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돌아온 목달장 김선주 입니다!!

쌀쌀한 날씨가 계속되는 게 어느덧 수능이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을 몸으로 느끼고 있는 요즘입니다... 저도 고3/N수생 과외를 하고 있는 만큼 수능이 다가오는 것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데욥..ㅠㅠ 물론 작년 제가 수능을 준비할 때 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아 괴외돌이/과외순이가 부디부디 잘 봐야할텐데... 왜 2주밖에 안 남은거야!!! 시간 쫌만 더 있으면 진짜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매일매일 이러고 있답니다 허허 (그만큼 진심이라는 거죵)

수능을 코앞에 둔 수험생에게 가장 필요한 게 뭘까?! 고민하다가, 경험자의 생생한 후기만큼 좋은 건 없겠다!!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생각해보니, 제가 작년 수능이 끝난 직후에 2023.11.16 (목_수능날) 하루 동안의 제 행동과 감정을 솔직하게 풀어 개인 블로그에 올려두었다는 걸 떠올렸습니다. (비공개로 저 깊숙이 처박아두었던 거라 완전 까먹고 있었던 건데 말이죠..ㅎ)

정말 생생한 감정과 잡생각, 사소한 행동까지 모두 묘사해두었던 블로그 글(사실 이걸 누구한테 보여줄 거란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서;;) 이기 때문에 방금 찬찬히 읽어보면서, 많이 오글거리고 부끄러웠습니다...ㅋㅋㅋㅋㅋ  

그런데...정말 큰 맘 먹고 그 [수능당일 복기 자료] 전문을 여러분들께 공개하려고 합니다..! 여러분 모두 제 과외생이라는 마음으로 이걸 보고 단 한 분이라도 도움을 얻을 수 있다면 뭐 제 수치심 따위는...그게 뭐가 중요하겠습니까... 그죠...?ㅋㅋㅋㅋ

2024 수능이 모두 끝났다. 12년 학교생활을 하며 절대로 오지 않을 것 같던 수능이 이제 모두 끝났다. 2023. 11.16 내 인생에서 가장 치열했던 하루를 잊지 않고 기억하기 위해 이 글을 남긴다. 수능 당일, 한 명의 수험생이 느낀 불안감, 초조함, 안도감, 긴장감, 절망감, 행복감..이 모든 감정을 솔직하게 풀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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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이 볼 것을 기대하고 올린 글은 아니지만 수능을 준비하는 또 한명의 수험생이 이 글을 본다면 마지막까지 조금만 더 힘내라고 이야기 해주고 싶다. 그 시기가 얼마나 힘들고 지치는 시기인 줄 알기에... 지금 본인의 성적이, 태도가, 마음가짐이, 열정이 만족스러워도, 만족스럽지 않아도 자기자신을 조금만 더 보듬어주라고 말하고 싶다. (그냥 그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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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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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0 기상]

수능날 아침, 신기하게도 눈이 딱 떠졌다. 일주일동안 그렇게 일어나는 연습을해도 6시 반까지는 자더니, 막상 당일이 되니 몸이 긴장을 했는지 졸리지도 않고 딱 좋았다. 일어나자마자 침대에 기대 국어 독서 한지문을 바로 풀었다. 일어난지 10분만에 무언가를 읽어본 건 처음이라 안 읽히면 어떡하나 걱정했는데, 그래도 의식적으로 생각하며 읽으니 또 머릿속에 들어오는 게 신기했다. 3점까지 한문제를 틀렸지만, 별 걱정은 되지 않았다. '아침이라 그래! 7시 전에 뭘 읽어본 건 오늘이 처음인데 당연히 틀릴수도 있지. 그래도 글은 튕기지 않고 잘 들어왔으니 됐어' 이렇게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글은 읽히는데 문제를 틀린 게 더 안좋은 거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내 국어 실력이 부족하단 뜻 아닌가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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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시 반 쯤, 엄마가 소고기 뭇국을 아침밥으로 챙겨주며 도시락을 챙기고 계셨다. 아침에는 정말 하나도 긴장이 안됐고 그냥 소풍가는 날처럼 괜히 들뜨고 신나서 엄마랑 떠들었다. 당장 수능에 대한 걱정보단 얼른 수능이끝나고 놀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컸다. 정말 아무생각없이 해맑게 준비를 마치고 시험장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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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0 시험장으로 출발]

