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목표달성 장학생 서울대 인류학과 강민우입니다.

오늘은 자소서 쓰는 방법으로 돌아왔습니다! 지금이 딱 내신이 끝난 후 자소서를 쓰기 시작할 시기인데요, 아무래도 많은 친구들이 자소서 첫 문장에서 막혀 헤매고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자소서의 첫 문장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그리고 거기에서 어떻게 자소서 전체를 완성해 나가야 할지를 설명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1번 문항. 고등학교 재학기간 중 학업에 기울인 노력과 학습 경험을 통해, 배우고 느낀 점을 중심으로 기술해 주시기 바랍니다.

(첫 번째 문단) 어렸을 때부터 이야기 읽기를 좋아했습니다. 작가가 구성한 세계에 등장인물들이 생명력을 불어넣는 모습이 경이로웠기 때문입니다. 자연스럽게 제가 고등학교에서 가장 흥미를 가지고 공부했던 과목은 문학이었습니다. 특히 수업 시간에 다룬 ‘광장’의 결말부는 명준의 방황하는 심리를 첨예하게 묘사해냈다는 점에서 제 이목을 끌었기에 직접 책을 구해 읽기 시작했습니다. (후략)

(두 번째 문단) 이렇듯 분단의 고통을 문학을 통해 생생하게 느낀 경험은 저로 하여금 ‘추체험’이라는 개념에 관심을 갖게 했고, 본격적으로 스토리텔링의 가치에 대해 연구하게 되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후략)

많은 분들이 어려워하시고 또 가장 중요하기도 한 1번 문항의 핵심 키워드는 '수업 시간'입니다. '학업'과 '학습 경험'이 질문의 키워드인 만큼, 수업에서 배운 내용을 어떻게 다른 활동에 적용시켰는지가 핵심이 되겠죠. 즉, 1번 문항의 첫 부분을 작성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수업 시간의 경험'을 언급하는 것입니다. 제 경우 여기에 어릴 적부터 이야기를 읽던 것을 좋아했다는 동기를 추가해, 이것이 문학에의 관심으로 이어졌고, 문학 시간에 읽은 광장에 흥미를 느꼈다는 식으로 이어졌죠.

그렇지만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만으로 1000자를 채우기에는 무리가 있죠. 그렇기에 두 번째 문단에서 언급되면 좋은 것이 '연결된 활동'입니다. 제가 고등학교에서 한 활동 대부분의 키워드는 '스토리텔링'이었는데요, 전 이것의 동기를 앞서 언급한 광장 관련 활동이라고 기술했습니다. 실제로도 그러했구요. 문학 시간을 통해 접하게 된 광장을 감명 깊게 읽고 관련 활동을 하며 느꼈던 흥미가 '스토리텔링'이라는 제 활동의 키워드로 이어진 것이죠.

정리하자면, '어릴 적부터 가졌던 이야기에 대한 관심' -> '문학 과목에 대한 관심' -> '문학 시간에 읽은 <광장>과 후속 활동' -> '스토리텔링에 대한 관심' -> '스토리텔링 관련 활동' 이 제 1번 문항의 내용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중요한 건? 시작점이 수업 시간, 즉 특정 교과목에서 배운 수업 내용이라는 겁니다. 여러분의 과세특에서 여러분이 수업 시간에 흥미를 느끼고 관련 활동을 한 내용을 찾아 보시고, 그것에서 1번 문항의 키워드를 찾는 걸 추천드려요.

2번 문항. 고등학교 재학기간 중 본인이 의미를 두고 노력했던 교내 활동(3개 이내)을 통해 배우고 느낀 점을 중심으로 기술해 주시기 바랍니다. 단, 교외 활동 중 학교장의 허락을 받고 참여한 활동은 포함됩니다.

