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러분!

목표달성장학생 정서윤입니다.

날씨도 부쩍 추워지고 수능도 얼마 남지 않은 이 시점에서, 정해지지 않은 이런저런 얘기를 드려 볼까 합니다.

1. 돌고 돌더라도 본인의 길에 있게 된다.

잠시 제 이야기를 들려 드리자면, 수시 교과로 저희 과를 4명 뽑았는데, 막히기 전에 1:1이던 경쟁률이 11:1 로 늘어나 있는 게 아닙니까..? 갑자기 경쟁률이 11배가 된 거죠. 저는 그것 때문에 학원에서 실모를 보다가 눈물이 나서 다 풀지도 못하고 조퇴했었습니다.. 다음날도 마음이 괴로워서 공부에 집중이 하나도 안 됐어요. 그래서 학교 도서관에서 소설을 빌려서 하루종일 책만 읽었었죠... ㅜㅜ

제가 저렇게 힘들었던 이유는 결국 집착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너무너무 '이 과'!!!!!! 에 가고 싶고, 진짜 안 가면 대학교 다니는 의미가 없을 것 같고.. 학교 선생님들께서 요즘에는 복수전공 제도도 잘 되어 있고, 대학원이나 교환학생을 다른 전공으로 갈 수도 있으니, 너무 조금 뽑는 그 학과를 고집하지 말아라~ 라고 해 주셨음에도 당시엔 그 말이 귀에 잘 안 들어오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저희 학과를 고집했고, (어지저찌 해서 붙었지만) 정신적으로 좀 힘들었죠. 물론 내 목표가 뚜렷한 것, 하고 싶은 것이 분명한 것은 너무 좋은 일이고 멋진 일입니다. 그렇지만 이 시기에 지나치게 강박적인 생각을 가질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그런 맥락에서 저희 담임선생님께서 해 주셨던 좋은 말을 하나 들려 드리자면

'꼭 내가 원했던 곳에 닿지 못하더라도, 다르게 닿은 곳에서 '와 나는 이것을 하려고 이곳에 왔구나!' 라는 일을 발견하기도 한다. 그리고 어떤 일을 할 사람은, 돌고 돌더라도 결국엔 본인의 길에 서 있게 된다.'

이 말은 완벽주의자이고, 강박적이고, 집착하는 저에게 정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실제로 대학에 와 보니, 정말 맞는 말이라고 많이 느껴요. 학점교류라고 해서, 저희 학교 학생이 다른 학교 수업(서울대, 고려대, ...)을 신청해서 들으러 갈 수도 있구요. 그에 따라 다른 학교에서도 저희 학교에 수업을 들으러 올 수도 있거든요. 제가 학교 홈페이지에서 보니 학점교류협정이 체결된 국내 대학들이 엄청 많더라구요!

그리고 저는 문화인류학과에 오고 싶었던 가장 큰 이유가 바로 필드워크(현지조사) 였는데, 실제로 올해 필드워크를 가 보니 복수전공생들도 거의 절반 가까이 될 정도이고, 꼭 저희 학과가 아니어도 신청해서 참여할 수 있더라구요. 그래서 어떤 일을 정말 하고 싶은 사람은 결국엔 그걸 하고 있게 된다는 게.. 맞는 말이란 것을 많이 느낍니다.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마음을 조금 편하게 가졌으면 좋겠어서!! 입니다. 특히나 지금은 수능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이니, 멘탈 관리가 정말 중요하니까요. 과거의 저처럼 '여기에 진짜 꼭 가야겠고,, 못 가면 사는 의미가 없을 것 같고..' 이런 생각은 공부를 손에 안 잡히게 할 수도, 독이 될 수도 있거든요.

2. 수능, 생각보다 그렇게 망하지 않는다. (열심히 했다면!)

저는 수능을 한 번만 본 사람이니까 재수를 한 동기 언니에게 어떤 조언을 해 주면 좋을지 물어봤어요. 그 언니가 해준 말이, 

'수능 볼 때 망했다! 싶더라도 그렇게까지 완전 망하진 않으니까, 걱정을 좀 줄이면 좋을 것 같다' 였어요. 