어둑어둑한 새벽에 차를 타고 15분정도 떨어진 시험장으로 갔다. 우리동네 학교 앞마다 쫙 깔린 경찰들, 번쩍번쩍한 경광등, 몇몇 지구 제 00 시험장이라는 현수막, 차에서 내리는 수험생들을 보면서 그 앞을 지나가니 이제야 내가 수능을 보러 가고 있다는 실감이 났다. 아 나도 곧 내려서 저들과 함께 시험장에 가서 시험을 보겠구나.... 그래도 뭔가 기분이 이상할 뿐 긴장되거나 떨리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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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배정받은 학교가 보이기 시작하고 엄마가 잠시 정차할 곳을 찾아 그리로 향하는 그 찰나에! 나도 모르게 으! 라고 육성으로 소리를 내뱉었다. (왜 그랬는 지는 아직도 모르겠다;;) 그냥 짧게 웃으면서 엄마에게 '갔다 올게. 기다리고 있어!'라고 인사를 남기고 차에서 내려 시험장 현수막을 한 번 올려다 본 뒤 당당하게 학교로 들어갔다. 전날 수험표를 보고제 4 시험실이니 낮은층이겠거니 하였으나, 막상 가보니 꼭대기층 5층이었다. 엘리베이터 사람이 많아 학교 건물을 구경하여 천천히 걸어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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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생각보다 학교가 너무 좋았다. 3년 동안 다닌 우리학교가 되게 옛날건물에 정말 구식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듦과 동시에...이런데서 살다가 우리학교로 배정받은 애들은 당황했겠는데?라는 생각이 들어 혼자 피식 웃었다. (그 순간에 남 걱정이나 하고 있다니 내가봐도 나는 수능보러가 아니고 놀러 간게 분명하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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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30 교실 입실]

교실에 문을 열고 딱 들어가니 열두명 정도가 이미 앉아서 공부를 하고 있었다. 히터도 따듯하게 틀어져있고 소음도 없고 밝고... 교실 첫느낌은 너무 좋았다! 나는 06번 자리, 즉 창문쪽 맨 뒷자리였는데 내 기준 최고 명당자리였다고 생각한다. 우선 짐을 풀고 의자에 앉았는데 삐그덕 거리는 소리가 거슬리길래 주변에 있는 의자랑 한번 바꿨다. (바로 옆자리랑 바꾸면 나도 그 소리 때문에 시끄러우니까 잠깐 눈치는 보여도 좀 멀리있는 의자랑 바꿨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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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이놈의 새로운 의자는 손으로 흔들어봤을 땐 괜찮았는데 막상 앉으니까 더 덜그럭 거리는 놈이었다.... 한번 더 바꾸는 건 주변애들한테 너무 시끄러우려나 하며 다섯번 정도 고민하다가 뭐 어때라는 생각으로 세번째 놈을 찾아 다시 바꾸었다. 다행이 이번 건 소리는 안나는 의자였다. 의자다리 한쪽이 아주아주 조금 길어서 흔들리긴 하였으나 이정도는 뭐 괜찮아서 세번 째 놈으로 결정하고 마저 짐을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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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에 미리 가서 코도 풀고 콧물이 날 것을 대비해 휴지도 넉넉히 주머니에 넣어왔다. 갑자기 코피아닌 코피(코피가 흐르는 건 아닌데 여드름 터졌을때 정도만큼만 피가 묻어나옴)가 나서 살짝 당황하긴 했으나 심하게 나는 것이 아니라서 괜찮겠지 하고 그냥 교실로 돌아왔다.

강민철 쌤이 올려준 국어 예열지문도 싹 다 풀고, 내가 적어둔 국어 시험전 행동강령과 도착 후 할일 체크리스트로 한번 읽어본 뒤 시간이 조금 남아 화장실 한 번 더 갔다가 잠깐 엎드려서 쉬었다. 그치만 눈이 말똥말똥한 게 잠은 안들어서 그냥 주변 애들을 구경하고 마인드 컨트롤을 하며 대기했다. 생각보다 이 교실, 이 층에 내가 아는 얼굴들이 너무 많아서 놀랐다. 우리반 친구, 옆반 친구, 중학교 친구, 학원친구, 심지어 우리학교 선배(재수생) 등....그냥 반은 아는 얼굴들이어서 더 편안하게 시험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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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교시 감독관이 들어와 주의사항 안내를 하고 휴대폰 및 반입금지 물품들을 수거해 갔다. 그런데.... 하 진짜 내가 여기서까지 이럴 줄을 몰랐지만... 1교시 부감독관이 너무 잘생겼다. 안경쓴 지적인 학교 선생님 스타일... 딱 30대 초의 국어선생님 처럼 생기셨는데 그 감독관님 때문에 1교시전까지 막 집중이 쪼꼼 안됐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여기 학교 애들 부럽더라...

흠흠 암튼!! 휴대폰도 걷어가고 가방도 밖으로 빼고, 본인확인도 마치고 모든 준비가 끝났다!!! 국어시험지 받기 전까지 아직까지 나는 평온한 상태를 유지하며 긴장도 하지 않고 이 순간을 즐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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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30 1교시 국어]