(첫 번째 문단) 책은 읽을 때가 아니라 말할 때 비로소 그 가치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일종의 좌우명이 되어 버린 이 말을 처음 깨달은 것은 독서토론대회를 준비할 때였습니다. (후략)

(두 번째 문단) 2학년이 되어 저는 제가 실감한 독서의 가치를 나눔으로 확장하고자, 나눔 독서토론부의 부장을 맡아 독서토론대회를 주최하고 독서나눔 수업을 수강했습니다. (후략)

(세 번째 문단) 독서를 통해 친구들이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본 저는 한 발짝 더 나아가 독서를 글쓰기와 연계하고자 했습니다. 활동의 첫 취지인 ‘독서 나눔’을 이어가고자 독서 나눔 글쓰기부에서 ‘책의 키워드를 적용한 글쓰기 멘토링’을 고안했습니다. (후략)

2번 문항은 여러분이 3년 간 해온 활동 중 가장 '엑기스'스럽고 연결성이 좋은 세 활동을 뽑아내 작성하는 문항입니다. 제 경우, 1학년 때 독서토론대회에서 우승한 경험이 이후 2학년 때 독서토론대회를 주최한 것, 3학년 때 글쓰기 멘토링을 한 것으로 이어졌기에 이 세 활동을 골랐습니다.

사실 단순히 '활동'을 적는 문항이기 때문에 오히려 첫 문장을 시작하기 애매할 수 있는데, 아무래도 동기를 첫 문장으로 적어주는 게 좋습니다. 다만 세 가지 활동이 분절적으로 나뉘어 있는 것보다는, 첫 번째 활동에서 느낀 점이 두 번째 활동의 동기가 되고, 다시 두 번째 활동에서 느낀 점이 세 번째 활동의 동기가 된다면 더욱 좋겠죠. 꼭 순차적으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세 가지 활동 모두가 비슷한 관심사에서 시작한 활동이라면 좋을 것 같습니다.

또 당연한 말이지만 지원하는 학과와 연결된 활동을 적는 게 좋은데요. 다만 저 역시도 인류학과 직접적으로 연결된 활동은 3학년부터 시작했기에, '인류학'보다는 모든 학문의 근간이 되는 '독서'를 키워드로 잡았죠. 학과와 연결시키면 좋지만 필수적인 건 아니라는 점, 오히려 나의 '역량'을 보여주는 게 더 좋을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하시길 바라요.

3번 문항. 학교 생활 중 배려, 나눔, 협력, 갈등 관리 등을 실천한 사례를 들고, 그 과정을 통해 배우고 느낀 점을 기술해 주시기 바랍니다.

(첫 번째 문단) 2학년이 되어 책 ‘오디세이아’를 주제로 한 후배 멘토링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수업을 준비할 때는 주어진 시간 동안 책의 내용을 최대한 전달하려고 노력했고, 후배들이 멘토링을 통해 알아가는 바가 많게 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후략)

(두 번째 문단)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후배들과의 벽이 느껴졌던 처음의 교실과는 달리, 그 속으로 들어가 함께 그 과정을 즐기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후략)

3번 문항은 봉사와 관련된 문항입니다. 명심해야 할 점은 이것이 꼭 '봉사 활동'일 필요는 없다는 것입니다. 저만 하더라도 자율 활동에 기재되었던 '독서 멘토링' 활동을 이 문항에 적었으니 말이죠. 뭔가 나눔이나 배려, 협력, 혹은 헌신과 관련되어 여러분의 태도를 변화시킨 하나의 에피소드를 적는다, 혹은 썰을 푼다(?)는 생각으로 기술하시면 됩니다. 저는 후배 멘토링에서 가르치는 주체인 '저'에게만 집중했던 초반의 멘토링과 제가 얘기하고자 하는 대상인 '후배들'에게 집중했던 후반의 멘토링을 비교하는 내용을 적었습니다. 그 변화의 과정에서 스스로도 많은 걸 깨달았거든요. 이런 식으로 실제로 여러분이 느낀 바를 진솔하게 적어 주시면 됩니다.

제가 주변 친구들의 자소서를 많이 봤는데, 많이들 봉사 활동을 하며 '약자'에 대한 태도가 변화한 걸 적더군요. 좋은 예시입니다. 결국 이런 것도 일종의 태도 변화니까요. 사실 대부분의 학생들이 비슷한 걸 적을 문항이니만큼, 중요한 건 '진솔함'입니다. 그 태도 변화의 과정에서 여러분이 실제로 느낀 바를 가감 없이 솔직하게 적어 주시면 됩니다.

오늘 칼럼은 여기까지입니다. 4번 문항은 아무래도 대학별로 차이가 너무 크기 때문에 이번 칼럼에서 모두 다루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어쨌든 이번 칼럼이 자소서로 고민하고 계실 모든 분께 도움이 되었기를 바라며 글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질문은 3일 이내로 달린 것만 받겠고, 가급적 수시 관련 질문을 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