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처음으로 인사드리는 16기 목표달성 장학생, 서울대학교 인류학과 강민우입니다.

어디에서 나온 대사인지 아시나요? 최근 전 세계를 강타한 영화 ‘기생충’ 속 기우가 영어 과외를 하며 던지는 대사입니다. 전 영화관에서 이 대사를 처음 들으며 이 대사가 ‘첫 시험’과 굉장히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는데요. 그렇기에 첫 칼럼으로 ‘첫 시험’의 무게와 중요성, 그리고 전략에 대한 글을 써 보려고 합니다.

1. 첫 시험, 왜 중요한가?

# 첫 시험이란?

첫 시험은 단순히 1학년 첫 내신 시험만을 말하는 건 아닙니다. 내신의 관점에서 본다면 ‘성적 산출이 새롭게 시작되는 학기’의 첫 시험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는 그 첫 시험을 통해 한 학기의 성적을 크게 바꿔놓을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모의고사의 관점에서 본다면 그 해의 첫 모의고사가 첫 시험이 되겠죠.

# ‘성공의 경험’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3년 간의 대입 여정을 겪으며 느낀 건 ‘성공의 경험’이 생각보다 무척이나 중요한 요소라는 점이었습니다. 그 성공의 경험을 빨리 맛볼수록, 여러분은 그 경험을 다시금 맛보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게 될 겁니다. 일종의 ‘당근’인 셈이죠. 첫 시험을 위해 열심히 노력해 그에 걸맞는 성취를 해낸다면, 여러분은 다시 잃고 싶지 않은 기분을 겪게 될 것입니다. 자연스레 여러분은 다음 시험을 위해 부단히 노력할 것이고, 그렇게 된다면 최종적으로 성공적 성적의 출발점을 ‘첫 시험의 성공’이라고 말할 수 있게 되겠죠.

# ‘여러분을 바라보는 시선’을 좌우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공부를 함에 있어 타인의 시선은 생각보다 중요한 요소로 작용합니다. 다른 사람들이  여러분을 ‘공부 잘 하는 친구’라고 인식한다면, 당연하게도 여러분은 그 인식에 부응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하게 될 겁니다. 그러나 ‘공부를 잘 하지는 않는 친구’라고 인식한다면, 자연스레 여러분 자신에 대한 기대치 역시 낮아지면서 사실상 노력의 동기를 많이 잃게 될 겁니다.

첫 시험에서 여러분이 성공을 거두게 된다면, 다음 시험 전까지 여러분은 끊임없이 ‘동기를 부여해주는 말’을 듣게 될 겁니다. 가령 ‘기대를 걸게 된다’, ‘진짜 공부 잘 한다’, ‘다음 시험도 잘 칠 것 같다’ 등등이죠. 물론 타인의 시선을 과도하게 인식하고 그것에 집착하는 것은 백해무익하겠지만, 그 시선을 적당한 ‘촉진제’ 정도로 여기며 공부의 동기를 부여받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첫 시험을 통해 여러분의 ‘기세’를 타인에게 확실히 각인시키는 건, 분명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2. 첫 시험, 어떻게 준비하는가?

# 내신: 시험에 대한 아무 정보도 없다 -> 모든 걸 쏟아부어라

새로운 학년으로 진입한 지금, 여러분은 학년에 관계없이 이번 시험을 출제하는 선생님에 대해 잘 모르는 상태일 것입니다. 그 말은, 첫 시험에 대해 여러분이 얻을 수 있는 정보는 극히 적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어떤 유형의 문제가 나올지, 어느 정도의 시간을 쏟아야 하는지에 대한 정보가 없다면? 답은 가능한 모든 노력을 쏟아붓는 것입니다. 여러분의 ‘섣부른’ 판단으로 ‘이 정도만 공부해도 시험은 잘 치겠지’라는 생각을 가져 그만큼만 공부를 했다고 가정합시다. 그런데 시험 문제를 풀기 위해 훨씬 많은 공부량이 필요한 것이었다면 그야말로 낭패죠. 아무 정보가 없는 상태라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하는 것이 맞습니다.

