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러분. 목표달성 장학생 서울대 인류학과 강민우입니다.

오늘은 이전까지 써왔던 칼럼에 비해 보다 직접적이고 명료한 주제를 다뤄 보려 하는데요, 바로 수능특강 영어 공부법입니다. 사실 지금까지 수능특강 영어를 하나도 공부하지 않은 사람은 없겠지만, 그래도 제 나름 영어 수능특강을 분석했던 방법을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가급적이면 수시 친구들과 정시 친구들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적어보겠습니다.

저는 경기도에 있는 외국어고등학교를 전체 3등(총 내신 1.84)으로 졸업했는데, 그곳에서는 영어 수능특강으로 이루어지는 내신 경쟁이 엄청나게 치열했습니다. 매우 고난이도의 시험에서도 100점이 5명씩 나오곤 했으니 말이죠. 그래도 그 파국 속에서 나름대로 영어 등급을 따내는 데는 성공했는데요. 그 공부를 위해 사용했던 방법을 조금이나마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1. '구별'하기

무슨 쌩뚱맞은 소리냐 하시겠지만, 수능특강 영어 공부에 있어 가장 중요한 건 '구별'입니다. 내신이든 수능이든 시험을 위해 공부해야 할 수능특강의 양은 실로 어마무시합니다. 저희 학교의 경우 한 권 전체가 한 시험의 범위였죠. 수능의 경우 3권 전체가 시험 범위라는 건 말할 필요도 없구요. 그렇기 때문에 지문에 있는 요소를 하나하나 구별되도록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제 경우 어휘/문법/빈칸/순서/접속사 이렇게 크게 다섯 가지로 항목을 범주화하였습니다. 그러나 단순히 범주화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걸 눈에 띄게 하는 게 핵심입니다. 저는 오직 영어 과목에만 다섯 개의 형광펜을 사용했고, 그렇게 하면 어떻게 되는지 예시를 밑에 첨부해 두었으니 확인해 주시기 바랍니다.

항목별로 설명드리면, 어휘는 자신이 모르던 어휘, 문법은 헷갈리거나 출제 가능성이 있는 문법, 빈칸은 맥락상 빈칸을 뚫어놓기 좋은 부분, 순서는 해당 문장을 주어진 문장으로 만들거나 순서 문제의 연결 고리로 사용하기 좋다고 판단되는 부분, 접속사는 말 그대로 문장을 연결하는 접속사를 체크하시면 됩니다.

굳이 색깔로 구별해 두지 않아도 모양으로 표시할 수도 있겠죠. 본인의 공부 방법에 맞게 하면 되겠지만, 저는 색깔이 머릿속에 잔상으로 남는 효과도 있어서 용이했던 것 같습니다. 이처럼 구별을 해 두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나중에 봤을 때 기억나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사실 양이 많은 수능특강 공부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도 한데요. 저렇게 구별을 해 두지 않고 아무렇게나 의미 없는 표시를 해 두고 넘어가면, 나중에 다시 그 지문을 봤을 때 대체 어떤 부분이 내용상 중요한 부분이고 어떤 부분이 문법상 중요한 부분인지 알 수가 없게 됩니다. 이 점 참고하셔서, 교재에는 반드시 표시의 '구별'을 하시기 바랍니다.

2. 문제를 풀지 말지 빨리 결정하기

정말 중요한 부분입니다. 수능특강에 있는 문제를 푸는 데는 어마어마한 시간이 소요됩니다. 많은 친구들이 이걸 당연히 풀고 넘어가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수능이든 내신이든 이 문제가 그대로 나올 리가 없기 때문에 사실상 이 문제를 푸는 건 '연계 교재'로서의 수능특강의 효과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이 아닙니다. 수능특강에서 중요한 건 지문을 분석하는 것이지 그 문제를 시간을 끌며 풀고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중하위권 친구들이라면 수능특강 문제가 나름 좋은 연습 문제이기 때문에 푸는 것이 도움이 될 지도 모르죠. 그러나 스피디하게 내신만 준비하는 친구들, 혹은 연습용 문제를 풀어 볼 필요가 없는 상위권 친구들이라면 이 문제를 풀 필요가 추호도 없습니다. 자신의 공부 스타일을 생각해 보고 이 문제를 풀지 말지 빠르게 결단을 내리시길 바랍니다.

3. 주제 써두기

수능특강 영어의 답지는 꽤나 친절합니다. 답지의 윗부분에 지문의 주제를 써 두죠. 앞서 언급했듯 수능특강 영어 공부의 핵심은 나중에 봤을 때 기억나게 하는 것인데, 이 제목을 지문 위에 적어 두면 나중에 지문의 전반적 내용을 기억하는데 아주 큰 도움이 됩니다. 공부할 때 이걸 하나하나 적어 두면 편한데, 나중에 한꺼번에 적으려면 매우 힘들죠. 이걸 보시고 아직 안 적으셨다면 얼른 적어 두길 바라겠습니다.(비밀이지만 저도 처음에 안 적어서 고생을 많이 했거든요...)

4. 해설지의 해석을 맹목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기

해설지에 있는 해석은 대부분 정말 잘 되어 있기는 하지만, 간혹 정말 이상한 의역이나 직역도 있습니다. 이런 부분은 여러분이 직접 판단을 하고 나중에 여러분이 알아볼 수 있는 여러분의 문체로 기록을 해 두어야 하죠. 그런데 이걸 아무 생각 없이 '그런가 보다~' 하고 받아들이면 나중에 그 부분이 어떤 맥락인지 파악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고로 해설지에 있는 해석을 그대로 받아쓰는 건 절대 금물입니다. 해석을 보고, 그걸 온전히 체화하고, 받아들여지지 않는 부분은 여러분의 언어로 승화시키는 과정도 공부에 있어 매우 중요합니다.

5. 불필요한 것 넘어가기

공부에 있어 중요한 건 '요령'도 있습니다. 시험에 나오기 어려운 도표 문제, 사실확인 문제, 광고 문제 등은 가볍게 지나치세요. 아예 X표시를 쳐두어도 괜찮습니다. 시험에 연계될 리가 없고 연계된다 하더라도 아무 의미가 없는 이런 지문은 빠르게 스킵하고 지나가는 자세도 필요합니다. 간혹 이 지문을 열심히 분석하는 친구들을 보면 참 안타깝더군요.

6. 교재를 '자기화'하기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은 말씀은 교재를 '자기화'하라는 겁니다. 이게 무슨 말인가 하면, 수능특강 교재를 더 이상 서점에서 살 수 있는 책 1이 아닌 여러분만의 학습서로 만들라는 거죠. 여러분이 공부하는 발자취를 남기고, 또 여러분만이 할 수 있는 표시를 하고, 때로는 새로운 공부법도 시도해 보면서 수능특강을 여러분만의 책으로 만들 것을 권장합니다. 정말 지겹게 볼 수능특강이지만, 이렇게 교재를 완전한 내 것으로 만들면 조금이나마 애착이 생깁니다.

오늘 칼럼은 여기까지입니다. 참, 그리고 댓글 질문은 3일 이내로 등록된 것만 받도록 하겠습니다. 한참 지난 칼럼에 질문이 달린 걸 또 답해주기는 어렵더라구요. 그럼 오늘도 알찬 하루 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