 한마디 안 하고
비장한 혹은 어두운 얼굴로.. 원서 쓰고, 생기부 확인하고, 교무실로 뛰어가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wait a minute girl~ 어디가 너무 쳐다봐서 미안해~ // .........

저는 이 간극이 너무 웃퍼서 아직도 이때 생각만 하면 헛웃음이 나요 ㅋㅋㅋ...ㅠㅠ

그때 참 마음이 허했는데, 그래서 오히려 차분해지기도 하는 시기였던 것 같아요.
날로 불안해졌지만, 친구들이랑 입시 얘기하고, 붙을 거라고 서로 응원해 주던 때가 참 좋았습니다.
... 사실 진짜 좋았는지 확신할 수는 없어요. 괴로웠던 기억은 빨리 지워버린 걸 수도 있어요 ㅋㅋ


내가 할 수 있을까? 내 머리로? 의문을 많이 갖게 되는 시기라고 생각하는데요.
감정은 사라지고 결과만 남는다. 이 말을 수험생으로서 들었을 때는 사실
사라지고 자시고 지금 내가 힘들어서 죽을 것 같다니까!!! <<< 이런 마음도.. 없진 않았는데
지금은 정말 공감하는 말이 됐습니다. 안 좋은 기억은 그냥 힘들었다, 울었다 정도로만 나는데
기쁘고 뿌듯했던 성취의 순간은 오래 남더라고요. 기억으로도, 결과로도요.
와닿지 않을 수도 있는, 어떻게 보면 잔인한 말인 것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여러분이 가까운 미래에 좋은 기억만을 안고 작별을 말하면 좋겠습니다.



당신만 알고 싶은 당신의 이야기
힘든 상황과 마음을 주위에 이야기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친구들은 각자 처한 상황, 환경이 달라 힘들고, 부모님도 수험생의 학부모라 힘드시고... 어렵죠.

저는 선생님과 상담을 많이 했어요. 담임 선생님과 가장 많이 했고, 진로부나 다른 교과 선생님들을 붙들고
대학 어디 쓸지, 생기부 어떤 부분이 좋고 별로인지, 공부 방법은 괜찮은지, 이외에 시시콜콜한 얘기도 했어요.
그게 위안이 되더라고요.

누구든 내 얘기를 들어줄 사람이 필요한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때로는 나를 모르는, 서로 잘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 하소연하는 게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됩니다.
혹시 안고 있는 고민이 있다면 비밀댓글로 달아주세요! 맞춤형 위로를 전달하고 싶습니다.
원하시는 방향(해결 방법 조언해주세요, F 100%로 공감만 해주세요 등..)을 말씀해 주셔도 좋을 것 같아요..


우리가 공부하는 이유 
'아무리 그냥 하려고 해도 하고 싶지가 않아요... 공부는 왜 해야 돼요?'
멘토링 수업 중에 학생이 제게 했던 말인데요.
적지 않은 분들이 이에 관해 고민한 적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늘 그 답을 찾고 싶었거든요.
여기서 공부란 무엇을 배우는 행위보다는.. 대학 입시를 위한 대비입니다.

한국 입시 제도의 폐해인지, 혹은 이런 말로 일축할 수 없는 다양하고 복잡한 이유가 있어서인지
우리에게는 진짜 본인이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 하고 싶은 것이 뭔가 탐구할 여유가 충분치 않은 것 같아요.
하지만 고등학생 신분을 벗어나 성인이 되거나, 입시를 끝낸 후 크게 달라지는 환경에 나아가면
갑자기 이제까지와는 너무도 다른 자유와 그에 따른 책임을 안게 되면서 고민이 커집니다.

대학 이외에도 다양한 길이 있지만, 본인이 대학을 가기로 마음먹었다면
나중에 너무 헤매지 않게, 주저앉지 않게. 넓은 선택지 중 고민해 볼 수 있게 공부하는 것이라고
저는 나름의 결론을 지었습니다. 여러분의 대답은 다를 수 있지만,
공부하는 이유는 다른 누구도 아닌 온전히 자신을 위해서였으면 좋겠어요.
어떤 목표를 간절히 원하여 노력하는 모든 과정이,
울고 웃었던 모든 기억이 여러분의 앞날에 힘이 되어줄 것입니다.


마침
어제 집 밖을 나서니 미약한 가을 냄새가 났어요. 아직 덥지만, 점점 고지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작은 위로가 되길 바라며 옥상달빛의 '비밀얘기' 가사를 일부 적어봤습니다.
(해당 앨범 수록곡들에 큰 위로를 받았었는데, 여러분도 한 번쯤 들어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당신의 이야기를 기다립니다. 아프고 고된 이야기이더라도 행복으로 채워질 수 있길 바라고,
여러분이 용기를 잃지 않길 바랍니다.
다음 칼럼에서 만나요!


비밀얘기 (Bonus track) - 옥상달빛

나만 아는 나의 이야기와 당신만 알고 싶은 당신의 이야기
모두 같을 순 없겠지만 모두 가지고는 있어요

다른 사람들과 슬픔의 깊이를 비교하지 말아요
마음 깊이 묻어둔 먼지 쌓인 이야기가 하나씩은 있어요
시간 낭비하지 마 감추고 감추느라
더 크게 웃지마 눈물을 참아내느라


- 추가 -
댓글 모두 읽어보고 있습니다.
모두 안고 있는 고민이 다양하고 무겁구나 싶어서 마음이 아프기도 했고,
여러분의 이야기를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조금 지연되고 있는데, 모두 성심껏 답변드리고자 하니 기다려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멘토

연세대

윤채원 멘토

  • ○ 연세대학교 신학과 24학번
  • ○ 수시 전형
  • ○ 제 20기 목표달성 장학생
  • #현역수시 #일반고 #ISFJ #학습계획 #멘탈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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