제 경우, 1학년 첫 사회문화 시험에서 안일한 생각으로 개념서 공부를 3회독 정도밖에 하지 않은 채 시험장으로 (말 그대로) 돌진했습니다. 결과적으로 개념서에 그대로 쓰인 개념 용어조차 서술형 답지에 써내지 못했죠. 이때의 제가 어찌나 한심하게 느껴졌는지,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몸서리가 쳐질 정도입니다. 후회를 하지 않기 위해선 할 수 있는 노력을 모두 하시기 바랍니다.

# 모의고사: 시험에 대한 정보가 차고 넘친다 -> 매몰되지 마라

첫 모의고사를 준비하는 학생들의 흔한 생각은 ‘모의고사를 많이 풀면 점수가 오르겠지?’입니다. 안타깝지만 이는 착각인 경우가 많은데, 단순한 ‘생각/개념 없는 문제풀이’는 점수의 향상을 절대 불러올 수 없기 때문입니다. (사실상 4월 모의고사가 돼 버린) 3월 모의고사를 준비하는 데 필요한 건 많은 양의 문제풀이가 아니라, ‘개념 완성’입니다. 탐구 과목은 말할 것도 없고, 국영수 과목에 있어서도 개념의 탄탄한 정립 없는 ‘문제풀이를 위한 문제풀이’는 큰 의미가 없습니다. 첫 모의고사를 대비하는 자세는, 성급한 다량의 문제풀이가 아닌 완벽하고 든든한 개념 완성일 것입니다. 문제풀이는 나중에 해도 늦지 않다는 걸 반드시 명심하세요.

3. 첫 시험, 성공했다면?

# 방심하다 훅 간다

이 칼럼을 보고, 혹은 보지 않더라도 여러분의 모든 노력을 쏟아부어 첫 시험에 성공했다고 가정해 봅시다. 상상만 해도 기쁘겠죠. 성적표에 만족할 만한 성적이 찍혀 있을 때의 그 짜릿함이란!

그러나 방심은 절대 금물입니다. 내신은 ‘한 시험’이 아닌 ‘한 학기’ 싸움이고, 모의고사는 말할 필요도 없이 ‘수능 미만잡’입니다. 여러분이 첫 시험의 영광에 취해 그 다음 시험 대비를 소홀히 한다면, 그 영광은 ‘순간의 영광’으로 전락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첫 시험에서 여러분이 쏟았던 노력을 기억하고, 이제는 그것과 똑같은, 혹은 그것의 배에 해당하는 노력을 기하세요. 그러기만 한다면 여러분은 두 번째, 세 번째, 더 나아가 최후의 영광을 맛볼 수 있을 것입니다.

4. 첫 시험, 실패했다면?

# 좌절은 또다른 실패를 낳는다

분명한 건, 만전의 노력을 기한다고 해서 그게 반드시 성공으로 돌아오는 건 아니라는 점입니다. 사실 이 글을 쓰고 있는 저도 첫 시험에서 다소 애매한 성공을 거뒀습니다. 그러나 때로 실패는 훨씬 더 큰 성공을 위한 원동력이 되기도 합니다. 결과적으로 전 첫 중간고사의 몇 가지 실패에서 많은 교훈을 얻어 기말고사에 대비했고, 그 결과 1.0에 달하는 상승폭을 이뤄낼 수 있었습니다.

첫 시험을 망쳤다고 좌절하고 낙담한다면 돌아오는 건 더 큰 실패일 것입니다. 그러나 첫 시험에서 유의미한 메시지를 얻는다면 돌아오는 건 ‘첫 시험에서의 약점이 보완된 성공’일 것입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첫 시험’을 주제로 이런저런 얘기를 해봤습니다. 질문이 있으면 부담없이 댓글로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