그 말에 되게 공감이 갔던 게, 작년에 제가 수능 국어를 풀 때 진짜 정신이 붕 뜬 채로 풀었거든요. 몰입도 하나도 안 되고, 답도 그냥 대충 이거다 싶은거 찍고 넘어가고.. 그래서 정말 망했다!!!!!! 싶었어요. 제 2 외국어 볼 때 시간이 남아서, 이전에 본 과목들을 곱씹어 봤는데 와.. 나는 진짜진짜 망했다. 어떡하지? 하는 절망감밖에 안 들더라구요. 그런데? 실제로 채점을 해봤더니 1등급이 나왔습니다.

'몸이 기억한다'는 말이 있잖아요? 수능 당일에 정신이 안 차려지거나 컨디션이 썩 좋지 않더라도, 그동안 수많은 모의고사를 풀고 열심히 공부를 하며 뇌에 각인된 어떠한 패턴이 있을 거란 말이죠? 그러니까 본인의 몸(체화된 패턴)을 믿는 것도 필요할 것 같아요. 망했다고 스스로 판단해서 본인의 생각에 나머지 시험들이 말리면 절대!!! 안돼요!!

3. 된다, 된다!

저는 보편적인 똑똑이(?) 랑은 조금 다른 사람인데요.

가채점표도 안 썼고, 수능 날 점심도 안 먹었고 (볶음밥 한 숟가락 정도만 먹었어요), 수학 시험 볼 때는 엎드려서 눈 감고 있었고... 모의고사 등급은 삐끗한 적, 실모 망친 적 수도 없이 많았는데, 수능 때는 갈고닦은 실력을 발휘할 수 있었어요. 이렇게 해도 대학 잘 간 사람 있으니까 '가능할까요?' 라는 질문은 자제하고, 무조건 된다 라고 생각하고 현재 내 앞에 놓인 것에 집중해 봅시다! 혼자만 다르게 한다고 불안해할 것 없고, 남들 따라가지 말고 줏대있게, 본인에게 잘 맞는 것을 택하시고, 본인에게 필요한 공부로 하루하루를 채워나가시길 바라요!!

4. 수능 보기 전날 미리 계획을 낱낱이 세워서 적어놓는 것도 좋은 방법!

저는 수능 당일 몇 시에 일어나서 어떤 걸 챙기고 언제까지 도착하고, 도착해서 시험 시작 전에 뭘 보고, 1-2교시 사이 쉬는 시간엔 뭘 보고, 점심 시간엔 뭘 보고, 그 후 쉬는 시간엔 뭘 보고.. 이 계획을 다 짜서 전날에 a4 용지에 프린트를 해 놓았어요. 저는 mbti 가 즉흥형인데도, 불안함을 잠재우기 위해, 혹시나 무언갈 빠트릴 것을 대비하기 위해 그런 노력을 했던 것 같아요. 실제로 쉬는 시간엔 워낙 집중이 안 되어서 계획을 짠 대로 전혀 공부를 못 했지만, 짜는 것 만으로 어느정도 마음의 준비가 되는 것 같아요. 한 번 시도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합니다!

5. 위축되지 않아도 된다!

제가 작년에 수능을 볼 때, 근처 외고 학생들과 같은 학교에 배정이 되어서 한 교실에 외고생이 절반이었어요. 어떻게 외고생인줄 알았냐구요? 다들 학교 후드티를 입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와,, 저 학생들은 다들 시험 잘 보겠지??' 라는 생각도 조금 하고 그랬는데! 전혀 그럴 필요 없습니다! 제 주변에 외고 국제고 등등 나온 친구들 말을 들어보니 자기들은 그냥 학교에서 그 후드티를 교복처럼 계속 입으니까, 수능 볼 때도 평소에 입는 편한 옷을 입은 것 뿐이라고 합니다ㅎㅎ 괜히 다른 사람 신경 쓰면 골치 아프잖아요?? 수능 당일날은 그냥 눈 앞의 시험지와 나만 있다고 생각하는 게 마음 편할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이 칼럼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의 노력에 행운이 따르길 바랄게요. 올 봄부터 칼럼을 써 왔는데, 벌써 수능이 코앞으로 다가왔군요. 

여러분에게, 열심히 무언가에 정진하는 누군가에게 글을 써 드릴 수 있다는 것은 저에게도 너무나 큰 기쁨이고 영광입니다.

수능 전까지 몸 건강히 마음 건강히!!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