아니 이게 무슨 일이지? 분명 방금전까지만 해도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OMR카드를 받고 수험번호를 적고 나서부터 심장이 미친듯이 뛰기 시작했다. 아니 그 아슬아슬한 내신 시험을 10번 치르면서도 긴장한 적이 없었는데!? 시험 직전까지 괜찮길래 나는 멘탈이 좋은갑다~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이렇게 심장이 뛰니 너무 당황했다. 예비령이 울리고 시험지를 받고 평소 하던대로 세로로 열심히 접어가며 준비를 하고 있을 때에도 두근두근하는 게 온몸으로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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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령이 울리고 폭주하고 있는 심장으로 화법과 작문 10문제부터 막 풀어가면서 의식적으로 천천히! 천천히!라고 주문을 외웠다. 그래도 선지 하나하나 제껴가며 화작 10문제를 15분동안 풀어내고 나니 미친 심장이 좀 진정되어 원래의 페이스를 되찾았다. 평소에도 11분~16분이 걸릴만큼 내 화작 시간은 일정하지 않았기에 현장에서 화작에 15분이 걸렸지만 긴장하지 않고 바로 독서론으로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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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지문을 보니 분명 EBS 교재에서 많이 보았던 소재임은 틀림없었다. 우와 독서 연계 체감 쩐다! 하면서 열심히 글을 읽었는데 웬걸?? 첫지문 첫문제부터 답이 안나왔다. 나 분명 글 전부다 이해 했는데? 생각하면서 잘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내용일치 문제부터 뭔가 이상했다. 옳지 않은 걸 골라야 하는데 옳지 않은 선지가 없다!!!!?? 한번 더 선지를 정독했지만 답이 안나와서 나는 5번? 문제에 별표를 치고 뒤로 넘어가는 선택을 했다. 그 때부터 뭔가 잘못됐음을 직감했다. '천천히 생각하며 풀자'라는 나의 모토대로 조급해하지 않고 천천히 풀었는데, 너무 여유롭게 풀어서 그랬을까? 독서 두 지문을 푸는데 30분이 걸려 버렸다! 즉 문학 17문제와 독서 한지문, 마킹과 가채점표까지 35분안에 마쳐야 하는 상황이 닥친것이다. 평소에 독서보다 문학이 어려웠던 나는 문학 30분, 독서 30분을 잡고 연습했고 얼추 그에 맞게 시간이 나왔다. 그런데... 실모를 연습하여 단 한번도 시간이 부족했던 적이 없는데!! 수능날 너무 여유롭게 풀다보니 처음으로 시간의 압박을 느껴보았다. 결국 독서 하나를 뒤로 넘기고 문학부터 스피드하게 풀어나갔다. 이때부터는 기억이 잘 없다. 내가 제대로 풀었는지 잘 생각이 안 난다. ㅋㅋㅋㅋㅋ 아무튼 문학을 23분 정도에 끝내고 12분 남은 시점에서 마지막 독서지문에 들어갔다. 다행히 긴 (가)(나)지문이 아닌 짧은 지문이어서 그나마 수월하게 10분컷으로 풀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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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종치기 1분 전 풀었던 문제 마킹을 마치고 일생일대 가장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 나는 섰다. 가채점표를 쓸 것인가 별표친 문제를 찍지 않고 한 번 더 볼 것인가.... 수능최저에 전과목이 전부 반영되는 나로서는 가채점표만큼 중요한 게 없었다. 최저 맞출 수 있을지도 확실치 않고, 면접까지 다보고 붙은 줄 알고 있다가 최저떨 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기에 특히 그랬다. 그렇지만 워낙 상황이 상황인지라 두눈을 질끈 감고 별표친 문제로 넘어갔다. 결과적으로는 별표를 해결하지는 못하고 그냥 소거법으로 두세개 중에 하나를 찍었고, 별표친 문제만 수험표 뒤에 답을 기록해둔 뒤 나머지는 내 기억력에 맡기기로 하고 가채점표 작성을 그냥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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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끝나는 종이 치고 진짜 별 생각이 다들었다. 독서에서 한지문 당 당한두개씩은 꼭 틀렸을 것 같은데...문학을 내가 제대로 읽고 풀긴 한걸까? 화작도 6모처럼 막 3개씩 틀리는거 아닌가? 여름방학부터 가채점표를 30초에 쓰는 것도 연습했는데 쓰지도 못하고 확인도 못하고 나는 12월 8일까지 아무것도 모르고 기다리고 있어야하나?? 이런 생각.... 고려대 최저는 물건너갔구나 국어에서 4등급뜨면 진짜 망하는 건데 국어3도 솔직히 좀 위험한데 진심 ㅈ(잣^^)됐다. 이러다가 중앙대 최저도 못맞추고 다 떨어지는 거 아닌가....진짜 별별 생각이 다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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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에 가서 손을 한 번 씻고 내가 적어둔 <11월 모의고사 당일 안내서-수학 전>을 펴 읽으면서 생각을 정리했다. 수학은 페이스 말리면 안된다. 국어 저ㅅㅐㄲㅣ는 싹다 잊어버리고 다시 시작하자. 모르는 거 있으면 괜히 5분10분 붙잡지 말고 쿨하게 넘기기로, 3점과 쉬운 4점이라고 확보해서 실수만 하지 말자고! 국어 가채가 날라간 이상 수학 가채라도 반드시 필요하니 종치기 10분전에 무조건 OMR과 가채부터 적자고 다짐했다. 가방에서 커피와 작은 빵 하나를 꺼내 먹으면서 잡생각을 날려버리며 2교시 수학을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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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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